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곰탕 한 그릇’에 담긴 하나님의 섭리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두 마리 토끼 잡은 美 김유봉 장로

옥합을 깨어 세 개의 별을 따다
1. 기회의 땅 미국 비자 받은 것
2. 신앙 이끌어준 배우자 만남
3. 교회에서 장로 직분 받은 것

뉴욕곰탕 이야기
김유봉 | 수엔터테인먼트 | 288쪽 | 15,000원

“누구나 인생의 성공을 추구한다. 그런데 진정한 성공은 사실 물질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의 삶 전반이 은혜와 기쁨, 사랑으로 충만할 때 얻어지는 만족이 물질 소유를 훨씬 더 능가한다. 그런 면에서 나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행복한 사람이었다.”

‘맨주먹으로 코리안 드림을 이룬 맨해튼 32번가의 기적’의 주인공 김유봉 장로가 간증집 <뉴욕곰탕 이야기>를 최근 출간했다. 책에서 저자는 김유봉 장로의 성공 비결과 신앙 여정 등을 공개했다.

저자 김유봉 장로는 20년 전인 2004년 ‘한국기독교 성령의 사람 100인’에 선정될 정도로 모범적인 장로이다. 그의 헌신은 교회를 건강하게 하고 부흥시키기 충분했다.

뉴욕 교포 사회에서는 저자 김유봉 장로의 이름 앞에 ‘뉴욕 곰탕 사장님’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김 장로는 1979년 단돈 160달러를 손에 들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갖은 고생을 거치며 2013년까지 34년 동안 뉴욕 27번가와 32번가에서 곰탕 가게를 운영해온 입지전적 인물이다.

“거므스름한 뚝배기 안에서 희멀건 국물이 부글부글 끓는 곰탕이 탁자 위에 올라온다. 밥 한 공기를 그릇 채로 말아 넣고 기호에 맞게 소금과 파, 깍두기 국물을 넣어 호호 불어가며 먹기 시작한다. 잘 식지 않는 뚝배기의 특성 때문에 마지막 국물까지 훌훌 마시고 그릇을 내려놓으면 어느샌가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30대부터 60대까지 곰탕을 끓이며 뉴욕 이민생활을 보내다 지금은 은퇴하고 아내와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그 사이 1992년 한국인 최초로 美 농무부(USDA) 허가를 받아 ‘곰탕캔’ 사업에 뛰어들어 하루 수천 개를 생산하고 수출도 했지만, 한국에 IMF가 터지면서 사업을 접기도 했다.

이후 32번가 코리아타운 6층 건물을 소유하고 ‘뉴욕 곰탕’을 운영하면서 뉴저지 한인타운 펠팍에도 건물을 매입해 ‘서울식당’을 운영했다.

▲김유봉 장로와 박송현 권사.
▲김유봉 장로와 박송현 권사.

하지만 그런 영광이 있기 전까지, 지독히도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다. 처음엔 교회도 다니지 않았다. 그저 성공하고 싶단 야망을 품고 단돈 150달러만 갖고 무작정 도미, 뉴욕에 정착해 수많은 역경과 어려움을 겪었다.

그가 가장 큰 성공의 씨앗이자 하나님의 섭리라고 고백하는 것은 ‘현명한 크리스천 아내와의 만남’이다. 영주권이 있던 아내와의 결혼으로 생활의 안정을 갖게 되면서 그야말로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신앙이 없던 그는 자연스레 아내를 따라 기독교 신앙으로 귀의하면서 신앙의 깊이를 더했다.

김 장로의 믿음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인생도 점점 승승장구를 거듭하게 됐다. 그가 뉴욕에서 시작한 뉴욕곰탕집은 유명 식당이 됐고 나중에 건물을 통째로 매입하기 이르렀다. 그는 마침내 뉴욕에서 엄청난 부를 이뤘다.

그렇다고 그가 사치하거나 방탕한 삶은 살았던 것은 아니다. 오직 ‘덜 먹고, 덜 자고, 덜 쓰자’란 인생 모토답게 자식들에게 좋은 운동화 한 켤레 사주지 못한 것이 지금도 미안하게 남을 정도로 검소하게 살았다.

하지만 베풀어야 할 땐 과감하게 베풀었다. 다니던 교회가 성전을 건축하게 되자 무려 150만 달러 이상을 헌금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선행으로 하나님 나라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김유봉 장로는 “기도할 때, 시시한 기도는 해선 안 된다”며 “‘하나님, 감당치 못할 축복을 주소서. 깜짝 놀랄 만한 축복을 주소서’ 정도로는 기도해야 믿음의 사람이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신앙생활도 ‘한 번 할 거라면 제대로 하자’는 그의 신앙 원칙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과 감동을 주고 있다.

한창 식당 운영과 사업이 왕성할 때는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자는 요청을 고사했지만, 이제 식당을 정리하고 수년간 쉬면서 차분하게 자신을 돌아보면서 집필을 하게 됐다.

김유봉 장로는 “인생을 돌아보면서 제 가슴에 가장 깊게 각인된 것은 ‘감사’였다. 그리고 그것의 다른 표현은 ‘하나님의 인도와 사랑’이었다”며 “누구나 인생의 성공을 추구하지만, 진정한 성공은 물질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삶 전반이 은혜와 기쁨, 감사와 사랑으로 충만할 때 얻는 만족은 물질의 소유를 훨씬 능가한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그는 자신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행복한 사람’이라 고백한다.

김 장로는 “삶을 돌아볼수록, 저를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격할 수밖에 없다. 160달러를 들고 무작정 비행기를 탔지만 연고도 없고 영어도 못했는데, 신앙이 뜨거운 아내를 만나 결혼할 수 있었다”며 “식당을 열고 사업을 시작한 고비 고비, 어려운 순간마다 하나님은 놀랍게도 늘 제 곁에 좌정하고 계셨다”고 간증했다.

그러면서 “이 책은 제 삶을 기록한 이야기이지만, 뒤집으면 하나님께서 한 인간의 삶을 역동적으로 변화시켜 사용한 이야기”라며 “인간은 연약하고 부족한 존재다. 그러나 하나님에 붙잡히면 그 약함마저 강함으로 바뀌고, 인생의 가치관도 송두리째 변화돼 놀랍고 역동적인 삶이 된다”고 전했다.

▲최근 종로 한 식당에서 만난 저자 김유봉 장로.
▲최근 종로 한 식당에서 만난 저자 김유봉 장로.

김유봉 장로는 그동안 여러 교회와 선교 모임, 기독 방송사 등의 초청을 받아 간증할 기회가 많았는데, 빠지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내 인생이 놀랍게 변화되고 복을 받은 것은 3개의 별을 땄기 때문”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이 3개의 별은 첫째로 열심히 일한 만큼 열매가 보장되는 기회의 땅 미국에서 비자를 받은 것, 둘째로 평생 투철한 믿음으로 신앙을 이끌어준 배우자를 만난 것, 마지막으로 교회에서 장로 직분을 받은 것 등이다. 이 3가지는 주님을 뜨겁게 만나고 사랑하며 헌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통로였다.

김유봉 장로는 “책 <뉴욕곰탕 이야기>를 통해 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이 속에 담긴 하나님과 신앙 이야기가 크고 작은 도전이 될 수 있길 바라고 기대한다”며 “단 한 분이라도 책을 통해 삶의 진정한 목적과 가치가 무엇인지 발견할 수 있다면, 사명을 다한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내 삶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줄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주님의 보호하심과 은혜’였다. 이제 팔순을 향해 가고 있는 내 지나온 인생을 조망하니, 내 삶은 하나님이 예정한 섭리에 퍼즐이 맞춰진 시간들이었음을 고백하게 된다. 당시의 실패는 진짜 실패가 아니었고, 그때의 성공 역시 진정한 성공이 아니었다. 당시는 억울하고 분했지만, 결과적으론 감사였다. … 누군가 인생은 아름답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한마디를 꼭 덧붙이고 싶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인생이 더 아름답다’고 말이다.”

◈김유봉 장로는

1947년 경기도 여주에서 7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29세 때인 1976년, 청운의 꿈을 품고 뉴욕으로 도미, 한식당 주방 보조로 미국생활을 시작했다. 1년 뒤 믿음의 배우자 박송현을 만나 결혼식을 올렸으며, 아내의 전도로 기독교 신앙에 입문해 독실한 크리스천이 되었다.

출석하는 뉴저지 한소망교회에서 1982년 서리집사가 된 후 1986년 안수집사, 1988년 장로 장립을 받았다. 한소망교회가 미국 교회를 빌려 예배를 드리던 상황에서 교회건축 대지 구입 및 성전 건축을 위해 150만 달러를 헌금, 교회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뉴욕 32번가 코리아타운에서 ‘뉴욕곰탕’을 34년간 운영하며 교포들에게 그리운 ‘고향의 맛’을 선사했다.

이후 세계 최초로 ‘곰탕캔’ 회사를 설립, 수출하기도 했으며 음식점 수익금으로 다양한 선교와 봉사활동 을 펼쳤다. 맨하탄 기독실업인회 회장,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뉴욕지회 이사장, 뉴욕코리아타운번영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2004년 한국기독교성령100주년대회에서 ‘한국기독교 성령의 사람 100인’으로 선정됐다.

은퇴 후 70세인 2017년, 49일간 국산차를 타고 미 대륙과 캐나다를 횡단해 화제를 모았으며, 남은 삶을 미주 교포들을 위한 선교 및 복지 사역을 위해 헌신할 계획을 세우고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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