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들, 설교 준비 중 ‘주석 만능주의’ 자제를”

<한 페이지 설교> 정원석 목사

한 페이지 설교, ‘개요 짜기’ 아냐
전체 설교문 요점 한 이야기 함축
스스로 설교 실전 알도록 하는 것
3대지, 한 이야기로 쉽게 풀어줘

“설교는 설교의 기초가 되는 제목 대지 해석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집을 지을 때 기초가 되는 초석이 주춧돌이며, 성경적으로 ‘모퉁잇돌(cornerstone)’로서 기둥 밑에 반석이 되는 돌이다. 따라서 설교 주제 작성의 제목이 모퉁잇돌이라면, 대지는 기둥이며 해석이 지붕인 것이다.”

대기업에 근무하다 불혹을 넘어 사역자로 부르심을 받고 목사안수를 받은 후 교회를 개척해 <설교가 쉽다>를 펴냈던 정원석 목사(세계설교아카데미 원장)가 <한 페이지 설교>로 돌아왔다.

<한 페이지 설교>는 연역법 3대지 설교를 바탕으로 철저히 본문에서 벗어나지 않는 설교 제목부터 설교 전달까지 총망라한 설교 실습을 직접 경험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설교의 주요 내용을 ‘한 페이지’로 요약해 설교 방법의 틀을 갖춰 1주일에 최대 10여 편의 설교를 준비해야 하는 설교자들을 돕기 위한 것이다. 다음은 미국에서 사역 중인 저자 정원석 목사와의 서면 인터뷰 내용.

-3년 만의 인터뷰인데, 생각이나 환경이 달라지신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설교가 쉽다> 출간 이래, 설교 클리닉을 하는 곳마다 적지 않은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많은 목회자들이 그동안 본문에서 많이 벗어난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본문 중심의 요약된 설교에 감동했다고 합니다.

또 과거에 보지 못한 다양한 도표와 실습 위주의 집약된 논리와 정연한 설명으로, 설교 능력에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번 책은 전작 <설교가 쉽다>가 토대가 되었습니다. 전작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면.

“많은 목회자들이 아예 설교는 어럽다고 애초부터 단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계발 노력을 하기보다 당면한 설교 준비를 위해 손쉽게 인터넷과 참고서적에 의존하는 습성이 있었습니다.

<설교가 쉽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연구한 끝에, 자력으로 설교 실전의 기초를 알게 하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이 책을 만나면서 목회자들이 스스로 설교 준비에 자신감을 갖고, 명확한 프레임에 따라 설교 준비 시간을 확실히 줄이는 동시에 설교 압박감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간 경험으로 보면, 이 책은 쉽게 작성하고 성도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여 은혜를 끼치게 하는데 길잡이가 된다고 믿습니다. 즉 설교 역량 개발로 전보다 설교에 여유가 있어, 성도들에게 더욱 은혜스럽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행복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목사님이 개발하신 ‘WPA 설교법’이란 무엇인가요.

“장문의 원고로 설교하면 원고에 매이게 돼 청중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과학적 시스템으로 특화한 WPA(World Preaching Academy) 양식을 창안했습니다. 이는 ‘21세기형 연역법 3대지 설교’로서, 본문 중심으로 구성된 ‘한 페이지 설교문’입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설교문 작성은 철저하게 성경 본문을 떠나지 않도록 구성합니다. 본문 전체를 아우르는 성경적인 제목을 만들고, 핵심적인 3개 대지를 순서적으로 추출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고 대지를 알기 쉽게 해석합니다. 이러한 골격 위에 연관되는 관주성경, 예화, 간증, 찬양 등을 정해진 B5 양식의 한 페이지에 쉬운 용어로 함축합니다.

이때 청중의 연령이나 학력에 관계없이 쉽게 전달된 말씀으로 은혜를 받고 거듭나게 됩니다. 즉 성도들이 삶 속에 말씀을 적용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의 삶을 살도록 인도하는 설교 방법론입니다.”

-WPA 설교 클리닉에서는 어떠한 교육이 진행되나요.

“먼저 주제 만들기입니다. 책 부록의 다양한 주제를 참고해 과제물 및 칠판 강의시 즉석 수정을 통해 주제 작성 능력을 제고합니다. 설교문 작성법의 경우, WPA #337 양식에 기재 방법과 설교 전개 순서 및 설교문 3단 작성과 예화 등 기타 작성 요령을 교육합니다.

다만 주제 작성은 습관에 따라 새벽기도 직후 10분간 매일 1개씩, 연 300개 작성을 권면합니다. 결과적으로 생활 속에서 이를 적용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의 삶을 살게 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한 페이지 설교’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신다면.

“앞서 언급한 WPA 설교법의 핵심은 바로 ‘한 페이지 설교’입니다. 시각적으로 한 눈에 들어오는 B5 규격인데, 양식 이름 3-3-7의 뜻은 본문과 서론만 7줄이고 나머지는 모두 3줄이라는 것입니다.

설교 시간은 서론과 결론이 3분씩이고 본론 3대지는 각각 7분씩 21분으로, 총 30분을 넘지 않습니다.

이 양식의 주요 장점은 핵심 내용을 요약해 설교 준비 시간을 줄이고, 원고에 매이지 않고 한 눈에 설교하기에 편하다는 것입니다.

한 페이지 속에 본문과 주제, 원어 풀이, 관주성경, 예화, 간증, 찬양 등을 기재하고, 정해진 전개 순서에 따라 설교할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한 페이지 설교는 ‘개요 짜기’인데, 전체 설교문은 따로 작성하지 않아도 될까요.

“한 페이지 설교는 ‘개요 짜기’라기보다 전체 설교문 요점을 하나의 이야기로 함축한 것입니다.

전문(전체 설교문)은 한 페이지 설교문으로 설교할 때 전체 원고처럼 말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임시 참고 자료일 뿐이므로, 전혀 작성할 필요가 없습니다.”

-초신자들을 위한 설교는 어떻게 달라야 할까요.

“남녀노소 설교를 듣는 사람이 어떠냐에 따라, 설교를 차별화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WPA의 경우 초·중학생들도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설교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설교문 작성시 어려운 한자어나 원어보다 최대한 쉬운 한글을 사용함으로써 청중들의 이해도를 높입니다. 다만 노인층이 많을 경우는 마이크 볼륨을 약간 올리고, 설교 속도를 다소 늦추는 것은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제목과 대지가 중요한 한 페이지 설교법의 관건은 본문 주해에 있을 것 같습니다. 본문에 대한 풍성하고 바른 해석 방법은.

“‘한 페이지 설교’의 주해는 대지의 원문이나 대지를 해석할 때 주석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직감, 영감, 상징을 동원할 때 해석 능력이 발전되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그후 주석을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입니다. 모든 본문 해석에 앞서 습관적으로 주석부터 찾는 ‘주석 만능주의’는 자제해야 합니다.

-3대지 설교와 드라마 이야기 설교는 상충되는 것 아닐까요.

“아닙니다. 3대지 설교를 할 때 제목과 3대지 및 해석을 순서에 맞게 연결하여 하나의 이야기로 전하라는 뜻입니다.”

-이번 책에도 ‘성경적 설교 주제 700선’이 들어 있는데, 700선을 만드신 과정과 에피소드 또는 간증이 있으시다면.

“<설교가 쉽다> 책의 부록은 설교자들에게 좋은 설교 자료가 되었고, 제2권 출간을 기대하는 분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드디어 <한 페이지 설교>라는 두번째 책이 나오게 됐습니다.

지난 봄부터 여름 내내 매일 집필에 장시간을 투자하며 심혈을 기울였던 항목이 바로 ‘주제 700선’이었습니다. 중간에 설교 세미나를 다니며 힘겨웠던 집필 과정이 있었지만, 책을 처음 보는 순간 모듣 피로가 말끔이 사라지듯 행복했습니다.”

-성경 속에서 가장 본보기로 삼을 만한 설교는 누구의 어떤 것인가요.

“먼저 베드로입니다. 성령 충만으로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증거했고(행 2:14-36), 재림에 대한 준비를 증거했습니다(벧후 3:8-13).

최초 순교자 스데반 집사도 성령 충만하여 해박한 구약 지식으로 사도행전 7장 전체를 설교로 채우고, 순교까지 감당했습니다(행 7:1-54).”

-향후 비전과 집필 여정, 국내 방문 계획 등이 궁금합니다.

“2025년 ‘세계 설교사관학교’ 설립 및 책 제3권을 출간할 예정이고, 저는 오는 2월 하순 한국에서 독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