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새로운 맛을 주는 시 읽기
낙원과 결핍
금동철 | 연암사 | 236쪽 | 18,000원
시는 감성을 담은 장르이다. 하지만 감성적이라는 것이 감정에만 매몰되거나 순간순간의 감각에 갇혀 버림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문학의 자리에 대신 SNS가 자리하는 듯한 현대의 흐름 속에서는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마치 양은 냄비에 약간의 물을 넣고 끓이면 그 물이 곧 말라 사라지는 듯한 가벼움이 현대의 모습 같다면, 문학 속의 시는 시어에서 느껴지는 감성적 향기와 달리 그것을 음미하면 음미할수록 깊은 사골 국물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해준다고나 할까?
SNS도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소설이나 시는 그저 쓰인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인생과 삶에서 묻어나는 진한 향기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짧은 시어에서도 작가의 생각의 편린이고 퍼즐 조각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시를 시 자체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 접한 금동철 저자의 『낙원과 결핍』처럼 그 작가들에 담겨진 세계관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는 듯 싶다.
특히 이 세계관이 기독교라는 신앙이기에, 이들의 삶과 살아온 여정과 철학은 다르지만 이들 속에 공유되거나 같은 신앙 속에서도 그 특질을 보는 것은 상당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저자가 이 책의 부제를 ‘다른 시선으로 만나는 현대시의 즐거움’이라고 붙였던 것처럼, 입시나 학교의 틀에서 접했던 근현대시의 대표적 시들을 새로운 각도로 볼 수 있는 것은 기존에 우리가 갖고 있던 틀을 벗어나는 재미를 준다.
그 재미가 단순한 새 맛을 넘어 기독교 세계관과 복음적 시각 속에서 보게 함으로써,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또 다른 기쁨과 감동을 준다. 책의 제목인 ‘낙원과 결핍’에서 보여지듯,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낙원과 죄로 인해 잃어버린 실락원 속에서 벌어지는 충돌과 화해를 이 책은 각 시인들을 통해 잘 보여준다.
아쉬움 아니 이 책에서 느끼는 ‘결핍’은 현대시라고는 하지만 지금 책에서 언급되는 현대가 지금 세대와 상당한 시대적 격차다. 다음 책은 지금 세대들이 읽는 핫한 시까지 아울러 접근하면 어떨까 하는 목마름이 있다.
문양호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함께만들어가는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