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교회에 하모니카 연주와 간증 전하고 장학금 전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이효준 장로, 구세군진주교회 방문해 격려

장학재단 설립 돕기 위해 2백만 원 전달
출퇴근길 파지 주워드리고 할머니 전도
전도, 불신자들 입장 생각하며 임해야
하나님 나라 확장과 영혼 구원 위하여

▲이효준 장로가 하모니카 연주를 하고 있다.
▲이효준 장로가 하모니카 연주를 하고 있다.

‘은혜의 모판’인 고향 교회를 잊지 않고 56년 만에 다시 찾아 간증과 함께 장학금을 전달한 한 평신도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는 미래목회포럼(대표 이동규 목사, 이사장 이상대 목사)이 주도하고 있는 ‘명절 고향 교회 방문 캠페인’의 실제 사례이기도 하다.

본지 칼럼니스트인 이효준 은퇴장로(부산 구포교회·73)는 초등학생 시절 믿음 생활을 시작해 고교 졸업 때까지 출석했던 경남 진주시 평거동 구세군진주교회(담임 박은빈 사관)에 지난 7월 21일 방문, 오후 찬양예배에서 ‘하모니카 특송’과 함께 간증을 전했다.

이와 함께 앞선 이날 오전예배에서는 다음 세대를 위한 장학금 2백만 원도 전달했다. 이 장로는 구세군진주교회가 창립 85주년을 맞아 장학재단 설립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장학금을 쾌척했다.

이효준 장로는 “고향 교회인 진주 구세군 영문을 위해 봉사한 게 없어 늘 아쉬워했는데, 조그마한 성의지만 인재를 기르는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생전 처음 하는 간증이라 약간 긴장도 했지만, 남은 생에서 간증 사역을 할 기회를 달라고 지난 몇 년간 드렸던 기도가 응답받게 돼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다시 한 번 그 때를 추억하니 어린 시절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분들을 비롯해, 그때 그 시절 모습이 한 편의 영화처럼 선명하게 지나간다”며 “그 시절 울고 웃으며 정답게 지냈던 추억들이 새삼 그리움으로 젖어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장로는 ‘오늘 집을 나서기 전’, ‘죄짐 맡은 우리 구주’, ‘세상에서 방황할 때’ 등의 하모니카 연주 이후 간증을 시작했다.

이효준 장로는 “출퇴근을 하면서 파지를 줍는 한 할머니를 돕기 위해, 도로에 널부러진 각종 광고지들을 주워서 갖다드리곤 했다. 이왕 할머니를 돕는 김에 전도도 하면 좋겠다 싶어, ‘여태 갖다 드린 파지가 벌써 1만 장이 넘었는데, 이제 교회도 한번 나오시지요!’라고 했다”며 “교회는 죽어도 안 가겠다던 그 할머니께서는 마음을 열어 교회에 가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할머니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교회에 드렸다”고 성공 사례를 전했다.

▲(오른쪽부터) 이효준 장로가 구세군진주교회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효준 장로가 구세군진주교회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예전 다니던 교회에서 전도하던 중 겪은 안타까운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총동원주일을 맞아 준비했던 전도지 2,500장을 다 나눠준 뒤, 전날 마지막 한 장을 누구에게 드릴까 고민하다 마침 교회 건너편 병원이 보였다”며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환자 분께 교회에 올 기회를 드리자는 마음으로 노크하고 입원실 문을 열었더니 환자는 침상에 누워 있었고, 옆에 보호자 몇 분이 앉아 계셨다”고 전했다.

이 장로가 정중히 인사한 뒤 “건너편 교회에 내일 행사가 있어 초대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대뜸 환자는 “나 중이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난 중삼인데요”라고 농담을 하려다 분위기가 심상찮아서 환자에게 다시 부드럽게 ”내일 놀러 오세요“라고 했더니, 다시 ”나 중이란 말이요“라고 큰 소리를 쳤다.

이효준 장로는 눈치 없이 ”중이면 어떻습니까? 여기 계시면 심심하실 텐데 한번 놀러오세요“라고 했더니, 그 환자는 화를 내며 간호사를 호출했다. 옆에 있던 간병인이 ”어제도 그 교회에서 찾아와 ‘나 중이요’ 했더니, 그분들이 ‘사탄아 물러가라’ 외치고 나가버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효준 장로는 “저는 당시 큰 충격에 빠졌다. 전도를 그렇게 해선 안 되지 않나. 중 빼고, 도둑놈 빼고, 뭐 빼고 나면 도대체 누굴 전도 한단 말인가”라며 “울화통이 치밀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한 장 남은 전도지를 병원 앞을 지나가는 분께 드리고 전도를 마무리했다”고 회고했다.

이 장로는 “판단은 하나님께서 하실 일인데, 왜 우리가 먼저 함부로 판단하는가? 전도자들은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교회에서 철저한 교육과 훈련을 먼저 철저히 받아야 한다”며 “이런 전도자들 때문에 오히려 전도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전도는 내가 가졌던 생각이나 마음을 비워내고, 우리가 다가갈 불신자들을 생각하면서 배려와 나눔을 베풀고 그것이 삶에서 저절로 묻어나야 한다”며 “그저 입술로만 ‘예수 믿으세요! 교회에 나오세요!’라고 한들, 요즘 같은 세상에선 오히려 역효과만 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효준 장로는 “전도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변하지 않아 안타깝다. 자기중심적 생각이 아닌, 불신자의 편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며 접근한다면 전도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예수님께서 늘 감사와 긍휼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신 것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그렇게 이웃과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특히 전도는 주님께로 시선을 향해야 닫혀 있는 그들의 마음 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세군진주교회의 과거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구세군진주교회는 6.25 당시 공산당에게 노영수 담임사관이 순교했던 훌륭한 교회다. 구세군의 창립자 윌리엄 부스는 영혼을 구원하는 일이 가장 가치 있고 위대한 사명임을 깨닫고, ‘내가 구원받은 것은 다른 사람을 구원하기 위함’이라고 외쳤다”며 “한 영혼을 구원할 수 있다면 거리에 나가 물구나무를 서서 발로 탬버린을 치는 일이라도 기꺼이 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영혼 구원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이 장로는 “저와 어머니는 옆방 부교님께서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기도를 나가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구세군교회를 출석하기 시작했다”며 “어린 시절 성도님들은 참으로 아름답게 책임과 의무를 성실히 하셨던 하나님의 선민들이셨는데,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성도님들도 모두 그런 선민들 같아 보이신다. 저를 쳐다보시는 얼굴이 천사들 같다”고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간중 후 설교에서 박은빈 사관은 “구세군이 가진 가장 큰 사명이자 목표는 하나님 나라 확장과 영혼 구원이다. 이것이 구세군이 존재하는 목적이자 정체성이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본질”이라며 “구세군 창립 159주년 ‘창립자 주일’을 맞아, 구세군에 대한 바른 인식을 다시 한 번 정립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 한 영혼의 구원을 간절히 원하시는 하나님 뜻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창립자의 정신을 본받아,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구세군 한국군국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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