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가톨릭교인들이 개신교인들 박해… 교회 불태우고 추방 위협하기도

뉴욕=김유진 기자     |  

▲멕시코의 산 이시드로 아레날 분쟁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오악사카 주정부 장관 헤수스 로메로 로페스(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SEGO 페이스북

▲멕시코의 산 이시드로 아레날 분쟁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오악사카 주정부 장관 헤수스 로메로 로페스(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SEGO 페이스북

이달 초, 멕시코 오악사카주의 한 마을에서 가톨릭교인들이 개신교인들의 토지를 파괴하고 교회 건물을 불태웠 뿐만 아니라 개신교인들을 추방하겠다고 주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오악사카 주정부의 예수스 로메르 로페즈 장관은 8월 20일(이하 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오악사카 북동부의 산후안랄라나 시에 위치한 산 이시드로 아레날 마을의 부족 지도자들이 개신교인들을 추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기독연대(CSW)는 21일, “대부분의 개신교인들이 ​​오악사카 정부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있는 동안, 지역의 부족 가톨릭 신자들이 산 이시드로 아레날의 세로 카혼 지역에서 복음주의자들의 집을 약탈하고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CSW는 “83세의 하반신 마비 환자인 막시미나 콘트레라스 안토니오, 모녀 에스메랄라 안토니오와 크리스티나 에르난데스 등 세 명의 여성이 납치돼 휴대폰을 압수당한 뒤, 트럭에 실려 집에서 몇 시간 떨어진 길가에 버려졌다”고 전했다.

CSW에 따르면, 8월 6일 300명 이상의 마을 가톨릭 신자들이 복음주의자들의 재산을 약탈하고, 카카오와 망고 농장을 파괴했으며, 세로 카혼에 있는 집과 교회 건물을 파괴했다.

8월 16일, 두 명의 목회자 모이세스 사르미엔토 알라베스와 에스드라시 오예다 히메네스는 다른 두 명과 함께 오악사카주 검찰청과의 회의 참석차 이 지역을 방문했다. 알라베스 목사는 부족 주민들을 위해 통역을 맡았고, 나머지 세 명은 박해받는 가족들에게 음식을 전달할 계획이었다.

CSW는 “하지만 예정된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고, 네 명의 남성은 폭도에게 공격당했다. 그들은 옷이 벗겨지고 구타당했으며, 6시간 이상 임의로 구금된 후 읽어볼 기회도 없이 한 문서에 서명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전했다.

이 마을의 개신교인들의 법률 대리인 제랄도 에르난데스 목사는 CSW에 “주 검찰청의 대표가 결국 트럭을 타고 산 이시드로 아레날에 도착했지만, 8월 6일의 공격에 대한 목격자 진술을 받지 않았고, 네 명의 남성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떠났다”고 했다.

CSW는 “(가톨릭교인인) 지역 주민들이 산 이시드로 아레날의 입구를 막아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했다. 결국 그 네 명은 그날 늦게 경찰에 의해 풀려났다”고 전했다.

지역 당국은 권리 옹호자들까지 표적으로 삼았다. 8월 18일, 지역 당국은 조치에 반대하는 종교 자유 옹호가 루시아 안토니오에게 “8일 내에 마을을 떠나도록” 최후 통첩을 내렸다. 앞서 11일, 오악사카의 로마가톨릭 대주교 페드로 바스케스 빌라로보스는 미사에서 개신교인에 대한 주민들의 공격을 강하게 비판했다.

8월 20일, 마을 개신교인들은 주정부 관계자들과 회동 후, 하루에 1,000페소(약 67,000원)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가축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번 공격의 기원은 2023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을 지도부는 1993년 지역사회 협정에 따라 “산 이시드로 아레날에서는 오직 로마 가톨릭만을 허용하는 방침”을 시행했다.

CSW는 “이 조치로 인해, 개신교초교파기독교회(ICIAR)에 속한 13개 가구가 로마가톨릭 활동에 참여하는 등 책임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지도자들이 조장한 위협과 폭력을 겪기 시작했다”며 “한 달 후인 2023년 12월, 세 개의 소수종교인 가구가 지역사회에서 강제로 추방돼 베라크루즈주의 플라야 비센테시로 피신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원주민들은 가톨릭과 토착 신앙 및 의식을 혼합하는데, 이를 따르지 않는 개신교인들에 대한 처벌을 정당화하기 위해 헌법의 ‘관습 및 관행’(Uses and Customs) 조항을 자주 인용한다. 이 조항은 원주민 공동체가 문화적 전통을 실천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산 이시드로 아레날과 같은 지방 당국은 개신교인에 대한 박해를 정당화하는 데 남용하고 있다.

CSW는 “멕시코 헌법은 모든 시민에게 FoRB(종교와 신앙의 자유) 및 기타 인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관습 및 관행’을 따르는 원주민 공동체에서 FoRB 침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연방, 주, 지방 정부 차원에서 멕시코 당국은 이러한 보호를 유지하기 위해 거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종교적 다수가 종교적 통일성을 강요하고 있으며, 이는 자신이 선택한 종교나 신념을 실천하려는 소수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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