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존 파이퍼 | 조계광 역 | 개혁된실천사 | 344쪽 | 20,000원

사도 베드로는 교회에 만연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두 번째로 쓴 편지에서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벧후 3:9)”고 말했다. 당시 교회에 유입된 사람들 중 “주께서 강림하신다는 약속이 어디 있느냐 조상들이 잔 후로부터 만물이 처음 창조될 때와 같이 그냥 있다”고 말하며 조롱하는 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고난을 이겨내는 성도들의 믿음과 소망을 뒤흔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교회가 처한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하다. 일부가 아닌 대다수 성도가 속히 다시 오시겠다는 주님의 약속이 매우 더디다고 생각한다.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고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에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고 화답하는 삶을 살아가는 성도가 얼마나 될까?

노골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더라도 실제적으로는 부인하는 삶을 살고, 만물이 영원토록 그대로 있을 것처럼 눈앞에 있는 하늘과 땅만 바라보며 온통 거기에 투자하고 있는 성도가 얼마나 많은가?

존 파이퍼는 다시 한 번 교회가 말과 삶으로 외쳐야 할 고백,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와 같은 제목의 책을 썼다. 원서 제목은 《Come, Lord Jesus》로, 요한계시록 22장 20절 말씀의 영어번역본과 같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은 단지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은 단지 이 책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기적, 곧 성령께서 일으키시는 애정에 목표를 둔다(9쪽)”. 즉 이 책을 통해 독자가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사모하며 굳은 믿음으로 소망 가운데 살아가기를 바란다. 부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관한 묵상’이다.

하지만 22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재림에 관한 여러 묵상들을 임의로 섞어 놓은 책이 아니다. 재림을 주제로 기승전결을 갖춰 재림을 사모해야 할 이유, 재림 시기, 재림을 기다리는 삶의 구체적인 모습을 설명한다.

종말론은 크게 언약주의와 세대주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방식이 다르고, 그래서 성경이 말하는 주 오심에 관한 견해도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오해가 생기기 쉽다. 결론적으로 존 파이퍼는 휴거를 인정하지 않고 오직 한 차례의 재림만을 인정한다.

2부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시기’에서는 재림 시기에 관한 예수님의 설명과 바울의 설명이 얼마나 공통점이 많은지, 신약성경 전체의 가르침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한 세대 안에 다시 오신다는 말씀과 오시기 전 징조가 있을 것이라고 하신 말씀은 어떻게 함께 이해할 수 있는지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과 같은 신학적 견해를 가졌는지를 먼저 알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 부분이 가장 먼저 언급돼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이 책처럼 중간에 위치한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스도의 사람들은 재림 시기를 이해하는 방식이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주가 오신다는 약속을 믿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존 파이퍼
▲존 파이퍼 목사. ⓒCross for the Nations 2020
존 파이퍼는 신약성경에서 자주 반복되는 “속히”, “곧” 오시겠다는 약속이 어째서(수천 년이 지나도록 성취되지 않았음에도) 여전히 진실하고, 그러므로 교회가 깨어 기다리고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훌륭하게 설명했다.

또한 주님이 오시면 뭔가 좋은 느낌이 들고 기쁜 일이 생길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을 넘어 그리스도의 영광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놀라워할 것을 기대하고, 우리에게 가져다주실 은혜를 소망하며 흠 없는 상태로 주를 보게 되는 기쁨을 누리고, 완전한 육체를 가지고 진노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져 안식을 누릴 것을 바라보고, 행한 대로 상을 얻고 영원히 삼위일체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눌 것에 열광할 것을 요청한다.

저자를 통해 우리는 주 오심을 의무적 혹은 형식적으로 붙잡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바람처럼 성령께서 부어주시는 애정으로 사모하며 붙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성경 본문을 풀어 설명하는 방식으로 쓴 책이기 때문에, 더더욱 성령께서 말씀으로 일으키실 애정을 기대하게 된다).

말세의 고통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세를 부정하고 내세를 기대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욱 현세에 집착하게 만든다. 자신을 사랑하고 돈을 사랑하고 세상 쾌락을 즐기고 온갖 더러운 일, 정욕을 따르는 일에 몰두한다. 경건한 삶을 사는 이들도 모양만 남고 능력은 잃는다(딤후 3장).

‘세상 말세’라고 말하는 이들이 교회 안팎으로 늘어가고 있는 이때, 우리의 시선이 더욱 현세에 머물지 않고 다가올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기 원한다면,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를 지금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당신 영혼에 주 오심을 사모하게 만드는 영적 양식이 채워질 때, 비로소 영원을 사모하는 존재로 창조된 당신이 그 성향대로 영원한 하나님의 약속을 굳게 붙잡을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땅에서 시선이 옮겨져 당신의 모든 소망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 머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주가 오실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라고 고백하는 삶을 살자. 그런 자에게 주님은 진정 속히 임하실 것이다. 반대로 그런 기대감 없이 잠자는 것처럼, 술취한 것처럼 살아가는 이에게 주님은 다른 의미로 갑작스럽게 찾아오실 것이다.

당신은 어떤 마음으로 주를 기다리겠는가? 이 책을 읽고 그 합당한 답을 찾기를 간절히 바란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