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소리, 부르키나파소 난민 성도 2,713 가정에 모국어 성경 전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무슬림 극단주의자들 공격 등으로 인해 난민 200만 상회

“우리가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됐을 때, 현지 형제·자매와 이 선물을 통해 다시 일어섰다.”

부르키나파소 북중부 출신 기독교인 잘리사(Zalissa)는 이슬람 성전주의자가 마을을 공격했을 때 목숨을 건지기 위해 가족과 함께 도망쳐 나온 난민이다. 잘리사와 그녀의 가족을 비롯한 복음주의 기독교인 2,713 가정은 각각 자신들의 모국어로 된 성경 두 권을 선물 받았다.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을 피해 어쩔 수 없이 집에서 피신한 뒤, 성경을 받은 잘리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가족들.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을 피해 어쩔 수 없이 집에서 피신한 뒤, 성경을 받은 잘리사(왼쪽에서 두 번째)와 가족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 VOM)는 동역 기관인 폴란드순교자의소리(폴란드 VOM)와 협력해 모레(Moore), 굴만세마(Gourmachema),디울라(Diula), 풀풀데(Fulflude) 방언으로 된 성경을 이들에게 제공했다. 두 단체는 세계에서 가장 방치된 난민 그룹 중 하나인 부르키나파소의 소수 복음주의 기독교 난민을 돌보기 위해 현지 교회와 협력해 왔다.

한국 VOM의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부르키나파소의 기독교인은 총인구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데도,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에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녀에 따르면, 2023년 이후 기독교인 수천 명이 집을 떠나 피신해야 했고, 많은 이들이 공격당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부르키나파소 정부 기관인 ‘국가 비상 구호 및 재건 협의회(National Emergency Relief and Rehabilitation Council, CONASUR)’에 따르면, 부르키나파소의 난민 총 수는 현재 200만 명을 상회하며, 1주일 만에 30만 명 이상의 국민이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다.  

유엔은 부르키나파소 인구의 20%가 인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추정했으며, 국제단체들이 식량, 식수,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동원됐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가 섬기는 한국 VOM은 폴란드 VOM 및 부르키나파소 현지 교회와 협력해,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간과됐던 일, 즉 각 가정에 성경을 배포하는 사역에 집중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극심한 박해가 일어나는 동안 많은 기독교 가정이 가장 귀중한 가보, 즉 가족 성경을 잃었다. 잘리사 같은 기독교인들은 성경이 없으면 자신들이 겪고 있는 박해와 어려움을 이해하기 어렵다. 잘리사가 한국 VOM에 말했듯이, 그들은 핍박을 피해 집에서 도망쳤을 때 믿음이 약해졌으나, 성경을 받고 지역 교회의 환대를 받으며 힘을 얻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난민이 된 사람들 가운데 부르키나파소 북중부 탐신에서 피난처를 찾은 한 가족의 어머니 파티마타(Fatimata)처럼 성경을 처음 받은 기독교인도 있었다는 점을 주목한다.

▲탐신에서 도피처를 찾은 뒤에 성경을 받은 파티마타(왼쪽에서 세 번째)와 가족들.

▲탐신에서 도피처를 찾은 뒤에 성경을 받은 파티마타(왼쪽에서 세 번째)와 가족들.

그녀는 “우리는 몇 년 동안 성경을 공급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지만, 성경을 구입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성경을 보내 주신 유럽과 아시아 및 미국의 후원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쁘다.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인들이 성경을 받은 것은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구원받지 못한 이웃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이다. 기독교인 난민들이 직접 성경을 요청했기 때문에 이 사역을 하기로 결정하게 됐다”며 “부르키나파소 기독교인들은 당연히 하나님 말씀을 귀하게 여긴다. 이슬람 성전주의자들에게 계속 추적당해도, 이 성도들은 자신의 안전에 집중하기보다 하나님 말씀을 전파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한국 VOM은 전 세계 주요 갈등 지역에 성경을 배포하는 것을 핵심 사역이자 가장 중요한 책임으로 여기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우리는 선교단체가 아니라 핍박과 억압의 현장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의 동역자다. 전쟁 같은 큰 갈등으로 위협받는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하나님께 돌아오고 성경에 마음을 연다. 어떤 선교단체들은 단체와 연결된 사람들을 대피시키거나 단체 소속 선교사들에게 조심하라고 촉구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지 기독교인들은 갈 곳도 숨을 곳도 없다. 일자리를 찾아야 하고, 가족에게 음식을 제공해야 하고, 교회에 모여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은 이러한 평범한 현지 기독교인들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이웃에게 성경을 나눠줄 수 있는 특별한 담대함을 주시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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