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엔 의대생·전공의 불이익 없는 대승적 수습 촉구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이 의료계가 오는 18일 총궐기대회를 예고한 것에 대해 “명분 없는 의료파업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한교연은 14일 논평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데 전념해야 할 의사들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과 이유라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환자를 볼모로 한 의사답지 않은 위험한 투쟁 방식을 접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 의사다운 면모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기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중단을 요구하는 의사들의 주장이 비합리적일 뿐 아니라 받아들일 수도, 받아들여서도 안 되는 억지”라며 “법원이 (가처분)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의사의 권익 침해보다 국민의 공공복리가 우선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의사들의 요구에 굴복해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는 의대 증원 계획을 중단, 철회한다면 국민이 정부를 심판하게 될 것”이라며 “최소한 법원의 판결이 났으면 이를 존중하고 본업인 환자를 돌보는 일에 전념하는 자세를 보여야 국민도 정부도 의사들의 진심어린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의사도 하나의 직업인이다. 따라서 이익을 무조건 포기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위급한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물건을 만들고 파는 노동자와는 엄연히 다르다. 환자와 환자 가족이 의사를 선생님, 또는 교수님으로 호칭하는 것은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온전히 맡긴다는 무한 신뢰와 존경의 의미가 내포돼 있음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별히 기독인 의사들에게 호소한다. 여러분들은 하나님이 주신 지혜와 인술이라는 특별한 달란트를 받은 분들”이라며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받은 국민 건강과 생명 지킴이의 사명을 직업군의 집단 이익을 위한 명분없는 투쟁에 휩쓸려 헛되이 낭비하지 말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정부를 향해선 “의료계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과감한 정책 지원으로 해소해 나감으로써 그간 의료계와의 갈등관계를 대승적 차원에서 수습하는 데 만전을 기해줄 것과 특히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법적 불이익을 받지 않고 의료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명분없는 의료파업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오라”
의사협회가 정부에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중단을 요구하며 18일 전면 휴진하고 총궐기대회를 한다고 발표했다. 서울대 의대 교수 비대위는 17일부터 응급실·중환자실 등을 제외한 수술과 외래 진료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환자를 치료하는 데 전념해야 할 의사들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과 이유라도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따라서 환자를 볼모로 한 의사답지 않은 위험한 투쟁 방식을 접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 의사다운 면모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기 바란다.
의사단체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내년도 의대 증원의 중단이다. 의대 증원이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국민 건강을 위협하게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의사 태부족으로 응급실을 뺑뺑이 돌다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특히 지방 의료가 붕괴하는 현실에서 이런 주장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근거가 없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정부의 의대 증원 중단을 요구하는 의사들의 주장이 비합리적일 뿐 아니라 받아들일 수도, 받아들여서도 안 되는 억지라고 판단한다. 이는 의사들 스스로가 더 잘 알 것이다. 의대생과 의료계가 법원에 의대 증원 추진을 중단시켜 달라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각하 또는 기각 결정이 났다. 법원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의사의 권익 침해보다 국민의 공공복리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의사단체는 18일 전면 휴진하고 의대생을 지도하는 의대 교수들까지 진료 중단을 선언했다. 진정 의사이길 포기하고 국민 생명을 담보로 위험한 거래를 하자는 것인가. 이미 정원을 확정하고 입시요강까지 발표했는데 이를 뒤돌리라는 것은 최고의 지성 집단인 의사들답지 않은 행동이다.
만약 정부가 의사들의 요구에 굴복해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는 의대 증원 계획을 중단, 철회한다면 국민이 정부를 심판하게 될 것이다. 최소한 법원의 판결이 났으면 이를 존중하고 본업인 환자를 돌보는 일에 전념하는 자세를 보여야 국민도 정부도 의사들의 진심어린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겠나.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다행스럽게도 전국 분만 병·의원 140여 곳은 의협이 전면 휴진을 선언한 18일에도 정상 진료한다고 한다. 또 전국의 130개 아동병원도 어린이 환자를 볼보는 일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정부의 낮은 수가 정책 등으로 전공의들조차 기피하는 진료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환자를 우선하겠다는 의사들에의 헌신적인 자세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의사도 하나의 직업인이다. 따라서 이익을 무조건 포기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위급한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물건을 만들고 파는 노동자와는 엄연히 다르다. 환자와 환자 가족이 의사를 선생님, 또는 교수님으로 호칭하는 것은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온전히 맡긴다는 무한 신뢰와 존경의 의미가 내포돼 있음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의사들이 진료 거부와 파업에 준하는 집단행동은 이런 의사들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가슴에 씻을 수 없는 상처로 각인될 것이다. 의사들이 신뢰를 잃으면 누가 내 건강과 생명을 대한민국 의사의 손에 맡기려고 하겠나.
전국의 의사 선생님들에게 요청한다. 의료 현장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나 그렇다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내팽개치고 환자 곁을 떠나는 것은 더 큰 불행으로 돌아올 것이다. 진정 의사로서 쌓아온 그 모든 노력과 수고를 수포로 돌리고 국민적 신뢰마저 잃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환자 곁을 떠나는 일만은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별히 기독인 의사들에게 호소한다. 여러분들은 하나님이 주신 지혜와 인술이라는 특별한 달란트를 받은 분들이다. 하나님이 여러분을 의사로 세운 이유와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병든 자, 장애인을 불러 치유의 손길을 베푸신 그 길에 여러분을 동역자로 세우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그러므로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받은 국민 건강과 생명 지킴이의 사명을 직업군의 집단 이익을 위한 명분없는 투쟁에 휩쓸려 헛되이 낭비하지 말기를 당부드린다.
끝으로 정부는 의료계가 처한 어려운 현실을 과감한 정책 지원으로 해소해 나감으로써 그간 의료계와의 갈등관계를 대승적 차원에서 수습하는 데 만전을 기해줄 것과 특히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법적 불이익을 받지 않고 의료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요청한다.
2024.6.14.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