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과 목사 신분 때문에 상담 꺼리는 이들 돕고파”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이마고 부부관계치료 국내 논문 1호 박사 김덕수 목사 인터뷰

▲김덕수 박사.

▲김덕수 박사.

김덕수 목사(예장 통합/은퇴)는 전 세계 61개국에 보급돼 세계적으로 가장 각광받고 공인된 하빌 박사의 이마고 부부관계치료 국내 논문 1호 박사(숭실대)다. 그는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또는 목사라는 신분 때문에 오픈해 상담받기를 꺼리는 목사(선교사 포함) 부부를 위해 ‘목사부부상담선교회’를 설립, 무료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이마고 부부관계치료는 목사 부부의 회복은 물론, 불신자 부부 상담을 통한 전도의 접촉점으로도 탁월하다. 김 목사는 목회자 사모들을 대상으로 부부상담전문가 양성을 위해 여성가족부에 등재된 사모상담훈련원도 운영 중이다. 다음은 김 목사와의 일문일답.

-목회를 하면서 특별히 부부상담에 전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은 반면,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현상과 높은 결혼연령 등으로 출산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른 인구 감소 현상은 이제 모두가 염려하는 국가적 재앙이 되고 있다. 지구온난화, 남북관계, 청년실업, 이념갈등, 인구감소 등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 가운데 가장 심각하고 시급하게 직시해야 할 문제가 바로 가정붕괴이며, 그 중심에 부부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가정을 보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으실까 하는 생각을 한다. 목회자 부부에 특별하게 관심을 갖는 이유가 있는지?

“잘 아시다시피 오늘날 한국교회는 70% 이상이 미자립 교회이며, 지난 3년간 코로나로 5천 개 이상의 교회가 문을 닫으면서 교회의 상황은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특히 목회자 부부들의 갈등은 더 심각해지고, 목회적인 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목회자라는 신분과 경제적 이유 때문에, 부부 상담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안타깝게도 일부 목회자는 ‘기도하고 말씀을 보면 되지 목사가 무슨 상담인가’ 하면서 심리학이나 상담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이는 마치 병들어 다 죽어가는 환자에게 ‘기도하고 말씀만 보면 되지 무슨 병원?’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과학, 문학, 예술이 하나님의 선물이듯, 심리학이나 상담 또한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의 감정과 언어를 성경적으로 다루는 기술로 주신 선물이다. 기독교 상담은 이런 원리를 담고 있다.”

-‘목사부부상담선교회’를 발족하셨는데, 목사님의 부부상담핵심인 이마고 부부상담은 어떤 상담인가?

“부부상담 전문가였던 미국의 하빌 박사가 아내와 심한 갈등으로 이혼한 후 재혼을 했으나 또다시 이혼의 위기를 겪으며 본인의 사례와 많은 부부상담 임상을 분석해 밝혀낸 상담도구로, 특히 성경적 상담(왕상 3:9)의 핵심을 찾아냈다. 한마디로 듣는 대화, 듣는 훈련이다. 우리는 말을 잘하면 답이 있는 줄 알고, 말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가르치려 한다. 그러다가 안 되면 비난하고 폭력을 행사하며 무시한다. 부부관계는 물론 모든 관계를 힘들게 하며 끝없는 전쟁을 한다. 이마고 부부상담은 이러한 방법에는 답이 없으며, 오직 답은 상대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듣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답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듣는 방법을 3단계, 5단계로 개발한 것이다. 하빌 박사가 이를 부부관계에 스스로 적용했을 때 놀라운 효과를 보게 됐으며, 실제 부부상담에 적용했을 때 위기를 만난 부부 10쌍 중 9쌍이 위기를 넘기게 됐다. 지금은 ‘안전한 대화법’(Safe Conversation)으로 전 세계 61개국에 보급되어 각광을 받게 됐다.”

-듣는 대화, 듣는 훈련이 핵심이라는 것을 좀 더 설명해 달라.

“모든 갈등의 원인을 보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고,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고’의 이분법적 흑백논리 싸움이다. 특히 부부 간 갈등의 원인이 더욱 그런데, 이런 싸움은 평생 끝없는 전쟁으로 더욱 부부관계를 힘들게 할 뿐, 해답은 말 잘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잘 듣는 데 있다는 것이다. 즉 반영대화, 인정대화, 공감대화의 3단계 대화를 통해 상대의 말을 잘 듣게 될 때,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면서 부부관계는 회복된다. 사실 상담을 하다보면 내담자들은 문제의 해결보다는 나의 아픈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들어주고 이해해 달라는 의도가 더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이마고 부부상담에서 상담자는 해결사가 아니라 부부가 서로 상대의 말을 잘 듣도록 3단계 대화법으로 도와주고 촉진하는 일에 전념해야 한다. 잘 듣다보면 대화에서 발생하는 삭제, 왜곡, 일반화, 선입견, 고정관념 등이 해소돼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면서 관계는 급속도로 회복된다.”

-상담사는 해결사가 아니라 촉진자라는 말이 신선한 의미로 들린다.

“그렇다. 특히 부부상담의 경우, 상담자는 부부 두 사람 중 어느 누구와도 만난 적이 없고 알지 못하는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면서 해결사 노릇한다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대부분의 부부상담이 상담사가 해결사 노릇하는데 이런 상담은 성공률이 20%-30% 이며, 이마고 부부상담의 경우는 성공률이 80%-90% 라는 것이 하빌 박사의 임상을 통해 밝혀졌다.”

-이마고 대화를 안전한 대화법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해가 된다.

“그렇다. 하빌 박사가 개발한 ‘이마고 관계대화법’은 원래 부부상담도구로 개발됐지만 이런 대화법은 특히 부모자녀, 학교교육, 직장 내 의사소통 등 모든 대화관계에서 핵심인 대화소통에 탁월해 지금 미국에서는 ‘안전한 대화법’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상담의 도구로서도 교회 내에서는 목장, 셀, 소그룹 리더나, 교회학교 교사들의 학생들을 상대로 한 상담능력 향상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교회 내 소그룹 리더 양성을 위한 집중 세미나는 물론 교회 내 불신자 부부를 초청해 일일 세미나로 부부를 치유하고 회복함으로써 전도의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다. 사모상담훈련원에서는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부부상담전문가 교육을 주1회 4주 내지 5주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부부상담은 물론 개인전문심리상담, 청소년 학습진로상담 등 모든 상담을 다룰 수 있는 전문부부상담사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으며, 학습과 훈련의 과정이 너무 쉬우면서도 탁월다는 것이 또한 강점이다.”

-목사 부부상담선교회가 하는 일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특히 부부상담의 경우 경제적으로 또는 목사라는 신분 때문에 특히 절실하면서도 오픈해 상담을 받지 못하는 목회자들에게 부담없이 자유롭게 상담받을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목회자 사모를 대상으로 부부상담 전문가를 양성하는 일이다. 특히 교인들의 경우 부부 간의 문제를 남자 목사에게 오픈하기 꺼리지만, 사모(또는 여자 목사)에게는 가능하다. 사모가 부부상담전문가가 되면 교회내 부부상담으로 건강한 가정과 건강한 교회를 만들 수 있으며, 교회 인근 불신자 부부 상담이나 불신자 부부 세미나를 통해, 전도의 접촉점이 될 수도 있다. 사모가 부부상담 전문가가 되어 목회자 부부 관계를 회복하고, 교회 내 부부상담을 통해 행복한 가정, 건강한 교회를 만들고, 교회 밖 불신자 부부를 상담하여 전도의 접촉점을 만들수 있다면, 이마고(라틴어의 이미지) 부부상담이야 말로 목회자에게 목회의 힘을 줄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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