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에게 요구되는 상식, 설교자에게 요구되는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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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칼럼] 설교자의 요건

▲2023년 9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 출전한 황의조 선수(맨 오른쪽). ⓒ국가대표팀 페이스북

▲2023년 9월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 출전한 황의조 선수(맨 오른쪽). ⓒ국가대표팀 페이스북
대한축구협회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선수였던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외했다. 불법 촬영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상황 자체가 국가대표에게 요구되는 기본적인 도덕성 및 책임감 위배라고 판단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6조 성실의무 및 품위유지 항목에 따르면 “각급 대표팀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제17조에서는 성희롱, 성매매 또는 성폭력과 관련된 비위행위를 저지른 선수에 대하여 징계 및 결격사유로 보고 처분하게 되어 있다.

축구 선수가 축구만 잘하면 됐지, 사생활까지 따져야 할까?’ 엄청난 재능과 실력을 갖춘 선수가 대한민국 축구 승리에 많은 기여를 하고, 결과적으로 우리 팀을 높은 순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연관 관계가 적어 보이는 개인적인 삶의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는가?

그럴 수 없다. 모든 스포츠의 가치는 단지 이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포츠에 감동이 있는 것은 단순히 어려운 기술을 선보이거나 탁월한 전술과 전략을 수행해 내는 능력 때문이 아니다.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은 결국 그 일을 하는 사람의 본질적인 미덕과 연결된다. 가령 성실함, 책임감, 협동심, 정직성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아무리 실력이 출중해도 게으른 선수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팀원과 불화를 일으키는 선수 역시 그렇다. 불법도박에 연루되어 정직하지 못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는 퇴출당한다.

결국 선수가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그 퍼포먼스를 담아내는 선수의 삶 역시 굉장히 중요하다. 도덕적인 삶은 모든 프로 선수들에게 요구되는 상식이고, 그 상식에서 벗어난 선수는 실력과 상관없이 자격을 상실한다. 그런데 이런 일반적인 상식이 교회 안에서 통하지 않을 때가 있다. 설교자에 관한 이야기다.

1. 설교자에겐 도덕적 상식이 요구된다

“그러므로 감독은 책망할 것이 없으며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절제하며 신중하며 단정하며 나그네를 대접하며 가르치기를 잘하며 술을 즐기지 아니하며 구타하지 아니하며 오직 관용하며 다투지 아니하며 돈을 사랑하지 아니하며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공손함으로 복종하게 하는 자라야 할지며(사람이 자기 집을 다스릴 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보리요) 새로 입교한 자도 말지니 교만하여져서 마귀를 정죄하는 그 정죄에 빠질까 함이요 또한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 비방과 마귀의 올무에 빠질까 염려하라(딤전 3:2-7)”.

사도 바울은 유대인 배경이 있는 교회에게는 ‘장로’, 이방인 문화에 세워진 교회에게는 ‘감독’이라는 말을 사용해 교회에 지도자를 세우라고 명령했다. 그래서 성경적으로 장로와 감독은 동일한 대상을 가리키고, 오늘날엔 이들을 ‘목사’라 부른다(엡 4:11).

목사는 돌봄과 가르침을 행하는 사람을 의미하는데, 그래서 어떤 교회에서는 주로 돌보는 일에 치중된 사람을 ‘장로’, 가르치는 일만 하는 사람을 ‘교사’, 둘 다 하는 사람을 ‘목사’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가르치기를 잘하는 자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적 상식이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자기 집과 밖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 모두에게 좋은 간증을 남긴다). 성실한 결혼 생활을 해야 한다. 술이나 다른 어떤 것에 무절제함을 보여서는 안 된다. 신중하고 단정한 품성을 갖추고,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관용을 실천해야 한다. 다투거나 구타하는 사람은 설교자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사랑으로 대접하는 일에 모범이 되어야 한다. 돈이 아니라 주님을 사랑하는 것을 보여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것은 대한축구협회가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에게 도덕성과 책임감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설교자에게 요구하시는 도덕성이다. 하나님 앞에서 ‘완벽하게’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적어도 설교자는 가족과 성도, 외부인이 볼 때 심각한 결격 사항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도덕적 상식을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그 설교자의 설교를 들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삶(성품)이 내는 소리가 너무 커서, 당신이 하는 말이 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2. 설교자에겐 설교의 모범이 요구된다

어떤 사람은 위에 인용한 말씀이 교회의 인도자(장로, 목사 등)에 제한되는 것이고, 자신은 단지 ‘교사’이기 때문에 말씀이 요구하는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서도 담당 과목을 전문적으로 잘 가르치는 교사를 그 삶의 문제 때문에 징계하기도 한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본받고 따라야 할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설교자는 더더욱 그렇다. 그의 입에서 하나님 말씀이 선포되고, 그 말씀은 반드시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을 먼저 통과하게 되어 있다. 청자는 설교자의 입에서 나오는 말만 듣는 것이 아니다. 설교자의 삶을 본다. 말씀이 조금도 변화시키지 않는 설교자의 말은 아무도 듣지 않는다. 설교자에게 아무런 효과가 없는 약을 누가 사려고 하겠는가?

대표적인 강해설교 교재의 저자 해돈 W. 로빈슨(Haddon W. Robinson)은 저서인 <강해설교: 강해설교의 원리와 실제>에서 이렇게 설교를 정의했다: “강해설교란 성경 본문의 배경에 관하여 역사적, 문법적, 문자적, 신학적으로 연구하여 발굴하고 알아낸 성경적 개념, 즉 하나님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으로, 성령께서 그 개념을 우선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에 적용하시며, 설교자를 통하여 다시 회중들에게 적용하시는 것이다(CLC, 2008, 23쪽)”.

설교는 반드시 먼저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에 적용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용서하라’는 설교를 하기 전에 설교자는 용서해야 한다. ‘접대하라’는 설교를 하려면 설교자는 반드시 먼저 접대해야 한다. 미지근하고 나태한 삶을 책망하는 설교자가 정작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의 것을 잔뜩 즐기고 있다면 누가 그 사람의 말을 듣겠는가?

아내를 사랑하고, 자녀를 주의 교훈과 훈계로 잘 양육하라고 가르치는 교사의 아내가 남편을 무시하고 그 자녀들은 아빠를 함부로 대한다면, 청중은 ‘당신 가족이나 먼저 잘 돌보시오’라고 반응할 것이다. 말씀을 연구하고 묵상하는 설교자의 삶에서 먼저 강력한 성령의 능력과 지혜가 나타나야 한다. 그래야만 성령께서 강단에서 설교자를 통해 회중들에게 그 말씀을 적용하신다. 모범이 되지 않는 설교자의 삶은 성령의 능력과 은혜를 가로막는 커다란 걸림돌이 되어 교회를 병들게 한다.

3. 설교자에겐 하나님 은혜가 요구된다

필자도 설교자다. 그래서 이런 칼럼 내용이 코끼리처럼 무겁게 양심을 짓누른다. 누가 정결하고 흠이 없는 하나님 말씀을 다룰 만한 인격을 가졌는가? 누가 날카롭고 예리한 말씀의 검에 베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누가 강단에 올라가 ‘나를 본받으라’라고 양심의 가책 없이 담대하게 외칠 수 있겠는가?

설교자에겐 하나님의 은혜가 항상 절실히 요구된다. 그 은혜가 풍성히 부어지는 친밀한 하나님과의 교제를 맛봐야 한다. 그 은혜의 힘과 능력이 설교자를 점점 빚어가도록, 그 은혜의 압도적인 크기가 모든 죄의 유혹과 세상의 시험을 이겨내는 동력이 되도록.

하나님 은혜로 채워진 설교자는 단순히 죄를 책망하기만 하는 잔소리꾼(?)이 되지 않는다. 자신도 은혜가 절실히 필요한 죄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같은 처지에 있는 죄인들에게 은혜를 선포한다. 성경에 기록된 책망을 전하더라도 죄인이 죄인에게 전하는 간절한 음성과 태도로 전달한다.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 은혜가 필요하고, 그 은혜는 값없이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지며, 그 은혜를 맛본 자로서 어떻게 사는 것이 합당한지 말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설교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적 상식, 모범이 되어야 하는 상식은 복음의 상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복음 중심적 설교가 설교자를 변화시킨다. 그리고 복음 중심적 사고가 설교자가 전해야 할 본문을 바르게 해석하도록 돕는다. 청자를 꾸짖거나, 행위에 중점을 두게 하거나, 하나님을 왜곡된 모습으로 비추지 않도록.

복음의 상식을 갖춘 설교는 청자를 꾸짖더라도 온유하고 겸손하신 그리스도의 음성으로 꾸짖는다. 행위를 강조하더라도 은혜가 풍성하신 하나님으로 인한 행위를 자연스럽게 요구한다. 하나님을 거룩하고 공의로운 분으로 동시에 사랑과 자비와 긍휼이 풍성한 분으로 온전하게 드러낸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인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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