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Z세대 트렌드와 한국교회》 출간
만 17-28세(1996-2007년생) Z세대
10명 중 8명 교회 신뢰하지 않아
10명 중 7명 교회 호감도 낮아
10명 중 8명 기독교 선택 않겠다
신자라도 10명 중 4명 신뢰 않아
‘Z세대(Generation Z)’로 불리는 만 17-28세(1996-2007년생), 대략 20대의 특징을 설문을 통해 분석하고 이들에게 교회가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대안을 제시하는 도서가 발간됐다.
한국선교신학회 회장을 지낸 전석재 교수(다음시대연구소 대표)와 여론조사 공정 서요한 대표(의왕 주는산성교회)가 공저한 《2025 Z세대 트렌드와 한국교회》는 연구조사와 통계분석을 바탕으로, ‘교회에 관심이 없는’ Z세대와의 ‘다리 놓기’를 시도하고 있다.
전석재 교수는 20여 년 전인 2003년 미국 유학 중 ‘다음 세대를 향한 트렌드, 종교의식, 교회 호감도, 전도전략’ 등을 연구하고 박사논문을 쓰면서 관심을 가졌고, 10여 년 후인 2015년 서울신대 최동규 교수와 사회과학적 연구 방법을 동원해 《미래세대 전도와 목회》를 공저했다. 그 10년 후 MZ·알파세대 집중 연구를 위한 ‘다음시대연구소’를 설립하고, 이번 책 《2025 Z세대 트렌드와 한국교회》를 출간하게 됐다.
그동안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중반의 M세대(밀레니엄 세대)와 1990년대 중후반부터 200년대 중반까지의 Z세대를 묶어서 연구한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 책에서는 M세대와 성향, 취미, 가치관, 트렌드, 종교의식, 기독교 선호도 등이 차이가 있는 Z세대를 분리해 세분화해서 접근했다고 한다.
조사는 2024년 기준으로 ‘Z세대’라 할 수 있는 전국 만 17세 이상 만 28세 이하 남녀 528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무선 ARS 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는 남성 379명, 여성 149명이었고, 17-19세가 95명(18%), 20-22세가 132명(25%), 23-25세가 125명(23.7%), 26-28세가 176명(33%) 등이었다.
설문과 연구 결과, Z세대 10명 중 8명은 교회에 대해 신뢰하지 않고, 10명 중 7명은 교회에 대한 호감도도 낮다. ‘기독교를 종교로 가질 의향이 없다’는 응답도 10명 중 8명 이상이었다고 한다. 이는 곧 비신자 Z세대 10명 중 1명 정도만 교회를 다닐 의향이 있다는 말이다. 교회를 다니는 Z세대조차 10명 중 4명이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을 정도로, Z세대는 교회에 대한 호감도와 매력이 없다고 한다.
이에 책에서 저자들은 Z세대를 교회 성장의 수단이나 통로로 여기기보다, 그들의 필요를 살피고 교회가 그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먼저임을 강조하고 있다.
Z세대, 20년 전이든 지금이든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 가득
텍스트보다 이미지·영상 선호
갓생 인간, 소비 세대, 자기다움
생존 본능, 자기 몰입, 지친 마음
불공정·불평등·부당함 못 참아
교회, 권위 타파하고 소통해야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교회(담임 이기용 목사) 카페 ‘길(GIL)’에서 기자들과 만난 저자 전석재 교수는 “20년 전 ‘신세대’부터 10년 전, 그리고 현재까지 ‘다음 세대’들에게 변하지 않은 특성이 있다. 바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라며 “사회적으로 10대 후반과 20대가 경험하는 미래 진로와 취업에 대한 불안 때문일 것이다. 특히 Z세대는 디지털 환경의 과도한 민감성으로 더욱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석재 교수는 “빠르게 변화하는 Z세대를, 변화하지 않는 ‘복음’이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복음’은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며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Z세대에게 성육신적 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그들의 언어와 문화로 소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요한 대표는 “인구 전체를 놓고 보면 Z세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봤을 때 현재 Z세대는 기성 세대와 알파 등 다음 세대를 연결하는 고리에 해당한다. 기업 등에서도 소비력이 강한 Z세대의 부상을 주목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Z세대 자녀 3명이 있어 관심이 많았다. 연구할 만 하다고 생각해 올해 2월부터 함께 ARS 방식으로 조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책에서는 Z세대의 특성으로 SNS 중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가장 선호하고 밈(meme)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등 텍스트보다 이미지와 영상과 함께 살아가는 세대,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다면적이고 가변적인 나를 만들고자 하는 갓생 인간, 좋아하는 콘텐츠를 공유하고 소통하며 존재감과 자기과시를 드러내는 소비 세대,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과 ‘민초(민트초코)’로 대표되는 나만의 루틴, 플렉스(flex) 등 개인적이고 감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자기다움 등을 꼽고 있다.
이와 함께 생존을 일상으로 여길 정도로 ‘생존 본능(An instinct for Survival)’이 발달해 있고, 자기밖에 모르는 듯 보일 정도로 ‘자기 몰입적 태도(Self-immersion mindset)’를 가지며, 빠르게 판단하고 결정하며 움직이는 ‘단거리적 관점(Short-distance View)’으로 살다 보니 ‘지친 마음(Low mental Strength)’을 갖고 있다.
전석재 교수는 “특히 불공정·불평등·부당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당함에 대한 센서(Injustice Sensor)’를 탑재하고 있다”며 “이전에 ESG[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가 강조됐다면, 지금은 DEI[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수용성(Inclusion)]가 강조되고 있다. 교회 안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고려해 권위적·관료적 구조를 타파하고 소통의 문화를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교회의 수직 구조를 강화시키는 당회보다, 여러 위원회를 만들어 청년과 학생들을 참여시키면 어떨까”라며 “무슨 일을 하든 교회가 청년들을 ‘도구’로 사용해선 안 되고, 진정성 있게 리더로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TI 넘어 타로 등 샤머니즘 추구
취업과 진로 등 불확실 미래 때문
교회 밖에서 사랑·환대, 만남·관계
온라인 전도보다는 관계 전도를
전 교수는 “Z세대는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MBTI 활용을 선호했으나, 최근에는 이와 함께 사주를 보고 점과 타로를 이용해 미래를 예측하는 등 샤머니즘과 신비주의(Mysticism)도 추구하고 있다. Z세대가 즐겨 찾는 서울 연남동에는 한 집 건너 타로 카페가 있을 정도”라며 “이를 반영하듯 지난 6월 젊은 무속인들이 출연한 <신들린 연애>도 방영됐다. Z세대가 영성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은 전 세계적 설문조사 결과로도 드러나고 있는데, 이는 취업과 진로 고민 등과 연관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신비와 샤머니즘을 추구하는 Z세대를 위해, 건강한 기독교 영성을 알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기도하고 성경을 읽는 것도 좋지만, 전남 신안 증도에서 문준경 전도사 유적을 돌아보면서 그의 영성을 배우는 등의 활동도 좋다”며 “그들을 만나기 위해 꼭 교회가 아니라도, 캠퍼스든 카페든 찾아가서 ‘만남과 관계’를 형성하고, 기독교적 세계관이 담기니 여러 테마로 접촉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 기초와 근거는 ‘사랑과 환대’”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한 목회자는 서울시 공식 창구를 통해 영어성경 읽기 모임을 만들었는데, 안 믿는 친구들이 3명이나 참석했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접촉점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어릴수록 교회 가겠다 응답 높아
교회학교 관심 쏟아야 하는 이유
가장 큰 관심, ‘돈 버는 것’ 응답
성경적 돈·재정 가치관 교육 필요
포스트모던 다양성·감성 추구해도
교회는 성경과 복음의 본질 붙들길
서요한 대표는 “설문 결과를 보면 교회에 호감을 가진 이유로 ‘기독교인 친구나 이웃이 너무 좋기 때문’이 26.1%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배움과 성장 기회 제공’이 15.2%, ‘지역사회 봉사’ 13.0%, ‘성경과 복음’ 10.9%, ‘목회자 신뢰’ 4.3% 순이었다”며 “이런 결과를 볼 때, Z세대가 온라인 사용이 활발하다지만, 온라인 전도보다는 관계전도에 더 힘써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서 대표는 “기회가 되면 기독교를 선택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82.6%가 ‘없다’고 답했지만, ‘있다’고 답한 12.0%가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싶다”며 “세부적으로 보면 17-19세가 14.5%, 20-22세 12.7%, 23-25세 10.7%, 26-28세 11.1% 등으로 어릴수록 복음을 받아들일 확률이 높다. 주일학교와 중고등부 등 교회학교에 여전히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또 “흥미로웠던 점은, ‘가장 큰 관심’을 물었을 때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모두 ‘돈을 버는 것’이라고 답했다는 부분이다. 2위는 건강이었는데, 1위와 큰 차이가 났다”며 “기독교인들도 똑같은 선택을 했다는 점이 의아하긴 하지만, 교회에서 재정과 돈에 대한 성경적 세계관 또는 가치관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전석재 교수는 “미국 Z세대가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 ‘래디컬(radical)’이라고 한다. 얼마나 성경적이고 복음의 본질에 충실했는가를 말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교회 안에서 추구해야 할 것은 역시 복음과 제자화이다. 포스트모던 문화가 더욱 다양성과 감성, 파편화를 추구할수록, 교회는 더욱 복음의 본질을 붙들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