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배려로 다가오는 김기석 목사의 묵직한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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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삶에서 끌어올린 하늘의 메시지

고백의 언어들
김기석 | 복있는사람 | 365쪽 | 22,000원

메마른 언어가 난무합니다. 그러한 말은 ‘나’만을 향합니다. 나의 유익을 위하는 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진심이나 공감이 들어갈 공간이 없습니다. ‘나’만을 채우고자 하는 말은 ‘너’를 고갈시킵니다. 울부짖는 너의 목소리를 외면합니다.

자신만을 위하는 언어는 공허하고 둔탁합니다. 포장은 화려할지라도 속은 비어 있습니다. ‘당신을 위해서’라고 말은 하지만, 진정 ‘너’는 없습니다. 뭔가 계획된 듯한 말 잔치에 마음은 헛헛합니다. 자연스럽지 않은 말들에 ‘나’의 탐심만 그득합니다.

마음 담긴 언어는 상대방과 잇닿습니다. 많은 말이 아니라도 울컥합니다. 진정 어린 공감에 마음이 열립니다. 그러한 언어는 자연스럽습니다. 서툴지만 진심이 담깁니다. 삶을 통과한 언어는 풍성합니다. 그러한 말은 ‘너’를 향합니다. 너의 존재를 보듬는 말이 됩니다.

문학적인 언어로 하늘의 이야기를 땅으로 고스란히 옮겨주었던 김기석 목사. 저자는 『고백의 언어들』을 통해 40여 년의 목회를 회고합니다. 일종의 고별 메시지와 같죠. 저자의 고백은 생동감 있는 언어의 향연입니다. 삶과 사역을 통해 채워놓은 언어의 창고를 이 책을 통해 들여다봅니다.

저자의 언어는 하나님을 위하며, 이웃을 향합니다. ‘신앙’을 가장 적실한 언어로 풀어내기 위해 마음을 다합니다. 인간과 하나님에 대한 앎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올바른 지식이야말로 옳은 삶을 살아낼 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시와 소설, 철학과 미술 등이 한데 어우러져 성경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합니다. 성경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도구들은 하나님과 인간, 사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을 줍니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으로 인해 우리는 새로운 관점으로 성경 이야기를 보게 됩니다.

성경은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지 않습니다. 세세한 부분에 대해 침묵할 때가 많이 있죠. 등장인물들의 감정 표현이나 배경 등은 빠르게 넘어갈 때가 많습니다. 저자는 창조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성경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을 묘사하며, 그 가운데 담겨 있는 이면의 메시지를 잡아냅니다.

▲김기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기석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저자로 인해 성경의 이야기는 나의 언어로 바뀝니다. 상관없는 이야기의 나열로만 느껴졌던 거칠었던 장면들은 어느새 다채로운 나의 서사가 됩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은 진정 나와 함께 하자고 손 내미시는 하나님이 됩니다. 이제 나의 하나님이라고 외칠 수 있게 된 것이죠.

저자의 삶을 통과한 묵직한 언어들은 공감과 배려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믿음의 선배들이 대면했던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우리를 사랑과 평화로 안아주십니다. 철저하게 ‘너’로만 존재했던 우리들에게 자신의 품을 허락하십니다.

불안과 두려움, 배제의 세계에서 우리는 사랑을 노래합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를 몸소 보이기를 원합니다. 타자에게 그어졌던 선을 지우고, 환대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렇게 당신의 고백은 우리의 고백으로 변합니다. 한결같이 살아주셔서 참 감사합니다.

모중현 목사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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