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회개와 상생 위한 예배’ 개최
120년 앞두고 회개로 새 출발
전국 교회 회개 운동 동참 요청
한국교회, 초기엔 매력 잘 발휘
지금 메시지도 차별점도 없어
회개는 생소, 사중복음은 무시
다른 교단들과 다를 바 없어져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류승동 목사) 제118년차 총회가 ‘회개와 상생’을 기치로 출범했다.
6월 2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열린 ‘회개와 상생을 위한 예배’는 초대교회 예전에 따른 예배와 성례전 등을 진행하고 회개기도를 함께했다.
예배에는 118년차 총회 임원들을 비롯해 총회 실행위원, 항존위원과 의회부서 소위원, 운영위원, 파송이사, 전 총회장과 부총회장, 서울신대 이사와 총장, 보직교수, 평신도기관 임원, 총회본부 국·과장·팀장, 그리고 함께 기도하기를 원하는 성결가족 등 교단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기도성회는 류승동 총회장이 취임사에서 개최를 예고한 바 있다. 당시 류 총회장은 “제118년차 총회를 ‘회개’로 시작하고자 한다”며 “우리 욕심과 자만과 어리석음으로 교단이 분열되고 분쟁이 끊이지 않았음을 고백하고, 내가 먼저 돌이키기를, 서로를 손가락질하던 그 손을 모아 잡고 함께 기도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류승동 총회장은 “회개기도성회’를 통해 120년을 맞이할 우리 성결교회가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출발하는 회개의 날로 삼고자 한다”며 “대의원과 교단 지도자, 담임목사님과 장로님, 성도 여러분, 함께 기도하자. 이날을 기점으로 전국 교회가 회개 운동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먼저 말씀과 기도 중심의 ‘회개 예전’은 부총회장 안성우 목사 집례로 총회장 류승동 목사의 ‘예배 기원’ 후 인천동지방회 목사중창단이 ‘임재’, ‘예수 우리 왕이여’ 등 6곡의 ‘경배와 찬양’을 인도했고, 부총회장 노성배 장로가 ‘고백의 기도’를 대표로 낭독했다. ‘자비송’과 ‘침묵의 기도’, ‘용서의 확신’과 ‘소영광송’, ‘감화기도’와 서기 양종원 목사의 성경봉독, ‘화답송’ 등이 진행됐다.
이후 ‘회개와 회복: 성결의 매력을 회복할 때(시 42:3)’라는 제목으로 전 총회장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가 설교를 전했다. 그는 “총회가 새로 출발하면 보통 축하식을 하는데, 이번에는 회개 기도회를 열게 됐다. 총회장님의 행보가 묵직하다”며 “그동안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살펴보자는 뜻으로 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익 목사는 “세상을 보면서 하나님의 뜻을 인간의 잣대나 경제적 지표로 해석하려 해선 안 된다. 하나님의 뜻은 너무 크고 원대하기 때문에, 흘러가는 것이 잘 보이지도 않고 느낄 수도 없기 때문”이라며 “하나님께서 운영하시는 문명의 흐름은 느낄 수 없는 순간 펼쳐지고 구현되고 움직인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개인이든 사회든 국가든, 매력과 흡인력이 있으면 모여든다. 사람들은 제대로 방향이 잡히면, 목숨 걸고 그 길로 걸어간다. 탈북민들이 목숨 걸고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라며 “교회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교회도 매력을 회복해야 한다. 3.1절 당시 기독교인은 30만 명에 불과했지만, 그들이 일본에 대항하고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자유를 외쳤다. 그때 가장 놀란 사람들이 일제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때 더 놀란 것이 우리 민족이었다. 희망 없이 눌려서 허탈하게 살고 있었는데, 얼마 안 되는 기독교인들이 용기 있게 일본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과 꿈을 갖게 됐다. 한국교회는 그때 유감없이, 200-300% 매력을 발휘했다”며 “1970-80년대까지도 기독교에는 매력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썰물처럼 교회를 빠져나가고 있다. 더 이상 교회가 주는 메시지가 없고 차별화된 내용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보이지 말아야 할 부정적 모습만 보여주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개탄했다.
이정익 목사는 “기독교의 매력은 무엇일까? 바로 성결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성결을 잃고 사회집단과 별 차이가 없어졌다. 성결도, 경건도, 종교성도, 사회에 주는 메시지도 없어졌다. 그러니 세상에서 버림받게 된 것”이라며 “세상은 교회를 향해 종교성을, 경건을, 성결을 요구한다. 너희만큼은 성결해야 하고, 너희만큼은 달라야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고 이야기했다.
이 목사는 “우리 교단에서도 회개는 생소한 단어가 됐고, 사중복음은 대놓고 무시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교단은 다른 교단들과 다를 바 없어졌다. 총회에서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교회들마다 갈등으로 진통을 겪는다. 특성도, 매력도, 차별화도, 정체성도 없어졌다”며 “지금 우리 교단이 시급하게 회복해야 할 것은 포스트 코로나 대책과 프로그램이 아니라, 말라버린 눈물과 묻혀버린 회개다. 성결성이 회복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설교 후 기도가 이어졌고, ‘응답의 찬양’과 ‘신앙의 확인’, 주기도송과 평화의 인사에 이어 하도균 교수(서울신대)가 ‘용서의 복음(마 18:21-22)’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인도했다.
하도균 교수는 “복음의 핵심은 십자가와 부활이고, 십자가는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용서다. 그러므로 복음의 핵심은 용서로, 이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반드시 실천하고 살아야 할 핵심 진리”라며 “용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용서하셨다는 것은, 우리가 죄인 곧 하나님께 가해자라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하 교수는 “용서가 일어나려면, 먼저 가해자가 피해자를 향해 뉘우치고 회개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는 그를 용납해야 한다. 용서의 결실은 화해이고, 화해가 있는 곳에 회복과 은혜, 상생이 있다”며 “한국교회의 부흥은 언제나 회개운동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우리 힘과 능력으로 회개해서 하나님과 화해하고 상생하기는 어렵다. 성령께서 역사하시고 조명해 주셔야 한다. 한국교회 가운데 이런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북소리와 함께 회개와 상생 기도회가 시작됐다. 인천동지방회 목사중창단과 함께한 백병돈 목사 인도로 찬송과 함께 회개기도와 상생기도, 도약기도 등이 차례로 이어졌다. 118년차 총회 임원들은 전 총회장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안수기도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성찬을 중심으로 한 ‘상생 예전’이 진행됐다. 총회장 류승동 목사 인도로 봉헌과 봉헌기도, 식탁으로 초대 후 대감사기도, 성만찬 참여, 성찬 후 기도, 찬송과 파송 기원 등이 차례로 이어졌다.
이날 예식은 전 총회장 이신웅 목사(신길교회 원로)의 축도, 폐회찬송과 총무 문창국 목사의 광고로 마무리됐다. 점심식사 후에는 총회 실행위원회가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