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 감염자 70% 15세 미만, 아동 321명 사망
일반 소아 질환과 유사, 2차 세균 감염 위험 “즉각 치료 필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14일 엠폭스(MPOX,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가운데,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치명적인 엠폭스 변종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을 경고했다.
2024년 현재까지 콩고민주공화국(DRC)은 1만 4,901명의 엠폭스 환자가 보고된 가운데 511명이 사망, 지난해 전체 감염자 1만 4,626명과 사망자 654명과 비교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올해도 감염자 중 70%가 15세 미만의 아동이며, 아동 321명이 사망했다. 엠폭스가 빠르게 퍼지면서 병원은 수용 능력을 초과했고, 생후 2주 신생아 감염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WHO의 자료에 따르면 엠폭스의 1세 미만 아동 치사율은 8.6%, 15세 이상 아동 치사율은 2.4%로, 전문가들은 아동의 대규모 감염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글로벌 보건·영양 책임자인 레바티 팔키 박사는 “데이터가 명확하게 보여주듯, 엠폭스로 인한 감염과 사망의 위험이 아동에게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영양실조에 걸린 아동이나 깨끗한 물과 위생에 대한 접근이 제한되고 인구 밀집도가 높은 난민촌의 아동이 더욱 취약하다. 아동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질병 확산을 통제하는 한편, 백신 공급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팔키 박사는 “엠폭스 전염은 학교에서 놀이를 통한 신체적 접촉에 의해 면역체계가 약한 아동에게 발생할 수 있으며, 피부와 피부의 접촉, 공기 중의 접촉, 오염된 침구와 옷, 조리 도구를 통해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엠폭스 증상 중 일부는 수두나 옴 같은 일반 소아 질환과 유사해 인지와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 아동이 더 큰 위험에 놓일 수 있다”며 “엠폭스는 온몸에 열이 나면서 발진이 일어나고 심한 두통과 피로를 일으킨다. 일부 아동은 호흡기 문제가 생기거나, 2차 세균 감염 위험이 높다. 심한 경우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즉각적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엠폭스 확산 이전부터 분쟁, 에볼라,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병원 인력과 의료 물품 부족으로 보건 시스템이 취약해져 700만 명이 이주하는 등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에 놓여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콩고민주공화국 북키부(North Kivu)와 남키부(South Kivu)의 엠폭스 대응을 위해 1만 6,192명을 대상으로 개인보호장비(PPE) 및 물, 위생용품, 보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엠폭스 의심 사례를 식별하고 보고하는 지역 대응 시스템 운영하고 있다. 접경국인 부룬디와도 엠폭스 감염에 대비한 국가적 대응 계획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