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저 자살 시도한 거 아직 엄마는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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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33] 꼰대와 소통

말씀은 절대 타협할 수 없지만
꼰대 경계선 넘지 않으려 노력
혼내기보다 공감으로 문 열길
진심으로 공감하면 따라올 것

▲ⓒ유튜브 캡처

▲ⓒ유튜브 캡처
당신은 ‘꼰대’가 무슨 뜻인지 아는가? 원래 ‘꼰대’는 아버지, 교사 등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켜 청소년끼리 쓰는 은어였다. 그런데 지금은 ‘꼰대’가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 오히려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요즘 ‘꼰대’의 뜻은 자신의 사고방식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나이 많은 사람을 가리킨다. 즉 나이 많고 계급 높은 사람이 자기 경험을 일반화해서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며 남을 가르치려 할 때 ‘꼰대’라 불린다.

필자가 ‘꼰대’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청소년 사역을 하다 보면 ‘꼰대’의 선을 왔다갔다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려 하다 보면,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기만 할 수 있지 않다. 때로는 회개를 외쳐야 할 때가 있고, 또 듣기 싫은 소리도 해야 할 때가 있다.

즉 말씀에 있어서만큼은 절대로 타협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거기서 조금 더 과하게 말하게 되면 ‘꼰대’의 경계선을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꼰대’의 경계선을 넘어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요즘 어른들은 청소년과 소통하는 것이 참 어렵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가르치려고 하면 ‘꼰대’ 소리를 듣는데, 그렇다고 철없는 아이들의 말에 모두 동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러 모로 답답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청소년과 어떻게 잘 소통할 수 있을까?

몇 년 전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그 전화는 고등부에 속해 있는 한 남학생의 어머니셨다. 어머니께서 우시면서 필자에게 하소연을 했다.

“목사님, 제가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는데 제 아들이 집에서 술에 취한 채 자고 있습니다. 너무 속상합니다. 목사님…, 흑흑흑.”

어머니는 전화를 하면서, 아들 때문에 속이 상하셨는지 펑펑 우셨다. 필자는 어머니를 진정시켜 드리고, 소주를 마신 남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필자는 남학생과 약속 시간을 잡고 남학생 집으로 차를 타고 갔다.

시간이 흘러 잠시 뒤 남학생 집에 도착했다. 그 남학생은 집 앞에 나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그 남학생을 차에 태우면서 제일 처음으로 했던 말이 있는데 그 말이 뭐였을까?

“이 녀석아! 어머니한테 걸릴 거면 다른 데서 술 마시지. 속은 좀 괜찮냐?”

필자는 그 남학생에게 하소연하듯 말할 수도 있었고, 화를 내면서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필자가 그렇게 말하면 그 남학생 마음이 완전히 닫혀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남학생은 필자에게 혼이 날 줄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공감을 받으니 마음 문을 열고 자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남학생에게는 아무에게도 말 못할 가정사가 있었는데,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그 남학생은 무척이나 큰 상처를 받았는데, 평소에는 괜찮다가 가끔 어릴 때 받은 충격과 상처가 생각나서 미쳐버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남학생은 속이 너무 상해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소주를 사 와서 마셨다고 했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그리고 필자는 더욱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목사님, 저 아직 엄마한테 말씀드리지 못한 게 있는데요. 그때 부모님 이혼하시고 시간이 지나도 너무 힘들어서 초등학교 때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아직 엄마는 제가 자살 시도 했다는 것을 모르세요.

만약 제가 자살 시도를 했다고 하면 엄마가 충격받으실 것 같아서 아직 엄마한테는 비밀로 하고 있어요. 어릴 때 받았던 그 상처 때문에 마음이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소주를 마셨어요. 목사님, 제 마음은 누가 위로해 주나요?”

필자는 그 남학생 말을 듣고, 공감하며 위로해 주었다. 그러면서 어릴 적에 힘들었지만,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필자의 아픔과 상처들을 말해주었다. 그 이후 그 학생과 필자는 이전보다 더 끈끈한 사이가 되었다. 서로를 더욱 신뢰하게 된 것이다.

필자는 그 남학생에게 “나 때는 말이야” 라고 말할 수 있었다. 아니면 “정신차려! 어머니 고생하시잖아”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필자가 택한 첫 번째 말은 “어쩌다 들켰어? 안 들키게 마시지, 네가 많이 힘들었겠네”라고 위로했다. 이 말에 그 남학생도 마음이 열린 것이다.

이토록 공감이 중요하다. 공감할 때 아이들이 변화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우리가 아이들 마음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직접 돈을 써가면서 비싼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거를 사준다. 볼링장에 가서 볼링도 친다. 영화도 보여준다. 공과 공부 시간에는 열정을 다해 말씀을 가르친다.

아이들이 예수님을 믿고 변화되길 원하는 마음에, 내 시간과 물질을 아낌없이 투자한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쉽게 마음 문을 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공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청소년 사역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여러 교회에서 많은 교사들을 봐 왔다.

그런데 참 안타까운 것은 아이들을 진심으로 공감하는 교사를 많이 찾을 수 없었다. 아예 공감하는 것 자체를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

그렇다면 왜 어른들은 청소년들에게 잘 공감하지 못할까? 필자는 그 이유를 어른들이 살아온 시대가 지금 아이들이 살아가는 시대와 너무 달랐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어른들은 청소년 시절 어땠을까? 공감이 웬말인가, 어른 말이면 무조건 따라야 했다.

학교 선생님이 하라고 하면 무조건 순종해야 했다. 반항이라는 것은 생각도 못 하던 시대를 살아왔다. 교사들이 아이들과 공감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금껏 공감을 받아 본 적도 없고, 어떻게 공감해야 하는지 배우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확신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필자도 그런 시대를 살아왔고, 필자도 한때 아이들에게 전혀 공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솔직히 공감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그래서 많이 헤매고 어려움도 겪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가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공감하는지를 배운다면, 잘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청소년을 어떻게 공감해야 할까? 지금부터 함께 알아가 보자.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맥 목사.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맥 목사.
김맥 목사

초량교회 교구담당 및 고등부 담당 주일학교 디렉터
청소년 매일성경 집필자

저서 <얘들아! 하나님 감성이 뭔지 아니?>
<하나님! 저도 쓰임 받을 수 있나요?>
<교사는 공감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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