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세계관 운동 소개한 손봉호 교수의 냉철한 세계관 분석

|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소금과 빛

손봉호 교수의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
손봉호 | CUP | 312쪽 | 15,000원

손봉호 교수는 우리나라에 기독교 세계관을 최초로 소개한 분이다. 손봉호 교수는 1980년대 네덜란드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했고, 한국 사회에 자유대학 설립자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론, 세계관 운동을 전개했다.

그런 손봉호 교수가 2023년에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을 출판했다. 우리는 공동구매를 해서 읽고 독서 토론을 했다(광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대표 강성률 장로). 토론에서 나온 간단한 이야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손봉호 교수가 제시한 내용들은 삶의 모든 영역에 관한 부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철학이 훈련되지 않는다면 결코 쉽게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그럼에도 손봉호 교수의 저서는 들어가는 입문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쉽게 풀어쓴’ 세계관이 될 수 있다. 세계관 구축을 위한 입문서라고 판단했다.

우리는 손봉호 교수의 세계관을 읽으면서, 좌파와 우파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했다. 손봉호 교수가 제시한 좌파와 우파의 정의보다 좀 더 구체적인 이해를 하기 위해서이다. 개론서의 유익은 길잡이 역할이다. 개론서는 결론서가 아니다.

손봉호 교수의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은 모든 분야에서 문제의식을 갖도록 문 안으로 인도하는 역할이다. 우리는 좌파와 우파에 대해 헤겔을 기준으로 하기로 했다. 헤겔좌파와 헤겔우파를 좌파와 우파의 기준으로 논의했다.

어떤 이는 프랑스 혁명 의회에서 좌파(자코뱅파)와 우파(지롱드파)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후파는 혁명에 소극적이고 온건한 세력이고, 좌파는 급진적이고 과격한 세력이었다. 그러나 좌파와 우파의 시작이 헤겔의 학파에서 있었기 때문에 헤겔에서 좌파와 우파의 개념을 정립하기로 했다.

헤겔좌파는 마르크스, 포이어바흐로 구성된 헤겔 철학을 정치와 사회에 도입시키는 급진적 세력이고(사회주의, 아나키즘), 헤겔우파는 딜타이, 빈델발트 등으로 헤겔 철학의 관념론을 유지하며 연구 보충하려는 자세로, 종교와 철학을 연합하려 했고 사회와 연계하지 않았다. 좌파는 현재 사회를 개선(개혁)하여 이 세상과 다른(혁명적)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성향이고, 우파는 현재 사회를 존중하며 천천히 이 세상과 연계된(온건적)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성향으로 분류해 보았다.

대한민국에서 좌파와 우파를 북한 주사파를 중심으로 판단하려 하는데, 지엽적이고 비학문적인 태도이다. 어떤 국가나 어떤 개인의 사상을 기준으로 좌파와 우파로 나누는 것은 좋지 않다. 처음에 헤겔에서 시작되었지만….

▲손봉호 교수. ⓒ크투 DB

▲손봉호 교수. ⓒ크투 DB

손봉호의 세계관은 무신론적 세계관을 유신론적 세계관으로 변증하는 체계에서, 유신론적 세계관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에서 보다 더 윤리적이고 합리적인 의사체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제언하는 것으로 보인다.

손봉호의 세계관 책에 등장한 위인들은 거의 모두 철학자들이다. 기독교 세계관을 위해 기독교 신학자나 철학자들이 등장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칸트에서 시작해 철학자들 이름이 거의 등장하는 것 같다.

철학자들 중에서는 무신론과 유신론 세계관이 변별점이 될 것 같다. 그러나 기독교 세계관에서 무신론 세계관과 유신론 세계관을 논하는 것은 위치가 같지 않을 것 같다.

손봉호 교수의 세계관은 모든 대학생들의 교양서로 괜찮다. 그리스도인 지성인들도 기본적으로 파악해야 할 요소들이 모두 구비되어 있다. 이 정보들을 습득한다면 그 분야에 대해 첫술을 뜬 것이기 때문에 담론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세계관 운동을 도입한 큰 선생이 다시 기본 저서를 출판했다. 매우 좋은 기여이다. 한 연구자가 변함없는 의식을 갖고 보여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한국교회를 사랑하며 한국교회가 바로 서서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선생의 염원이다.

그 염원이 여러 방편에서 유지될 것이며, <쉽게 풀어쓴 세계관 특강>도 함께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에서 밟힘이 아닌 맛을 내는 소금과 같은 교회가 될 수 있길 기대한다.

고경태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광주 주님의교회 담임목사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외항선교회

국내외 거점 항구마다 지회 설립하고 선교사 파송 앞장

입항한 해외 선원들 복음 전해 로고스호 등 승선 선교활동도 남아공 등 해외에도 지회 설치 현재는 디아스포라 선교 관심 1974년 창립해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한국 최초 자생적 선교단체 ‘한국외항선교회(Korea Habor Evangelism, Inc., 이사장 김삼환 목사, 총재 이…

원크라이

2025 원크라이, 1월 3일… “기도, 국가적 위기 돌파하는 힘”

어수선한 시국, 깨어 기도해야 합력해 선 이루시는 통로 돼야 나라 향한 하나님 계획 이뤄야 한국교회, 선교적 교회 전환을 천만 선교사 시대 여는 새해로 게토화 아닌 국가·시대 섬겨야 매년 새해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원크라이(One Cry)’ 기도…

황덕영 미래목회포럼 대표회장 “소망을 주는 통로 되길”

황덕영 미래목회포럼 대표 “소망의 통로 되길”

AI위 등 신설해 위원회 중심으로 개편 ‘정답’ 제시하고 ‘싱크탱크’ 역할 충실 정성진 목사 “자기 확증의 갈등 계속… 내 생각 내려놓고 성경에서 길 찾길” 미래목회포럼(이하 미목포) 신임 대표회장에 황덕영 목사(새중앙교회 담임)가 취임했다. 미목포는…

한교총 제8대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취임 감사예배

김종혁 한교총 대표회장 “연합‧회복‧부흥에 최선”

원로들, 엄중한 시국에서 역할 당부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 제8대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 취임 감사예배가 12일(목) 오전 11시 서대문교회(예장 합동)에서 열렸다. 박병선 목사의(공동대표회장, 합신 총회장)의 인도로 드려진 예배는 류…

국회 성탄트리 점등식

“여야 정쟁 치열하지만, 그럴수록 성탄의 빛 필요”

인카네이션, 듣기만 해도 설레 성탄, 수수께끼 같은 하나님의 사랑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어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사랑 정치적 입장은 다를 수 있지만 예수와 믿음 안에서 하나 됨을 불과 1주일 전 전쟁터 같았던 국회의사당 한복판에서, 여야 의원들이 손…

시리아

박해감시단체, 시리아 기독교인 대상 ‘인종 청소’ 경고

시리아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 이끄는 반군이 수만 명의 시민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인도적 물품을 압류한 가운데, 이러한 상황이 인종청소에 해당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시리아에서 현장 지원 네트워크를 유지해 온 미국 박해 감시단체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