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종 지원 SNS 참여’ 때문에 투옥된 이집트 기독교인, ‘단식 투쟁’

뉴욕=김유진 기자     |  

▲압둘바키 사이드 압도.    ⓒ자유수호연맹(ADF)

▲압둘바키 사이드 압도. ⓒ자유수호연맹(ADF)

이집트에서 2년 반 넘게 수감 중인 기독교인이,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구금에 항의하며 단식 투쟁을 선언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예멘 난민 압둘바키 사이드 압도는 8월 7일 그의 가족에게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그는 다섯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미국의 보수 인권 법률단체인 국제자유수호연맹(ADF International)에 따르면, 압도는 “나는 2024년 8월 7일부터 부분적으로 단식을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교도소 내 의료 담당자의 치료를 받기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주 동안 단식을 단계적으로 늘려 결국 완전한 단식에 돌입할 것이다. 단식의 이유는 그들이 나를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체포했기 때문이며, 나는 어떠한 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일조차 없었으나, 구금 기간이 8개월 전에 끝난 나를 석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압도는 예멘에서 박해를 받아 이집트로 피신한 이후, 이집트에서 유엔난민기구(UNHCR)에 망명 신청자로 등록돼  있다.

압도는 다른 기독교인 누르 기르기스와 함께 체포됐다. 두 사람 모두 장기간의 재판 전 구금과 형사 재판 연기를 견뎌 왔으며, 외부와의 접촉이 없는 환경에서 건강이 크게 악화되었다.

국제자유수호연맹의 글로벌 종교 자유 옹호 책임자인 켈시 조르지는 이집트 정부에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압둘바키 사이드 압도의 이 처참한 도움 요청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집트 당국이 그와 누르 기르기스를 부당하고 불법적인 구금에서 석방해야 한다”며 “우리는 두 사람이 풀려나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글로벌 인권 소위원회 의장인 크리스 스미스(뉴저지주·공화) 의원은 이집트 정부의 조치를 “심각하고 끔찍한 인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스미스 의원은 성명에서 “압도의 단식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의 석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 됐다”며 “정부에 압도를 안전한 곳으로 석방하고, 유엔난민기구에 ‘이슬람에서 개종한 기독교인과 신성모독 혐의를 받은 사람들을 포함한, 취약하거나 위험에 처한 신청자들을 보호하고 우선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글로벌크리스천릴리프(Global Christian Relief)에 따르면, 압도는 2021년 12월 15일 영장 없이 구금됐으며, 그의 가족은 2주 이상 그의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는 배교자로 지목됐고, 이후에는 기독교 포교와 이슬람 모독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로 인해 테러 조직에 가담하고 이슬람을 차별했다는 혐의까지 추가됐다.

압도는 건강 악화에도 불구하고 기자시의 지하 감옥에 수감돼 있는 동안 치료를 거부당했으며, 폭행과 협박을 받았다고 이전에 언급했다.

압도의 여정은 2008년 예멘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첫 번째 아내가 방화 공격을 당해 비극적으로 사망한 후 안전상의 위협과 극심한 박해를 겪고, 자녀들과 함께 망명을 위해 이집트로 피신했다. 그러나 이집트의 법률상 공식 문서에서 종교를 변경할 수 없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현재 유엔의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과 종교와 신념의 자유에 관한 특별보고관 등 국제사회는 압도와 기르기스의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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