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식민지 시기 인적자본 축적에 기여”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426회 학술발표회 개최

▲비대면으로 개최된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426회 학술발표회 현장.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비대면으로 개최된 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426회 학술발표회 현장.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한국기독교역사학회(회장 이재근, 소장 한규무)가 7일 제426회 학술발표회를 비대면으로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원청연 교수(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가 ‘한글을 가르치는 예수님: 식민지 시기 개신교와 인적자본의 축적’을 주제로 발표했다. 원 교수는 식민지 시기 인적자본 축적에 대한 개신교 활동에 대한 인과관계를 추정하고, 교파 간 차이가 성과에 영향을 분석했다.

원 교수는 “분석 결과 개신교, 특히 장로교의 교세가 강한 지역일수록 높은 문해율을 보이며, 이러한 차이는 개신교의 '성경 읽기'에 대한 강조와 1920년대 전개된 ‘농촌계몽운동’의 성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했다.

원 교수는 “개신교와 다른 기독교, 예컨대 천주교와의 차이는 ‘성경 읽기’에 있다. 개신교가 유럽에서 태동할 당시에 마틴 루터는 천주교와는 다르게 일반 신자들도 성경을 직접 읽는 것을 강조하였으며, 이는 개신교가 천주교와 차별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 개신교가 들어왔을 때도 신자들로 하여금 성경을 직접 읽도록 하였으며, 이를 위해서 성경의 한글 번역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즉 개신교도들은 성경 읽기에 대한 강조를 통해서 개신교의 교세가 큰 지역에서는 문해율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즉 성경 읽기에 대한 강조가 인적자본을 축적하는 것에 대한 첫 번째 요인으로서 기능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선교 전략의 차이를 들 수 있다. 이는 장로교가 한국의 선교 당시에 채택한 네비우스 플랜에 기반한다. 해당 전략은 한국에서 유일하게 적용된 선교 전략으로, 지역민에 의한 자율적인 교회 운영의 강조를 그 특징으로 한다”며 “이러한 특징은 장로교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농촌계몽운동에 참여하게 되는 유인 구조를 만들었으며, 이로 인한 결과로 장로교가 득세한 지역은 다른 교파가 득세한 지역보다 높은 문해율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원청연 교수(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가 ‘한글을 가르치는 예수님: 식민지 시기 개신교와 인적자본의 축적’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원청연 교수(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가 ‘한글을 가르치는 예수님: 식민지 시기 개신교와 인적자본의 축적’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그는 문해율과 교회의 수 데이터, 소래교회라는 도구변수 등을 활용해 인적자본과 개신교 활동에 대한 인과관계를 추론했다. 원 교수는 “교회가 하나 추가 될 때 교회의 약 10% 정도의 문해율이 더 높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신교도들의 일련의 활동이 인적자본의 축적에 기여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분파별 차이 분석을 위해서는 교권협정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활용했다. 원 교수는 “분석 결과, 장로교에 해당하는 지역은 감리교에 해당하는 지역보다 약 7% 높은 문해율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서 장로교의 선교 전략이 인적자본을 증진시키는 데 다른 교파에 비해 더 효과적이었음을 보여준다”며 “해당 결과가 나온 배경은 앞서 언급한 인센티브의 차이에 있다. 다른 교파와는 다르게 장로교의 생존은 교인의 재정적 지원에 달려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재화나 용역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1920년대에 농촌운동이 활발히 진행될 당시에 다른 교파에 비해 장로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를 통해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식민지 시기의 인적자본 형성에 기여한 많은 요소들이 존재하겠지만, 개신교의 일련의 활동은 중요하게 인식되어야 할 요소이다. 특히 일본에 의해 설립된 보통학교의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교회의 숫자가 더 크게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교육의 공급 측면에서 일본의 정책이 크게 효과적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로 중요한 부분은 인센티브의 차이이다. 식민지 시기 한반도의 인적자본 형성의 초석을 놓은 것은 한국인이었다. 선교사들이 한국에서 한 일은 단순히 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준 것이었다”며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는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또한 이는 현대의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정부 정책은 주로 수요자의 필요에 의해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후에는 한규무 교수(광주대)가 논찬했다. 또 마틴 와이저(베를린자유대 박사과정)가 ‘북한 종교기관 역사와 종교정책 변화’에 대해 주제 발표하고 김홍수 명예교수(목원대)의 논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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