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소년들, ‘통일 선교사’로 양성하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바이어하우스학회 제8회 심포지움

▲유관지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유관지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바이어하우스학회(회장 이동주 박사) 제8회 심포지움이 4월 1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관에서 ‘탈북민 대안학교 운영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움은 유관지 목사(북녘교회연구원장)가 ‘깊은 밤에 우리가 해야 할 일(롬 13:11-14)’이란 주제로 설교한 예배 후, 3인의 북한 전문가들이 발제하고 이승구 박사 사회로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설교에서 유관지 목사는 “통일선교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하나님께서는 초월적 방법으로 남북통일을 이루실 것”이라며 “지금은 자다가도 깰 때다. 부정적 사고를 벗고, 새로운 의로 채울 때”라고 했다.

탈북청소년 교육 20년째 맞이해
남한 청소년들과 통합교육 필요
학부모 복음화 위해 다양한 노력

먼저 심양섭 박사(기쁨의학교&남북사랑학교 교장)는 ‘탈북민 대안학교 운영과 비전’이라는 제목으로 “전일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11곳 중 최대 규모인 한겨레학교(원불교)를 뺀 10곳이 기독교 계열”이라며”이는 탈북청소년 한 영혼을 살리는 것이 복음통일의 지름길이라 확신한 일부 평신도들의 불타는 선교 열정이 원동력”이라고 소개했다. 그도 평신도 출신으로, 대형교회 탈북민 부서에서 사역하다, 아예 탈북민 교회로 옮겼다고 한다.

전일제 탈북청소년 학교는 세 가지 형태로 크게 분류된다. 먼저 특성화 학교에는 한겨레중고등학교(안성)가 속한다. 인가형 대안학교는 각종학교에 속하며, 여명학교(서울), 하늘꿈학교(성남), 드림학교(충남), 장대현학교(부산) 등이다. 미인가 대안학교에는 남북사랑학교, 다음학교, 반석학교, 우리들학교(이상 서울), 한꿈학교(의정부), 해솔직업사관학교(강원) 등이 있다.

우리나라 탈북청소년 교육도 20년째를 맞이했다. 처음엔 북한에서 온 아이들만 가르쳤고, 기초학력이 부족하고 미국을 동경하는 아이들은 영어 공부를 선호했다. 그러다 2016년 제3국 출신 탈북청소년이 북한 출신을 넘어서면서, 한국어 교육도 필요해졌다. 2020년엔 탈북민 2세와 3세 아이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코로나로 학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었다.

2024년 현재, 탈북청소년 교육은 4단계를 맞이했다. 그는 “북한 배경 청소년들뿐 아니라 재중 동포 자녀들을 비롯한 기타 이주 청소년들과 순수 남한 출생 청소년들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이른바 ‘통합교육’이 강조된 것”이라며 “탈북청소년들이 잘 배워서 한국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남한 청소년들과 하나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양섭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심양섭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심양섭 박사는 “교육 성과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선교’라는 설립정신 구현이다. 한겨레학교와 해솔직업사관학교를 뺀 9개 학교는 미션스쿨로, 공산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살다가 한국에 온 아이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게 제자 양성을 표방한 곳은 남북사랑학교와 하늘꿈학교”라고 전했다.

심 박사는 “탈북청소년들의 선교에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부모’이다. 부모들이 신앙생활을 하지 않으면 신앙 성장과 성숙이 어려우므로, 학교들은 학부모 복음화를 위해 상담과 교육, 학부모총회 등 각양 노력을 기울인다”며 “1990년 이후 북한에서 태어났지만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한 ‘장마당 세대’ 청소년들이 남한 기독 청소년들과 공동체 안에서 커뮤니티를 형성할 경우, 선교 효과가 가장 빨리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후에는 탈북청소년 교육 기관들이 당면한 문제점으로 ①재정난 ②학생 충원 ③제3국 출신 ④교사 전문성과 역량 등 4가지를 꼽았다. 학생 충원 어려움은 김정은 정권과 코로나19 이후 탈북민 입국자 감소, 제3국 출신은 한국어 능력 부족과 대학 진학 시 특례 전형 부족 등이 과제다.

심양섭 박사는 “미션스쿨은 설립자나 교회 등의 법인 측, 교장 중심의 교육행정 측 사이에 견제와 균형이 적절히 이뤄지는 것이 좋다. 교장을 비롯한 학교 측이 학생 충원과 재정 조달을 이유로 미션스쿨 정체성을 약화시키려 할 경우, 법인 측이 당연히 견제에 나서야 한다”며 “그러나 정체성과 관련 없는 학교 운영 등에 법인이 사사건건 개입한다면, 학교는 산으로 가고 만다. 교권은 침해되고 선교 대신 비즈니스가 목적이 되므로, 결국 사학비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 박사는 “탈북청소년 대안교육은 탈북청소년과 탈북민 자녀들을 통일 세대로 육성해야 한다. 남한 사람들은 갈수록 통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탈북민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통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일 뿐 아니라 남한 사람들이 왜 이렇게 통일에 무관심하고 부정적인가 하고 탄식한다”며 “통일에 긍정적·적극적인 탈북청소년들을 먼저 통일 세대로 육성하면서, 남한 청소년과 청년, 대학생들과 자주 접촉하게 해 통일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탈북청소년과 탈북민 자녀들을 ‘통일 선교사’로 양성해야 한다. 북한 사람들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것은 같은 북한 출신인 탈북민들이기 때문”이라며 “이를 위해 학교에서 지금부터 필요한 교육과 훈련을 해야 한다. 공부와 복음,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나아가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몽골, 중동 이슬람 국가 등 열방에도 선교사로 나아가도록 헌신자들을 길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기념촬영 모습. ⓒ이대웅 기자

가족 구조와 소득 고려한 지원
다양한 학습형태 및 지원체계
북한·제3국 출생 정체성 차이
이해 및 그에 맞는 진로 지도
중국 출생, 통일에 역할 있어
탈북민 가족 통합적 정착지원

이어 신효숙 박사(국민대 교수)는 ‘탈북민 자녀의 교육과 대안학교의 과제’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그는 탈북청소년 대안교육 과제로 ①가정 배경에 있어 가족 구조와 가구 소득을 고려한 지원 필요성 ②탈북 학생들에 대한 다양한 수준의 대안적 학습형태와 지원체계 논의 ③북한 출생과 제3국 출생의 정체성 문제 차이 이해와 그에 맞는 인식 및 진로진학 지도 ④자녀 세대 포함 가족의 통합적 정착지원 등을 제시했다.

신효숙 박사는 “탈북청소년은 남과 북을 모두 경험해, 통일에 이바지할 소중한 인재가 될 수 있다. 이들이 겪는 학업 어려움, 정체성 혼란, 언어와 문화 차이, 가족과 친구 관계, 경제적 어려움 등은 남북한 교육통합, 나아가 마음 통합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며 “남과 북의 사고와 가치관, 언어와 문화, 교육과 사회구조 등을 경험한 이들이 ‘통일의 가교’, ‘먼저 온 통일 세대’로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박사는 “중국 출생 탈북청소년은 중국어를 포함한 문화적 자산으로 통일한국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은 출생국인 중국, 탈북민 엄마의 고향인 북한, 본인의 대한민국 국적을 기반으로 개별 국가에 대한 이해,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 통일한국에 대한 비전을 꿈꿀 수 있다”며 “세계화 시대에 한반도 통일이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와 긴밀히 연결된 상황에서, 중국 출생 청소년은 남과 북, 중국을 잇는 통일 준비 과정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벌목공 출신 탈북민들 러시아
여성들과 결혼 후 입국하기도
한국어 및 검정고시 과목 교육

마지막으로 탈북민 출신 송신복 박사(하나비전교회)는 ‘탈북민 대안학교 현황과 앞으로의 대책’에 대해 전했다. 그는 “현재 탈북민 대안학교 학생 90%는 중국에서 입국한 탈북민 자녀들이고, 최근에는 러시아 벌목공으로 갔다가 탈출해 러시아 여성들과 결혼한 탈북민 남성들이 입국하고 있다”며 “이들에게는 먼저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검정고시를 위해 각종 과목들도 교육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신복 박사는 “탈북민 대안학교 학생들을 ‘학교 밖 청소년’으로 인정해 주면, 교육청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진로·직업교육도 확대해야 한다. 한국 자녀들과 같은 제도권으로 이해하기보다, 그들의 특수성을 잘 인지해 제도화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탈북민 부모와 자녀에 대한 심리·정서 지원 사업을 내실화하교, 자녀들을 건강하게 양육하고 소통하기 위해 탈북민 학부모 교육도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 박사는 “북한에는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0년대부터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생계를 유지하다 어른이 된 청년 세대가 2백만 명 이상이라고 한다”며 “오늘날 한국에서 탈북민 대안학교 교육 경험은 통일 후 귀중한 경험과 자산이 되어, 북한 땅에서 대안학교를 통한 복음 전파의 귀중한 밑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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