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이삭, ‘싱어게인’ 최종 우승… 이승윤·김기태 이어 또 크리스천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우간다 선교 중이던 부모도 응원차 귀국

▲우승 소감을 전하고 있는 홍이삭. ⓒJTBC ‘싱어게인3-무명가수전’

▲우승 소감을 전하고 있는 홍이삭. ⓒJTBC ‘싱어게인3-무명가수전’

58호 가수 ‘유통기한을 알고 싶은 가수’ 홍이삭이 18-19일 진행된 JTBC ‘싱어게인3-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3’) 최종 1위를 차지했다.

‘싱어게인’은 무대가 간절한 가수들이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즌에서 홍이삭이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싱어게인’의 전 시즌 우승자가 기독교인으로 기록됐다.

시즌1에서는 이재철 목사의 아들로 인디밴드 따밴, 알라리깡숑에서 활동한 바 있는 30호 가수 ‘나는 배 아픈 가수’ 이승윤이, 시즌2에서는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에서 ‘도수 높은 33년산 허스키’로 출연해 눈도장을 찍고 각종 싱글 앨범을 발매해 오던 33호 가수 ‘나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가수’ 김기태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김기태 역시 크리스천으로 ‘천 번을 불러도’, ‘이제 역전되리라’, ‘The Blood’ 등의 곡을 주일예배에서 특별 찬양한 바 있으며, 우승한 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싱어게인’ 시즌3는 우승자에게 상금 3억 원, 2위와 3위에는 활동지원금 3천만 원, TOP10에는 전국투어 콘서트 참여 혜택이 주어졌다.

‘싱어게인’ 마지막 라운드에는 홍이삭의 부모로 아프리카에서 선교하던 홍세기·강학봉 선교사가 아들의 무대를 보기 위해 귀국한 장면이 전파를 탔다. 방송에서 이들은 6년째 아프리카에서 교육에 종사 중이라고 소개됐다. 두 사람이 종사하고 있는 학교는 한국에서 아프리카에 세운 첫 종합대학인 쿠미대학교로, 홍 선교사와 강 선교사는 각각 총장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홍이삭의 부모가 사역하고 있다는 아프리카 우간다는 ‘2024 월드 와치 리스트’(세계 기독교 박해지수) 기준으로 기독교에 대한 박해 정도가 ‘높음’인 지역이자 특히 기독교에 대한 폭력 정도가 전 세계 8위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기독교인으로서 사역을 한다는 것이 쉽지않다. 오랜만에 만난 홍이삭의 가족은 서로를 향한 사랑과 미안함을 내비쳤다.

이날 방송에서 홍이삭은 “부모님이 결승 무대라 하니 오시기로 했다. 부모님은 주로 우간다에 계신다. 거기서 학교를 운영하고 계시고 가르치시고 계신다”며 “사실 부모님이 저의 공연을 본 적이 많이 없으시다. 거의 못 보시는 아들의 라이브 무대인데, 그걸 또 결승에서 보신다고 하셔서 어떡하지 (싶다). 아무튼 집중하겠지만, 시선을 돌리면 안 된다. 지금 걱정이 된다”고 했다.

강학봉 선교사는 “(아들이) 혼자 있기도 하고 주로 밤낮을 바꿔 살고 그런 부분이 엄마로서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랬는데, 굉장히 마음이 좋다. 이제는 자기가 자기 길을 잘 알아서 걸어갈 수 있으니 됐다”고 말했다.

▲공항에서 부모님과 만나 돌아오는 홍이삭. ⓒJTBC ‘싱어게인3-무명가수전’

▲공항에서 부모님과 만나 돌아오는 홍이삭. ⓒJTBC ‘싱어게인3-무명가수전’

이에 홍이삭은 “1라운드 때 보면 제가 너무 징징댄 거 같다. 너무 속상하고 부모님한테 죄송했다”고 했고, 홍세기 선교사는 “그거 보니까 내가 아비로서 미안했다. 세 학기만 공부시키고 돈이 없어서 군대 가라고 하고, 아비가 자식들 배려를 좀 더 했으면 고민을 하거나 어떻게 했을 건데 미안하다”고 했다.

홍이삭은 “아들 됨으로서는 사실 좀 부끄러운 게 많다. 제가 뿌듯하거나 자랑스러운 사람이 아니란 생각이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보통 사회에서 보이는 든든한 아들의 이미지나 상황이 아니다. 무대는 앞에서 잠깐의 3분을 위한 삶”이라고 말끝을 흐리고 결국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엄청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싶다. 후회 없이 무대를 하는 그 순간을 부모님과 같이 잘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고, 아쉽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라고 전했다.

또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를 선곡한 것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얘기들이 있다 싶었는데, 아버지도 ‘바람의 노래’ 어떠냐고 카톡으로 보내 주셨다”고 했다. 공개된 카카오톡 화면에서는 “누가 뭐래도 우리에겐 네가 최고”라는 부모님의 응원도 있었다.

홍이삭은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와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린 깨달았네”라는 가사에 대해 “일단 내가 가진 현실, 내 아픔과 실패를 받아들이고 또 그 해답이 무엇인지 찾아가야 되겠지만, 이게 ‘지금의 나고 믿고 가자’, 그럼에도 불안함은 한쪽에 계속 있으니 그 안에 제가 모르는 유통기한은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만, 동시에 그 유통기한 자체가 제 삶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지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1라운드 때 <숲>을 불렀을 때는 이게 숲인지 바다인지 구분도 못하고 내가 어디에 서 있고 어떤 마음인지 알지 못했다면, 지금은 <싱어게인>이 오히려 저에게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숲이 됐다”며 “내가 두려워했던 유통기한은 어쩌면 그렇게 큰 의미가 아닌 걸 수 있겠다 싶었다. 저한테 음악이 좀 황량했었다. 그런 제 음악의 세상에 꽃과 나무들이 피어서 제게도 제 마음에도 숲이 있고 그곳에서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싱어게인>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홍이삭은 ‘바람의 노래’를 열창하던 도중 끝무렵에 음이탈 실수를 범했다. 김이나, 백지영, 임재범, 윤종신, 규현, 코드 쿤스트, 이해리, 선미 심사위원은 홍이삭의 무대에 각각 97점, 92점, 94점, 96점, 96점, 95점, 95점, 96점을 줘 총 점수 761점이 됐다.

심사위원 백지영은 “심사를 하며 맞닥뜨린 순간 중 오늘이 제일 힘들다. 편곡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진행도 너무 좋았다. 그런데 작은 실수가 하나도 상관없이 ‘좋다’고 하기엔 이삭 씨만큼 제가 안타깝다. 그 실수가 여기에서 나왔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지, 이삭 씨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는 팬으로서 결승무대를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고 했다.

김이나 심사위원은 “저는 희한하게 오늘에서야 홍이삭 씨의 무대가 비로소 깊은 데까지 닿았다. 이전의 무대에서 의아함이 있었다. 거대한 감정을 후렴구에 품고 있는게 느껴지는데 가사의 서사와 안 닿아 있지 않나 싶었는데, 어울리는 이야기가 거대한 서사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테크닉으로 보자면 본인한테 아쉬울 수 있었겠지만, 저한테는 너무 좋았다”고 했다.

임재범 심사위원은 “마음이 아프다. 저도 소리를 내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그런 순간을 많이 맞닥뜨렸었다. 소리가 통솔이 안 될 때 그 답답한 마음, 앞이 안 보이는 상황을 수없이 겪었기에 마음을 이해한다”며 “심사위원 마음속엔 이삭 씨가 유통기한이 없는 가수로 남을 것 같다. 점수에 상관하지 마시고, 저희들과 시청자 마음 속엔 홍이삭이란 사람이 유통기한 없이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최종 우승자는 온라인 사전 투표 10%, 파이널 1차전 30%, 파이널 2차전 심사위원 점수 20%, 실시간 문자 및 온라인 투표 40%를 합산해 결정됐다.

홍이삭은 온라인 사전 투표 212.20점(1,991,115표), 파이널 1차전 839.78점, 파이널 2차전 심사위원 점수 282.85점, 실시간 문자 및 온라인 투표 1604.36점(535,470표) 총점 2939.19점으로 최종 1위를 기록했다. 2위를 기록한 소수빈은 총점 1983.36점(온라인 사전 투표 183.24점, 파이널 1차전 626.95점, 파이널 2차전 심사위원 점수 292.51점, 실시간 문자 및 온라인 투표 880.66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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