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믿음, 이신칭의’ 마르틴 루터가 말하는 순종과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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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믿음이 주는 선물, 자유

그리스도인의 자유
마르틴 루터 | 조계광 역 | 개혁된실천사 | 96쪽 | 8,000원

칼 트루먼은 마르틴 루터가 쓴 <교회의 바벨론 유수>, <독일 귀족에게 고함>,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종합하면 ‘종교개혁의 완벽한 선언문이 완성된다’고 말했다(10쪽). 각 책은 세례와 성찬이 어떻게 말씀과 연관돼 재구성되는지, 교회와 국가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되는지, 기독교 윤리가 어떻게 바르게 개정되는지를 다룬다.

트루먼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루터의 ‘신학 체계 안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말했다(11쪽). 루터가 선행을 어떤 관점으로 보았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신자에게 여전히 행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루터가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을 주창하느라 믿음에 합당한 삶, 선행을 간과했다고 생각한다. 갈라디아서는 사랑하고, 야고보서는 미워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루터 초기 작품인 <그리스도인의 자유>에서 그 생각이 잘못된 것임이 입증된다.

짧은 역사적 글을 좋은 품질의 서적으로 보존하고, 현 세대 독자에게 좋은 작품으로 영향을 끼치려는 목적으로 만든 ‘기독교 고전 소책자 시리즈’ 네 번째 책인 마르틴 루터의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그렇게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본 루터의 가르침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루터는 이 책을 비텐베르크에서 두 번째로 종교개혁을 받아들인 히에로니무스 뮐포르트 츠비카우 시장에게 헌정했다. 이 책은 총 30개 요점으로 정리돼 있고, 크게 3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I, II, III으로 구분).

처음부터 루터는 자유와 섬김의 모순되는 명제를 기독교 진리로 조화롭게 이해하는 방식을 설명하겠다고 선언한다. 첫 장에서 그가 먼저 다루는 내용은 한마디로 복음이다. 율법의 요구를 조금도 이룰 수 없는 죄인이 어떻게 그 죄로부터 자유를 누릴 수 있는가? 하나님께서 죄인에게 들려주시는 복음, 오직 믿음으로 죄에서 놓임받는 그 구원의 복음이 필요하다.

루터는 여기서 믿음을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설명한다. ‘모든 것이 믿음 안에 놓여 있다. 믿는 자는 모든 것을 소유함으로써 구원을 받을 수 있지만, 믿지 않는 자는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다’고 말한다(44-45쪽). 복음에 약속된 자유(죄로부터), 그것은 오직 믿음으로 우리에게 선물된다.

두 번째 장에서 루터는 믿음이 단순히 어떤 사실을 믿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믿고 그 대상과 연합하는 것임을 밝힌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러하듯, 믿음은 영혼을 은혜로 충만하게 하며, 자유롭고 복되게 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의 신부가 되게 하여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연합하게 만든다(49쪽)”.

믿음은 결국 우리를 사랑하시는 신랑이신 예수님을 사랑하게 하고, 십계명 중 첫 번째 계명인 하나님만을 사랑하는 일에 원동력을 제공해, 나머지 계명을 자발적으로 따르고 싶게 만든다. 루터는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단순한 행위와 믿음에 따른 행위를 엄격하게 구분하려 노력한다.

예수님이 책망하신 바리새인처럼 입술로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곤, 여러 종교 행위에 몰두하면서도 마음은 그분에게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 뜻에 굴복하는 것은 언제나 믿음, 사랑하는 그리스도와 연합된 믿음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95개조 반박문을 내거는 마르틴 루터.
▲95개조 반박문을 내거는 마르틴 루터.

루터가 육신을 쳐서 복종시키게 하는 일에 관심이 없었다고 생각한다면, 세 번째 장에서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육체를 지닌 상태로 이 땅에 머물러 있어야 하기 때문에 육체를 제어하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것이 행위가 필요한 이유다. 속사람은 이 일에 나태해서는 안 된다. 육체는 속사람과 믿음에 복종하고 순응하도록 금식과 철야 기도와 노동을 비롯해 모든 합당한 수단들을 통해 제어되고, 훈련되어야 한다. 육체는 강제하지 않으면 속사람을 방해하고, 거부하려는 성향이 있다(67쪽)”.

재차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행위가 없었던 관계를 생성시키거나 구원을 이루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순종과 행위는 언제나 선행된 믿음의 결과이자 열매다.

“선하고, 의로운 행위가 선하고 의로운 사람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선하고 의로운 사람은 선하고 의로운 행위를 하기 마련이다(73쪽)”.

루터는 특히 이 선행이 믿지 않는 이웃들에게 어떻게 나타나야 할지 제시한다. 루터의 신학은 교회 안에서만 실천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같은 원리로 작동되어야 하는 것이었다.

‘기독교 고전 소책자 시리즈’는 ‘두꺼운 책에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고, 두꺼운 책을 읽지 않을 독자들을 특히 염두에 두고 있다(18쪽)’. 그래서 추천한다. 그래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믿음과 순종의 관계는 깨닫고 나서도 다시 오해하여 잘못된 적용으로 빠지기 쉬운 주제다. 이 부분에 있어 가장 많은 고뇌와 성경으로 돌아가기 위한 노력을 했던 역사적 인물, 마르틴 루터에게 직접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이 책을 읽는 짧은 시간 동안 굉장히 오랜 시간 유익을 줄 수 있는 귀한 교훈을 얻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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