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 집단 아사’ 후… 케냐 대통령, 예방 체계 권고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케냐. ⓒ구글맵

▲케냐. ⓒ구글맵

케냐의 윌리엄 루토(William Ruto) 대통령이 설립한 태스크포스(TF)팀은 현지 일부 교회에서 만연한 컬트와 재정적 약탈 관행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정부에 더 큰 감독권을 부여하는 혼합 규제 체계를 권고했다.

루토 대통령이 제안한 종교사무위원회(Religious Affairs Commission)는 종교단체에 대한 감독을 제공하고, 종교협회와 협력해 자체 규제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루토 대통령은 케냐 남부 해안의 숲에서 굿뉴스 인터내셔널 교회의 신도들로 추정되는 시신 400구가 묻힌 집단 매장지가 발견된 이후 지난 2023년 5월 TF팀을 구성했다.

해당 단체의 창시자 폴 매켄지와 지도부는 수백 명의 사람들을 세뇌해, 종말을 피하고 ‘예수를 만나는’ 수단으로 금식을 강요했다. 발굴된 대부분의 시신은 여성과 어린이였으며, 매켄지는 이들이 남성보다 먼저 저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검 결과 많은 희생자들이 굶어 죽었고, 일부는 목졸림 등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에 걸친 조사 과정 끝에 매켄지와 다른 94명은 체포된 지 7개월 만에 테러, 살인, 고문 혐의로 마침내 기소됐다.

무타바 무시미(Mutava Musyimi) 목사가 의장을 맡은 TF팀은 2024년 7월 30일 대통령 앞으로 제출한 보고서에서 “종교단체의 고유한 요구에 맞는 명확한 법적 틀이 부족하고, 종교적으로 간주될 수 있는 범죄에 대한 법률이 불분명하며, 착취적 이념을 전파하는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대한 감독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종교단체에 대한 특별법 초안 작성 및 제정을 권고하며, 적절한 법인, 등록 요건, 종교의 모습을 빌려 저지른 범죄·위법 행위에 대한 명확성을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무시비 목사는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제출한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제안된 종교사무위원회에 케냐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케냐복음협회(EAK)와 같은 종교협회 회원이 함께 ‘기관의 감독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가짜 목사와 교회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부의 체계와 정보’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9인 위원회를 제안하는데, 그 중 5명은 종교계 출신이며 집행 및 정보 담당자와 같은 정부 대표도 포함될 것이다. 이제 종교단체가 역량과 능숙함을 갖춘 기관에 의해 심사를 받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고 덧붙였다.

TF팀은 또한 케냐 정보통신법(KICA)을 개정해 종교와 관련된 언론 보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종교적 극단주의를 다루기 위한 기초 교육 커리큘럼을 개발할 것도 권고했다.

보고서는 “권고 사항은 헌법에서 보호하는 공공 이익과, 안전 복지의 보존과, 이 같은 자유의 향유를 균형 있게 유지하며 종교와 결사의 기본적인 자유권 행사를 보호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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