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지키지 않는 한국교회… ‘공범’ 되고 싶지 않았다”

송경호 기자  7twins@naver.com   |  

한국교회법연구원 창립 20주년 맞아 김영훈 원장 소회 전해

“20년 전보다 성경·교회·국가법 오히려 안 지켜
연구원 존재 자괴감 들기도 하지만 사명 다할 것”

▲원장 김영훈 박사는 “교회법을 연구한다는 것은 기독교에서 의미와 존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자괴감이 들 때도 많다”면서도 “하나님의 주권과 절대권을 믿으며, 목숨을 허락하시는 한 맡기신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호 기자

▲원장 김영훈 박사는 “교회법을 연구한다는 것은 기독교에서 의미와 존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자괴감이 들 때도 많다”면서도 “하나님의 주권과 절대권을 믿으며, 목숨을 허락하시는 한 맡기신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호 기자

성경과 교회법·국가법을 연구하며 교회 내 분쟁을 조정하고 한국교회의 건강한 본질 회복에 힘써 온 한국교회법연구원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올해로 90세인 원장 김영훈 박사는 “목숨이 허락되는 한 소명을 다할 것”이라며 소회를 전했다.

1935년생인 김 박사는 서울대 법과대학, 서울대 행정대학원, 건국대 대학원에서 법과 행정을 전공한 뒤 숭실대 법과대학장·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예장 통합총회 재판국장, 서울대 기독교동문회장, 한국공법학회장 등을 역임하며 이 연구원을 이끌어 왔다.

연구원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20일 서울시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에 대한 갈망’을 주제로 한 교회법세미나를 개최했다.

김 박사는 “2004년 작은 시작이 벌써 20년이 됐다. 대학교수를 은퇴하고 총회 재판국장을 맡는 동안 많은 분들이 연구원의 필요성을 말씀하셨다”며 “굴곡이 많았지만 지금까지 연구원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20년 전보다 기독교계가 하나님의 법이나 국가의 법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많아졌다. 교회법을 연구한다는 것은 기독교에서 의미와 존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자괴감이 들 때도 많다”며 “하지만 하나님 앞에서 ‘공범이 될 수는 없지 않는가’라는 마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초등학생이 여교사를 성희롱하는, 교육이 무너진 시대다. 한국사회의 심각한 현실은 부모와 나라의 책임을 넘어 한국교회의 타락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책임은 저에게도 있다”며 “기업이 R&D·연구에 투자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는 것처럼 교회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주권과 절대권을 믿으며, 목숨을 허락하시는 한 맡기신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 집행자들이 자신에게는 특권 부여”

▲박욱주 박사(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연구교수)가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와 올바른 국가 및 교회’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박욱주 박사(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연구교수)가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와 올바른 국가 및 교회’를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는 박욱주 박사(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연구교수)와 김영회 박사(한국교육컨설팅연구소 고문, 교육공학박사, 신촌교회 은퇴장로)가 각각 발제했다.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와 올바른 국가 및 교회’를 발제한 박욱주 박사는 “하나님의 주권 통치는 하나님께서 그분 자신의 사역을 위해, 특히 인류를 자녀 삼으시는 은혜의 사역을 위해 본래 가지고 계셨던 무한한 자유와 권능을 스스로 제한하시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했다.

이어 “복음을 통해 전모가 드러난 온전한 율법은 하나님께서도 임의로 월권하지 않으시는 영원한 약속, 계명, 법도를 전하고 있다”며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가 이 땅에 실현되기 위해서는 세속의 주권 혹은 교회의 치리 권한을 가진 이들 스스로가 각 영역에서의 법을 준수해야 한다. 이것이 하나님의 신실하신 성품을 근간으로 세워진 권세자의 기본적 자격”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의 다양한 치리제도, 인류 역사에 등장한 여러 정치 체제 모두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를 온전히 구현하는 데 실패한 경험을 토대로 마련된 보완책이었을 따름이다. 결국 어떤 확정된 권력구조 양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가 온전하게 이뤄지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를 훼방하는 핵심 요인은 당연하게도 법을 집행하고 적용하는 자가 자신에 대해서만큼은 특권을 부여하고 법을 어기는 데 있다”며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 한 어떠한 치리방식이나 권력구조도 하나님의 공의를 이 땅에 펼쳐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회 박사가 ‘성경인물의 DISC(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 행동고찰’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김영회 박사가 ‘성경인물의 DISC(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 행동고찰’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송경호 기자

김영회 박사는 ‘성경인물의 DISC(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 행동고찰’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신약성경에 나타난 대표적 주도형 사도바울, 사교형 베드로, 구약의 대표적 인물 안정형 아브라함, 신중형 모세의 행동 경향과 특징을 분석했다.

또 신앙생활에서의 DISC 행동 유형별 리더십 스타일, 스트레스 표출, 헌신 스타일, 목회 중점 경향 등을 파악하며 이러한 행동 특성을 이해해 성도들을 대하고 부교역자들과 동역해나간다면 보다 활기찬 교회공동체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앞서 1부 예배에서 설교한 김순권 목사(증경총회장)는 교회의 바람직한 지도자의 리더십으로 ‘외유내강’, ‘화해지향’, ‘민주지향’, ‘스펀지형’, ‘사랑으로 이끄는 리더십’, ‘검사형보다 변호사형 지도력’을 제안했다.

▲한국교회법연구원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20일 서울시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에 대한 갈망’을 주제로 한 교회법세미나를 개최했다. ⓒ송경호 기자

▲한국교회법연구원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20일 서울시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하나님의 주권적 통치에 대한 갈망’을 주제로 한 교회법세미나를 개최했다. ⓒ송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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