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솔루션: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270)] 부모와 갈등하는 아이들
부모와 갈등을 경험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은 부모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한다. 부모는 대개 고분고분 말 잘 듣는 아동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기에 아동이 부모의 말을 거부할 때, 심리적 고통을 경험한다. 하지만 원인을 잘 분석하면,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부모가 아동에게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와 갈등을 경험하는 아동은 소통하지 않으려는 아동, 욕구불만을 가진 아동, 존재의 무시를 경험하는 아동이다. 부모와 갈등을 경험하는 아동은 다음 특징을 갖고 있다.
1. 억압이 작용한 결과
부모와 갈등을 경험하는 아동은 억압의 결과일 수 있다. 부모의 억압은 아동의 행동을 부자연스럽게 할 뿐 아니라 행동의 제한성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억압(repression)은 사전적으로 기(氣)를 펴지 못하도록 인간의 행동이나 자유 등을 강제로 억누르는 것이다. 아동이 어떤 강한 힘에 눌리면 생각이나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못하는 행동은 특성상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고집을 보이게 된다는 시각에서, 정신분석은 억압을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설정했을 것이다.
프로이트(S. Freud) 정신분석에서 억압은 의식에서 고통스럽고 불쾌한 관념과 사고, 그리고 기억을 무의식 속에 가둬 놓으려는 마음의 작용으로 설명된다. 이 작용은 의식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자동적으로 행해진다. 무의식적 억압은 자신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의식적·의지적 억제와 다른 것이다.
억압의 결과와 고통스러운 사고, 그리고 관념은 망각돼 의식 안에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렇지만 그 힘은 없어지지 않고 무의식 안에 남아 인간의 행동을 지배한다.
2. 정서 순환이 정체된 상태
부모와 갈등을 경험하는 아동은 정서 순환이 정체되어 있다. 아동에게 욕구 불만은 정서 순환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이런 것은 인간이 욕구적 존재라는 점에서 이해된다. 이와 관련해 현실치료 창시자 윌리엄 글래서(W. Glasser)는 인간이 욕구적인 존재라는 점을 중요시했다. 글래서에 의하면 인간은 욕구적 존재이며, 행동은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행해진다.
글래서는 인간을 행동하는 존재로 본다. 인간의 행동은 물론 개인의 욕구와 관련되어 일어난다. 그것은 인간이 욕구를 가진 존재이며, 욕구에 의해 행동함을 의미한다. 이 욕구는 행동의 원천이 된다. 특히 인간의 행동은 전술한 대로 외부 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발생되는 합목적적인 것이다.
여기서 글래서는 인간에게 유발되는 정신장애를 모두 욕구불만에 의한 것으로 보았다. 이런 시각에서 부모는 아동이 나름의 욕구를 갖고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물론 아동의 욕구는 부모들에게 합당하게 생각되는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그렇다 해도 아동의 욕구가 어떤 것이든 욕구 충족은 아동의 마음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아동의 욕구는 내면의 깊은 동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이런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고 쌓이면 정서 순환을 막게 된다. 그 결과 아동은 부정적 정서를 표출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야단을 치면, 아동도 남에게 대해 야단을 치게 된다. 이런 현상은 아마 아동의 소꿉장난을 통해 부부 간 문제들이 그대로 노출될 것이다.
3. 원만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
부모가 아동에게 원만하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이다. 이는 부모의 편견이 작용한 결과이다. 부모의 편견으로 아동을 원만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를 상정하는 것이다.
부모의 양육 기준이 높으면, 아동을 향한 요구도 높아진다. 기준과 요구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준과 요구에 들기 어려움을 내포한다. 아주 잘하지 못하면 그 기준과 요구에 부합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기준이 완고한 경우. 아동의 양육에 부모의 편견이 투영되거나 반영되는 경우는 많다. 부모가 아동에게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는 억지로 인해, 아동은 심리를 자유롭게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동은 부모의 과거 상처가 투영되는 뿌리 깊은 경우를 경험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동이 양친이 편애하던 죽은 누이동생과 똑같아서, 첫인상부터 호의를 못 갖는 경우이다. 호의를 못 갖는 아동에 대해 부모와 현실적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다. 가정생활에 방해만 되는 아동으로 생각되거나, 부모의 마음에 따르지 않는 아동으로 생각되는 등 이래저래 불쾌하게 생각된다.
이러면 부모는 아동에게 점차 거리감을 두게 될 것이다. 이런 경우의 부모라면, 자신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반드시 원인이 될만한 조건이 얽혀 있을 것이므로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4. 정리
부모와 갈등을 경험하는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거기에는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
전 한일장신대 교수
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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