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4차 로잔 대회 성공 위한 제언 (4)
1. 선명한 선교 개념 정립
2. 목적과 방법 명확 정립
3. 선교 비전과 전략 제시
4. 세계 복음화 본부 역할
◈로잔 4차 대회를 향한 높은 기대
역사적인 로잔 4차 대회가 한국 땅에서 열리게 된다. 한국교회는 세계 어느 교회보다 복음적 열정과 헌신이 강한 교회다. 그래서인지 이번 로잔 4차 대회에는 복음에 대한 강조점이 많이 부각되는 것 같아서 매우 고무적이고 참으로 큰 기대가 된다.
제4차 로잔 대회 목적에 관해 로잔 홈페이지에서는 “로잔 운동의 4중 비전, 즉 세상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모든 민족과 지역 가운데 제자 삼는 교회를 세우며, 모든 교회와 사회 부문에 그리스도를 닮은 리더를 세우고, 사회 모든 영역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는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 목적문을 보면 이번 4차 대회는 제1차 대회처럼 상당히 복음을 중심에 두고, 세계 복음화에 실제적으로 기여하는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 기대감과 함께 필자는 로잔 4차 대회의 성공을 위해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1. 선명한 선교 개념을 정립하라
선교 개념은 선교의 방향과 강조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선교 개념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선교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WCC와 로잔의 선교 개념이 다르기에, 두 기관의 선교 방향이 다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선명한 선교 개념 정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로잔이 추구하는 선교 개념은 소위 말하는 ‘총체적 선교’ 개념이다. 총체적 선교 개념은 복음전도와 사회적 책임을 동등하게 중시하는 개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 영과 육, 교회와 세계, 사도적 책임과 윤리적 책임을 동등하게 강조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개념이라면 총체적 선교 개념은 우선성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WCC가 추구하는 통전적 선교 개념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용어와 강조점이 약간 다를 뿐, 기본적인 성격은 거의 대동소이해 보이는 것이다.
로잔이 WCC를 따라가는 단체가 아니라 WCC가 하지 못하는 세계 복음화의 과제를 위해 탄생했다면, WCC의 통전적 선교 개념과 다른 선명한 선교 개념을 이번 기회에 잘 정립하기를 기대한다.
2. 선교의 목적과 방법을 명확히 정립하라
로잔이 추구하는 선교의 목적과 방법을 선명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로잔은 선교에 있어 윤리적 과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복된 소식과 선한 행위는 분리할 수 없음을 단언한다(마닐라 선언)”고 말한다.
복음 전도와 선한 행위는 당연히 분리할 수 없고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선한 행위는 선교의 방법과 자세에 해당 한다는 점이다. 여전히 선교의 목적은 구령이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있다.
선교의 방법은 종합적이고, 총체적이고, 윤리적일 필요가 있지만, 선교의 목표를 총체적으로 잡고 윤리적 과제를 선교의 목표에 포함시키는 것은 선교의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여기서 명확한 구분을 하지 않으면 WCC처럼 JPIC 같은 사회운동을 선교의 목표로 두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로잔 운동 탄생의 핵심 주역이었던 빌리 그래함(Billy Graham)은 “에든버러 60년 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세계 복음화의 목표를 의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심조차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는데, 로잔은 금번 4차 대회에서 선교의 목표를 선명하게 정리하기를 기대한다.
3. 세계 선교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비전과 전략들을 제시해 달라
과거 로잔은 랄프 윈터(Ralph Winter)를 중심으로 미전도종족 선교 전략, 그리고 루이스 부시(Luis bush)를 중심으로 10/40 창(window) 등의 개념과 전략을 제시하면서 세계 선교 전략을 제공하는 핵심 브레인 역할을 감당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 효율적인 선교 전략을 제시하는 일에 큰 진전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오늘날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코로나로 인한 뉴 노멀 시대 등장 등 선교 환경이 많이 변했다. 이처럼 변화된 선교 환경 속에서 필요한 효율적 선교 전략 등을 제시하는 것은 로잔이 세계 선교를 위해 할 수 있는 중요한 기여가 될 것이다.
이번 4차 대회에서 다루는 25개 이슈 중 다중심적 선교사역 분야에서 ‘연합과 지상 대위임령’ 이슈 분과가 아마 이런 주제와 연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에서 효과적 선교 전략들, 모범적 선교 사례들, 다양한 갈등 해소와 협력 사례, 선교 영성 향상 사례와 방안 등을 서로 공유하고 평가하면서 각각의 선교 현장에 맞는 선교 노하우를 개발하고 그 정보들을 공급해주고 다루어지는 내용들을 조직적으로 데이터화 하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4. 세계 복음화를 위한 중심본부 역할을 감당해 달라
오늘날 선교에 있어서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많은 선교 사역들이 중구난방으로 시행되면서 귀한 선교자원들이 낭비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되는 이유는 교회들과 선교단체들 간에 한마음으로 협력하는 마음 없이 독불장군으로 사역하려는 자세가 많고, 전 세계 선교를 조율하고 지휘할 수 있는 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금번 4차 대회는 단순한 선교 플렛폼 정도의 역할을 넘어, 좀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복음화를 위한 중심 본부로서의 역할을 감당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특히 세계 선교 현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각 현장에 필요한 사역과 사역자의 형태를 알려주면서 선교자원 투입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랄프 윈터(Ralph Winter)가 말한 선교에 있어서의 4P, 즉 개척자(Pioneer), 부모(Parents), 동역자(Partners), 참여자(Participants) 등 네 단계를 기초로 세계 선교지들이 윈터가 말하는 4단계 중 어디에 해당되며, 그 지역에서는 어떤 형태의 선교가 중심적으로 필요하며, 어떤 역량을 갖춘 선교사가 필요한지 등과 연관된 아주 다양한 정보 등을 알려주고 안내함으로써 세계 선교의 센터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로잔 4차 대회를 다시 한 번 축하하며, 세계 선교에 귀한 기여를 하는 이번 대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보다 자세한 보충 설명을 원하면 책 <로잔운동의 좌표와 전망>을 참조하고, 자세한 각주나 토론 등을 원하면 이메일(aso0691@hanmail.net)로 연락 바랍니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 석사(Th.M) 학위와 철학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능력 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 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현대 선교신학』,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