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찰, 이른비언약교회 예배 방해하고 지도자 4명 구금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교인들, 찬양하며 예배 이어가

▲경찰서에 연행된 이른비언약교회 쩡칭타오 집사와 옌홍 장로.
▲경찰서에 연행된 이른비언약교회 쩡칭타오 집사와 옌홍 장로.

지난 9월 1일 주일, 중국 청두시 이른비언약교회(Chengdu Early Rain Covenant Church)가 임대한 회의실에서 드리던 대면예배가 경찰에 의해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경찰은 리잉치앙(Li Yingqiang) 장로, 옌훙(Yan Hong) 장로, 우우칭(Wu Wuqing) 목사 및 쩡칭타오(Zeng Qingtao) 집사를 ‘사회단체 이름을 빙자한 불법 활동’ 혐의로 우허우구 홍파이로우 경찰서로 연행해 조사했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에 따르면, 이후 이 4명 모두 우허우 공안국에 의해 9월 2일부터 16일까지 14일간 ‘청두 구치소’에 구금되는 처분을 받았다.

이번 급습은 2018년 12월 9일 이른비언약교회의 담임 왕이(Wang Yi) 목사와 교인 100명 이상이 체포된 이후, 이 교회에 대한 일련의 조치 중 가장 최근 것이다. 왕이 목사는 2019년 12월 30일 청두 중급인민법원에서 ‘국가 권력 전복과 불법 사업 운영 선동’ 혐의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9월 1일 오전 9시 예배가 시작되기 직전 많은 경찰관들이 예배 장소에 나타났고, 리잉치앙 장로와 우우칭 목사는 경찰에 의해 끌려갔다. 당시 약 50명의 교인이 현장에 있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경찰은 즉시 그 부근을 봉쇄해 교인들이 예배 장소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았고, 교인 수십 명이 아래층에서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예배를 드렸다. 옌훙 장로가 위층에서 계속 예배를 인도했지만 경찰에 의해 저지당해 오전 10시경 연행됐고, 그후 쩡칭타오 집사가 예배를 인도하러 나왔지만 마찬가지로 즉시 끌려 나갔다. 그 후 전기가 끊기면서 교인들은 경찰에 의해 쫓겨났으나, 모두 조용히 계속 찬양을 부르며 마음을 다해 주님을 예배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던 동역자들이 뒤이어 예배를 주관했다며, 교인들이 예배를 드리는 동안 함께 성만찬을 나눌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녀는 “성찬식을 주관할 자격이 있는 장로님과 목사님이 다 경찰에 끌려갔기 때문에, 주일예배에 참석한 교인들은 성찬을 받을 수 없었다. 교인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을 때 건물 관리인이 경찰의 압박에 전기를 끊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노래들과 중국 만화 ‘희양양과 회태랑’(유쾌한 염소와 크나큰 늑대)을 큰 소리로 틀었으나, 교인들은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 예배를 드렸다”고 했다.

남은 교인들은 건물 로비에 모여 샤오루오바오 집사의 인도로 찬송가를 부르고 성경을 읽었다고.

▲교회 장로들이 잡혀간 후, 이른비언약교회 쩡칭타오 집사가 계속 설교를 이어갔다.
▲교회 장로들이 잡혀간 후, 이른비언약교회 쩡칭타오 집사가 계속 설교를 이어갔다.

그녀는 “성도들은 몇 년 전 왕이 목사님이 에베소서에 관하여 전한 설교 메시지 ‘외부인을 위한 복음’을 돌아가며 읽었다. 성도들이 말씀을 읽기 시작하자, 경찰은 샤오루오바오 집사를 연행하려 했다. 이에 일부 성도들이 경찰과 협상했고, 경찰은 교인들이 조용히 해산하면 아무도 연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성도들은 모두 해산한 뒤 소그룹으로 모여 다른 곳에서 모임을 계속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이날 구금된 이른비언약교회 지도자 4명은 모두 9월 1일 경찰의 급습이 있기 전에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다. 우우칭 목사의 집은 한 달 이상 물과 전기가 끊겼기 때문에, 그는 적어도 구치소에서 물과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옌홍 장로는 2~3년 전 뇌경색으로 입원한 적이 있어서 매일 약을 먹어야 했고, 리잉치앙 장로는 지난해 말 행정 구금 중에 건강 검진을 받았을 때 고혈압 진단을 받았고, 쩡칭타오 집사는 매일 당뇨 약을 복용해야 했다고.

9월 1일 교회 지도자 4명이 구금된 직후, 이른비언약교회는 공개적인 기도 편지를 통해 이른비언약교회를 위해 기도해 준 모든 교회와 형제·자매에게 감사를 표하는 한편, 하나님께서 이른비언약교회를 계속 지켜 주시고 구금된 교회 지도자 4명을 보호해 주셔서 그들의 몸과 영혼이 안식하고 은혜로 충만해지기를 기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전 세계 많은 기독교인은, 몇 년 동안 끊임없이 당국의 공격을 받은 이른비언약교회가 지금쯤이면 포기하고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그러나 당국자들이 계속 분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는 이른비언약교회가 계속 운영되게 하시고, 왕이 목사가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에도 새로운 지도자들을 세우고 계신다. 이른비언약교회는 상대적으로 많은 고난을 겪지 않은 우리나라의 많은 교회보다 여러 면에서 더 기뻐하고 활기가 넘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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