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간 협상 결과
5일(이하 현지시각) 니카라과 정치범수용소에서 정부 간 협상을 통해 석방된 미국인 135명 가운데, 올해 초 수감됐던 텍사스 소재 마운틴게이트웨이(Mountain Gateway) 소속 사역자 13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국 국가 안보 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은 이날 성명을 내고 “누구도 자유로운 표현, 결사, 종교의 실천이라는 기본권을 평화롭게 행사했다는 이유 때문에 수감돼선 안 된다”며 관련 소식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대규모 전도 캠페인 이후 체포된 니카라과 목사들과 마운틴게이트웨이 회원들은 올해 3월 자금 세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12~15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들은 총 약 10억 달러(약 1조 3,284억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고, 그들을 대리한 두 명의 변호사도 유죄 판결을 받고 투옥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운틴게이트웨이의 설립자이자 사장인 존 브리튼 핸콕(Jon Britton Hancock)은 “이날은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하며 믿어 온 날이다. 국회의원, 국무부, 국토안보부는 부당하게 투옥된 이들의 석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전했다.
NYT는 “핸콕 역시 기소됐으나 체포되지는 않았고, 앨라배마주 공화당 의원인 로버트 에이더홀트(Robert Aderholt)와 다른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석방 운동을 펼쳐 왔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수감자 중에는 출산 직후 체포된, 마운틴게이트웨이 목사이자 관리자인 마리셀라 메히아(Marisela Mejía·34)도 있었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인 월너 O. 블랜던(Walner O. Blandón) 마운틴게이드웨이 수석목사는 각각 징역 15년과 8천만 달러(약 1,052억 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메히아와 블랜던 목사의 두 자녀는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으며, 니카라과의 친척 집에 함께 머물고 있었다. 이들은 곧 과테말라에 있는 부모와 합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설리번은 또한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 니카라과 대통령과 그의 부인인 로사리오 무릴로(Rosario Murillo) 부통령의 권위주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는 혐의를 받은 가톨릭 평신도·학생 등도 석방됐다고 덧붙였다.
설리번은 “미국은 니카라과 정부에 ‘단순히 기본적 자유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시민을 자의적으로 체포하고 구금하는 것’을 즉시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또 니카라과 시민을 받아들이는 데 호의적으로 동의한 과테말라 리더십과 관대함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석방된 이들이 과테말라에 도착하면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삶을 재건할 기회를 제공받을 것”이라고 했다.
니카라과는 2018년 4월 가톨릭 지도자들이 “은퇴자들의 사회 보장 삭감 시위에 대한 정부의 치명적 탄압”을 비판한 이후, 사제와 수녀들을 체포하고 투옥 및 추방하기 시작했다. 니카라과 인권단체인 네버어게인(Never Again)에 따르면, 니카라과 공무원들은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가톨릭교회를 상대로 1,200건의 조처를 해, 수십 명의 사제와 수녀를 추방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8년에서 3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복음주의 지도자들은 대체로 오르테가 정권의 인권 침해에 대한 비판을 삼가 왔으나, 정부는 이들을 가톨릭교회보다 더 조용하고 점진적으로 핍박하기 시작했다.
네버어게인 인권 담당자인 웬디 플로레스(Wendy Flores)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정권은 개신교인들의 해외 활동 허가 및 자금 수령을 금지했다. 문을 닫거나 해산된 복음주의 또는 기타 개신교 단체는 2021년 이후로 256개이며, 그 중 2022년에만 183개”라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교단체들은 폐쇄된 3,552개의 비정부기구(NGO)에 속해 있었다. 니카라과 인구 중 가톨릭교인은 약 45%로 추산되며, 복음주의 또는 기타 개신교 신자들의 비율도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