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역 교회, 오히려 ‘축복의 기회’ 될 수 있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의 진단

초기 단계 대응, 법적 대응, 협상
재개발 지역 교회, 중요한 3가지
전문가들, 제대로 방향 잡아줘야
건축헌금 없이 새 성전 건축 가능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 이봉석 목사. ⓒ이대웅 기자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 이봉석 목사. ⓒ이대웅 기자

최근 정부의 수도권 그린벨트 대규모 해제 발표와 2030 역세권 청년주택 등으로 부동산 이슈가 계속되는 가운데, 재개발 또는 재건축 시 지역 교회들의 대처가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성남 상대원 지역 재개발 사태에서 보듯, 교회가 지역에 잘 뿌리내린 상황에서 성도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교회도 재개발로 자칫 갈 곳이 없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이에 대해 한국교회재개발연구소 소장 이봉석 목사는 “재개발이 전국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교회들의 피해 사례도 접수되고 있다”며 “저는 항상 세 가지를 강조한다. 초기 단계 대응과 법적 대응, 그리고 협상”이라고 밝혔다.

이봉석 목사는 “일부 재개발 지역 교회들은 소위 전문 로펌들과 계약을 해서 일임하지만, 막상 관련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피해가 생기기도 한다”며 “가끔은 너무 안일하게 ‘하나님께서 다 해주실 것’이라며 기도만 하는 경우도 있고, 소위 잘못된 브로커들의 말에 현혹돼 과도한 욕심을 부리다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초기 단계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잘못 대처해 시기를 놓치거나 손을 놓고 있다 때를 놓친 다음 뒤늦게 찾아오실 때가 가장 안타깝다”며 “예를 들어 재개발 지역에서는 사업시행 인가 후 분양 신청을 하게 되는데, 교회가 신청을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합과의 합의서도 잘 써야 한다. 조합에서 잘 해주겠다는 말만 믿고 대충 해선 안 되고, 반드시 법적 효력이 있는 합의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며 “공공개발의 경우도 대처만 잘 하면 실거래가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고 교회를 지을 수 있는 형편이 된다”고 했다.

그는 “강북 지역 한 교회는 분양 신청을 하지 않고 버티다가 힘들어졌다”며 “분양 신청을 하지 않으면, 조합에서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진다. 전문 업체가 함께한다면, 이런 부분들을 설명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국 재개발 지역 교회들이 잘못된 정보와 판단 등으로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을 때, 전문가라면 제대로 코칭해서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잡아줘야 한다”며 “그런 분들이 방관하다 보니 피해는 고스란히 교회가 입게 된다. 합리적 대처만 잘 해도 재개발 지역에서 교회들이 피해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반면 서울 강남 지역 한 교회는 분양 신청 없이 버티겠다고 하길래, 제가 3일간 끈질기게 설득해서 결국 신청을 하게 만들었다”며 “시장 안에 있는 40여 평의 이 교회 보상 감정가가 11억여 원이었는데, 조합에서 48억여 원에 달하는 170평 지하상가를 주기로 했다. 거기에 각종 인테리어 공사와 두 차례 이사 비용, 임시 처소 보증금과 월세까지 제공하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이봉석 목사는 재개발 지역 교회들에게 ①초기 단계 대응 ②법적 대응 ③협상 3가지를 강조한다. ⓒ이대웅 기자

▲이봉석 목사는 재개발 지역 교회들에게 ①초기 단계 대응 ②법적 대응 ③협상 3가지를 강조한다. ⓒ이대웅 기자

이봉석 목사는 “재개발 지역 수용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민간 재개발이든 공공 재개발이든 재건축이든, 오히려 하나님께서 헌 성전을 새 성전으로 바꿔 주실 ‘축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교회는 비영리 시설이라는 이유로 법적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지만, 대처만 잘 하면 성도들의 ‘건축헌금’ 없이도 새 성전이 생기는 보상을 받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코로나19 이후 교회들이 어렵지 않나. 헌금이 줄어들다 보니, 빚이 있는 교회도 늘어나고 있다. 요즘은 건물만 잘 지어 놓으면 몰려오는 시대가 아니지 않나”며 “요즘 그렇게 무리한 건축을 했던 교회 건물들이 경배로 나오고 있다. 재개발 지역에서는 무리하지 않고 건축헌금을 과도하게 걷지도 않고, 형편에 맞게 교회 건물을 새로 지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봉석 목사는 “저는 섬기는 교회가 재개발에 휘말리면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막다른 골목에서 가슴이 타들어가는데, 전문가라는 분들이 내 일처럼 하지 않고 다소 무책임하다고 느꼈다”며 “그래서 사명감을 갖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면서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우리 교회 일처럼 최소한의 비용만 받으며 도와드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 목사는 “이후 좋은 교회에서 두 번이나 청빙이 왔지만, 이 사역에 대한 사명감으로 고사했다. 그렇게 순수한 마음으로 돕다 보니, 마태복음 6장 33절 말씀처럼 ‘이 모든 것’을 더해 주시더라”며 “때로는 힘이 들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난관도 만나지만, 교회들이 세워져 가는 모습들을 보면 보람이 느껴진다. 제가 맡았던 교회들은 다들 싸움 없이 좋은 결과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일을 하다 보니, 재개발 지역 교회 재건축에 대한 많은 네트워크가 생겼다. 재개발 협상이나 소송을 위한 로펌부터 성전 건축에 필요한 설계(야긴)와 감리(한인), 시공, 토목과 건축(사닥다리), 인테리어, 전기, 음향(한국) 등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함께해 주실 완벽한 베테랑 팀을 이루게 됐다. 교회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책임감을 갖고 사명감으로 해 주시는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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