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 염색체의 남성 선수가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부 경기에 출전해 논란이다.
알제리에서 온 이마네 칼리프(26)는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보유한 선수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검사에서 불합격해 실격당한 바 있다. 국제복싱협회(IBA) 처분이었다. 당시 우마르 클레믈레프 IBA 회장은 “칼리프와 린위팅은 XY염색체를 갖고 있다”며 남성 염색체를 가진 선수는 여자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칼리프 선수와 또 다른 남성 린위팅(29·대만) 두 선수의 여성 경기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는 궤변과 함께, 두 선수의 여자 복싱 경기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칼리프의 상대 선수인 이탈리아 여자 복싱 대표 안젤라 카리니(26·오른쪽) 선수는 1일(현지시각)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급 16강에서 피를 흘리며 46초 만에 기권을 선언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카리니 선수는 경기 중 코에 심한 통증을 느껴 경기를 포기한 후 눈물을 흘리며 쓰러졌다. 칼리프 선수의 첫 펀치는 카리니 선수의 헤드기어 턱 스트랩이 벗겨질 정도였고, 두 번째 펀치는 뺨을 향했다. 카리니 선수의 반바지엔 피가 흘렀다.
기권한 카리니 선수는 링 위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고, 칼리프 선수와 악수하기를 거절했다.
칼리프 선수는 오는 4일 대회 8강전에 나선다. 상대는 미정이다. 칼리프 선수와 함께 남성 염색체를 가진 대만의 링위팅 선수는 복싱 57㎏급에 출전한다.
이 같은 남성선수 출전에 전 세계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안드레아 아보디 이탈리아 체육부 장관은 “스포츠 최고 무대인 올림픽에서 선수 안전은 물론이며 공정한 경쟁에 대한 존중이 보장돼야 하는데, 카리니는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2일 자신의 SNS에 칼리프와 카리니의 경기 영상을 올리며 “나는 남성을 여성 스포츠에서 배제한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IOC와 대회 주최측은 “이전 올림픽 복싱 규정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성별과 나이는 여권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해명했다.
한편 남성 염색체를 가진 선수가 트렌스젠더임을 주장하며 여성 스포츠 경기에 출전하는 문제는 해외를 넘어 국내에서도 논란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남성 염색체를 가진 나화린 씨가 강원도민체전 여성 사이클 경기에 출전해 논란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