C. S. 루이스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3가지 심각한 도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제9차 C. S. 루이스 컨퍼런스, ‘기독교의 통합성…’ 주제로

▲기념촬영 모습. ⓒ연구원
▲기념촬영 모습. ⓒ연구원

‘제9차 C. S. 루이스 컨퍼런스’가 7월 1일 오후 1시부터 ‘기독교의 통합성, 루이스,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서울 구로구 예수비전교회(담임 도지원 목사)에서 개최됐다.

‘C. S. 루이스 컨퍼런스’는 루이스를 통해 복음주의적 경건을 추구하는 신앙과 목회, ‘성도-학자, 목회자-학자’ 모델을 사모하는 한국교회 동역자와 차세대를 격려하고 갱신과 개혁을 도모하기 위해 열리고 있다.

C. S. 루이스의 판타지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를 중심으로 논의의 장을 연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먼저 정성욱 교수(美 덴버신학교)가 ‘통합의 기독 사상가 루이스와 한국교회’에 대해 발표했다.

루이스, 한 진실한 그리스도인
복음과 성경과 진리에 대한
진지한 사유에 기초해 기독교
세계관 체계를 구축한 지성인
모든 사상 통합할 기초와 토대
기독교에서 발견, 총체적 진리

먼저 정성욱 교수는 “통합의 사상가 C. S. 루이스는 ‘한 사람의 진실한 그리스도인’이었다. 그리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이었다”며 “C. S. 루이스는 복음과 성경과 진리에 대한 진지한 사유에 기초해 기독교 세계관 체계를 구축한 지성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성욱 교수는 “C. S. 루이스의 회심 시점에 대해 많은 논쟁들이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그가 진정 기독교로 회심했던 진실한 그리스도인이었다는 점”이라며 “그는 J. R. R. 톨킨과 ‘신화’에 대해 대화하다, 기독교가 ‘참된 신화’임을 발견했다. 올바로 이해한 기독교 신앙은 이성과 갈망과 상상력을 통합할 수 있었다고 여겼던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정성욱 교수가 강연하던 모습. ⓒ크투 DB
▲과거 정성욱 교수가 강연하던 모습. ⓒ크투 DB

정 교수는 “<순전한 기독교(Mere Christianity)>에서 보여준 것처럼, 루이스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이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시라는 고백임’을 입증·변증하기 위해 평생 심혈을 기울였다”며 “나아가 인간 본성을 입고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이시라면, 그 하나님은 단일신이 아닌 삼위일체일 수밖에 없다고 여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루이스는 자신의 모든 사상적 추구들을 통합할 수 있는 기초와 토대를 기독교에서 발견했다”며 “그의 말 ‘저는 태양이 떠오른 것을 믿듯 기독교를 믿습니다. 그것을 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에 의해 다른 모든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는 바로 기독교가 통합의 전제와 근거와 결론이 됨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문학 연구와 비평 전문 영문학자
판타지 소설 작가 시인 희극 작가
심오한 신학자 변증가 철학자
사회적 예언자 또는 비평가까지
<순전한 기독교>, 기독교 입문서
<고통의 문제>, ‘더 큰 선’ 변증
<기적>, 부활 등 초자연주의 옹호
<스크루테이프>, 자유의지 변론

정성욱 교수는 “회심 후 루이스는 사상적으로 모든 관심사들을 기독교와 통합하는 인생을 살아갔다. 그는 문학 연구와 비평을 전문으로 하는 영문학자였고, 판타지 소설 작가, 시인, 희극 작가였다”며 “그는 매우 심오한 신학자, 변증가, 철학자였다. 또 사회적 예언자 또는 비평가이면서 과학적 사유의 사람이었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루이스는 회심 후에도 30년 이상 영문학 연구와 비평에 집중했다. 그의 문학 연구와 비평의 주요 시대는 중세와 르네상스였고, 관심 장르는 중세 후기 알레고리 또는 우화(allegory)였다”며 “그리고 심오하면서도 간결하고 설득력 있게 하나님을 옹호한 신학자였다. 삼위일체 하나님을 사랑이라는 유비로 이해한 것은 최근 신학계의 ‘관계론적 삼위일체론’ 재흥(再興)과 맞물리는 적실성을 보여준다. 나아가 삼위일체 하나님의 ‘절대적 독특성’을 확인, 21세기 종교다원주의적 상황에서 기독교의 유일성을 변증하는 노력에 큰 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 잡지에 의해 &lsquo;20세기 최고의 (기독교) 책&rsquo; 1위로 선정된 &lt;순전한 기독교&gt;.
▲한 잡지에 의해 ‘20세기 최고의 (기독교) 책’ 1위로 선정된 <순전한 기독교>.

그는 “루이스는 신학자였을 뿐 아니라, 20세기를 대표하는 최고 변증가였다. 그의 탁월성은 기독교 입문서이자 변증학을 담은 <순전한 기독교> 등 여러 작품들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며 “<순전한 기독교>는 성경이 말하는 양심의 법을 소위 자연법 또는 보편적 도덕률과 동일시함으로써 성경이 말하는 양심의 법의 존재를 변호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그에 기초한 삼위일체론을 변증한다”고 소개했다.

이 외에 <고통의 문제(The Problem of Pain)>는 하나님이 고통과 악을 ‘더 큰 선(the greater good)’을 위해 허용하셨으므로 그것들이 하나님의 선하심과 전능하심을 무너뜨릴 수 없음을 논증하고, <기적(Miracles)>에서는 자연주의를 반박하고 초자연주의를 옹호함으로써 성경의 ‘성육신과 부활’이 믿기 힘든 이야기가 아닌 인류 역사의 중심임을 명쾌하게 변증하며, <스크루테이프의 편지(The Screwtape Letters)>를 통해 ‘전쟁’의 직접 책임자가 인간이라는 ‘자유의지 변론(the free will defense)’을 펼친다.

변론 수용은 무신론자들에 달려
대답할 것 준비하란 명령 순종해
<나니아 연대기>, 기독교적 신화
‘우주 3부작’, 사회비평적 통찰
<스크루테이프>, 탁월한 희곡
전후 영국과 서구 비판과 예언
<인간 폐지>, 절대 가치 없다는
상대주의·주관주의 오류 설파
파편화·구획화 연구 지양하고
한 인격 속에 모든 영역 통합

그러면서 “루이스는 ‘악’이든 ‘고통’이든 ‘전쟁’이든, 모든 문제들을 ‘자유의지 변론과 더 큰 선 변론’으로 논박했다. 물론 이 변론들의 수용 여부는 여전히 무신론자와 회의주의자들에게 달려 있다”며 “그럼에도 이 두 변론들은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라(벧전 3:15)’는 주님 명령에 신실하게 순종하려는 노력이었다”고 정리했다.

문학 작가로서의 C. S. 루이스에 대해선 “<나니아 연대기>를 통해 회심 때 생각했던 ‘기독교적 신화’를 그려냈다. 이를 통해 그는 기독교적 우주관·세계관·역사관을 창조적 필치로 그려냈다. 공상과학 소설인 ‘우주 3부작(The Cosmic Trilogy)’에는 사회비평적 통찰이 가득하다”며 “이 외에도 그는 풍부한 상상력과 창조적 언어 능력을 보여준 시인이었고,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라는 탁월한 작품을 쓴 희극 작가이기도 했다. 그는 특히 유쾌하고 즐거운 가운데 심오한 통찰을 주면서 인간의 죄악성과 연약성을 희극적으로 그려냈다”고 했다.

▲판타지 소설 &lt;나니아 연대기&gt;.
▲판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

또 “철학자로선 <순전한 기독교> 등 위에서 언급한 변증적 작품들에서 다양한 철학적 개념들에 대한 깊은 사유를 드러냈고, 사회비평가로선 “전후 영국과 서구 사회에 대한 통찰력 있는 비판을 제시하는 일종의 예언적 사역을 했다”며 “이러한 그의 면모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작품은 <인간 폐지(The Abolition of Man)>이다. 여기선 ‘절대 가치란 없다’는 주장을 ‘절대적’으로 펼치는 상대주의와 주관주의의 오류를 설파한다”고 전했다.

정성욱 교수는 “루이스는 파편화되고(fragmented) 구획화된(compartmentalized) 사유와 연구를 지양하고, 자신의 한 인격 속에 사유와 경험의 모든 영역을 통합시키고 융합시키고자 했다”며 “루이스의 이러한 지적·사상적·문화적 관심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려는 노력 과정에서 나타났다. 그에게는 예수님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통합적 사상가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예수님 안에는 신성과 인성, 유대인과 이방인, 율법과 복음이 연합·융합·통합돼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결코 혼합주의자가 아니셨다”며 “예수님 안에서 율법과 복음은 각기 구별된 각자의 자리를 지켰다. 율법은 예고하고, 복음은 성취한다. 유대인은 대망하고, 이방인은 성취를 누린다. 신성과 인성은 혼합되지 않으나, 진정한 의미에서 연합해 하나가 된다”고 주장했다.

▲C. S. 루이스. ⓒ홍성사 제공
▲C. S. 루이스. ⓒ홍성사 제공

한국교회에 던지는 도전 3가지
1. 다시, 지성의 제자도 운동
2. 삶 속 성속 이원론 극복을
3. 통합적 세계관, 통전적 삶

이러한 C. S. 루이스가 한국교회에 던지는 도전으로는 3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지성의 제자도’에 대해 “한국교회는 차가운 머리보다 뜨거운 가슴, 로고스보다 파토스를 지향해 왔다. 이는 한국인 심성에 잘 맞았다. 그러나 이는 냉철한 이성적 분석보다 감성적 선동에 더 쉽게 끌리고 휩쓸릴 수 있다”며 “한국교회는 다시 한 번 ‘지성의 제자도’ 운동을 일으키고, 복음적 지성운동의 부흥을 지향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세상 사람들 눈에 천박하고 시끄럽고 이기적인 이익집단으로만 비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둘째는 ‘성속 이원론 극복’이다. 그는 “C. S. 루이스는 “신앙 영역은 거룩하고, 문학·사상 영역은 속되다는 식의 이원론에 굴복하지 않았다. 그에게 신앙과 문학·사상·작품활동은 결코 분리될 수 없었다. 문학으로 신앙을 구체적으로 표현했고, 사상으로 신앙적 확신을 표출했으며, 작품으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을 실제 적용했다”며 “그리스도인들은 이처럼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주 되심을 증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셋째로 ‘통합적 세계관과 통전적 삶’에 대해 “루이스는 성경 전체가 그려주는 대서사(grand narrative)에 정통했고, 이에 기초해 기독교 세계관과 역사관과 우주관을 확립해 이를 ‘나니아 연대기’라는 거대한 판타지에 녹여냈다”며 “이처럼 우리도 세계관과 삶이 통합된 신앙생활을 추구해야 한다. 무속과 유교 영향이 남은 구멍난 세계관을 버리고, 생각과 세계관을 복음과 말씀에 의해 통합적으로 정돈해야 한다. 통합적 세계관에 기초한 통전적 삶이야 말로 가장 탁월하고 효과적인 전도와 변증의 도구”라고 역설했다.

▲홍성사가 발간한 C. S. 루이스 관련 도서 31권의 모습. 맨 왼쪽부터 우주 3부작, 루이스가 직접 쓴 작품들, 루이스 글 모음들, 루이스 연구서들. ⓒ홍성사 제공
▲홍성사가 발간한 C. S. 루이스 관련 도서 31권의 모습. 맨 왼쪽부터 우주 3부작, 루이스가 직접 쓴 작품들, 루이스 글 모음들, 루이스 연구서들. ⓒ홍성사 제공

정성욱 교수는 “C. S. 루이스는 ‘통합의 기독 사상가’였다. 그러한 그의 면모는 작금의 한국교회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한다. 지성의 제자도 운동을 새롭게 시작하고, 성속이원론을 극복하며, 통합적 기독교 세계관을 확립하고 통전적 삶을 추구하라는 도전”이라며 “루이스의 도전에 진지하게 응답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 그 응답 과정에서 한국교회는 ‘예기지 못한 기쁨’을 누릴 것”이라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후 오세웅 교수(美 라이더대학교 영문학과)가 ‘문학에서 본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원신애 교수(서울신대)가 ‘영화와 기독 교육으로 본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 심현찬 원장(美 워싱턴 트리니티연구원)이 ‘통합의 신학자 루이스와 <나니아 연대기>’ 등을 발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예수비전교회, 워싱턴트리니티연구원, 세움북스, 美 덴버신학교 한국어부, 서울기독교세계관연구원 등이 후원 및 협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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