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독 대학생들 다수 “‘자기 검열’ 경험 있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해당 연구 바탕으로 한 다큐 영화 ‘자기 검열’ 개봉

▲다큐멘터리 영화 ‘자기 검열’의 한 장면.  ⓒOIDAC 유튜브 영상 캡쳐

▲다큐멘터리 영화 ‘자기 검열’의 한 장면. ⓒOIDAC 유튜브 영상 캡쳐

유럽의 인권단체인 ‘기독교인에 대한 불관용과 차별 관측소’(OIDAC)가 2022년 발표한 연구에서 대학생들 사이에 자기 검열이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자기 검열’(Self-Censored)이 2024년 1월에 개봉됐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한 학생들은 “신앙의 이름으로 말해야 했을 때 조용히 있었다”고 고백했다. 

벨기에, 영국, 프랑스, ​​비엔나, 스페인, 헝가리, 독일, 아일랜드, 페루 출신의 학생들에게 자기 검열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서로 다른 교파적 배경을 갖고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자기 검열의 경험이 있었다. 그들은 함께 ‘자유로운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분위기’를 촉진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탐구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많은 학생들은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위해 스스로를 검열했다고 답했다. 북아일랜드 출신의 메리는 “성경의 하나님에 대해 ‘끔찍한 주장’을 하는 무신론자 교수와 함께 강의실에 있었다. 300명의 다른 사람들이 웃고 재밌다고 여기는 강의실에 서고 싶지 않았다. 세상에 맞서는 것 같았고,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느꼈다”고 했다.

페루 출신의 발레리아는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자신을 검열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난 신앙을 숨기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확실히 공개하지도 않았던 기억이 난다. 이미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야’라는 마음가짐에 있었다”고 했다.

헝가리에 살고 있는 유수프는 나이지리아 출신이다. 그는 나이지리아에서의 어린 시절이 자기 검열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지리아 북부의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분노를 촉발할 수 있는 사건이 있다면 기독교인들은 대개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헝가리에 온 후 처음 몇 년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사람들이 ‘네가 하나님을 믿는다면 그 일을 너와 네 하나님 사이에 두고, 우리는 내버려 두라’고 느낄 정도로, 기록되지 않은 법이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했다. 유럽에서는 모든 사람이 종교가 개인의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또한 기독교인이 다른 누군가를 부당하게 정죄하고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 유수프는 “우리는 표를 얻기 위해 때때로 기독교를 이용한다고 느끼는 상황이나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우리가 지지하는 바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비엔나 출신 마르쿠스는 “(기독교가) 사회에서 큰 화두라는 느낌을 받았다. 대학에서는 큰 화두인데, 이야기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했다.

마페는 스페인 대학교 수업 중 교수 중 한 명이 낙태에 대한 주제를 꺼냈을 때 낙태를 반대하는 견해를 표명한 유일한 학생이었다. 그는 “대화를 시도했지만… (다르 이들의 반응은) 공격으로 바뀌었다. 그 이후 살해 협박을 받았다. 동창은 내게 ‘네가 매일 타는 지하철을 알고 있으니 조심해라’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 후 마페는 한 달 동안 경찰의 호송을 받아 집으로 가야 했다. 그는 “내 믿음이나 삶의 방식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 그들은 항상 기분이 좋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말하려는 내용에 대해 매우 조심하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메리는 대학에서 생명보호사회를 위한 SNS를 관리했다. 그녀는 자신에게 어떤 해를 끼칠 것인지에 대한 그래픽 설명과 함께, 사용자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살해 위협과 악의적인 댓글을 받았다. 그녀는 “내 믿음을 공유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그러나 그것이 인신 공격으로 이어진다면, 당신이 누구인지 아는 이들과 함께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메리는 “영국에서는 거리에서 ‘우리를 따르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팻말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발레리아는 이러한 행동이 어느 정도 정상화됐다고 믿는다. 그녀는 “내 생각엔 이런 것들은 공격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프랑스 출신의 식스틴은 한때 무신론자인 룸메이트가 있었다고. 식스틴은 “내 룸메이트는 기독교인의 생각과 정치적 생각은 무엇이든 정말 극단적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녀는 나와 함께 살면서 그것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독일에 사는 사라는 그리스도인들이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내가 기독교를 접하고 이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제 예수님의 제자가 된 그녀는 자신의 신앙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눈다. 그녀는 “용기를 내 말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경험을 했다. 이것은 완전히 다른 관점이다. 일부 분야에서는 현실 세계보다 더 그러하다”고 했다.

많은 학생들은 자신의 신앙이 사적인 영역에서만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커스는 일대일 대화를 통해 기독교 신념을 공유하는 것은 쉽지만 “큰 홀이나 토론 그룹에서 이야기하면 매우 어려워진다”고 했다.

벨기에 출신의 바우터는 “난 같은 직장에 16개월 동안 근무했는데, 동료들은 내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나는 그것을 숨기지 않고, 단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발레리아는 이러한 접근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것이 기독교인의 정체성으로는 용납될 수 없다고 믿는다. 그녀는 “요즘 사람들은 ‘그래,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믿되 혼자만 간직해라’라고 말할 수도 있다. ‘예술성과 신앙은 분리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의 기독교 신앙을 비공개로 유지하기보다, 사람으로서 자신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여긴다. 식스틴은 “이것이 바로 나 자신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기독교 신앙을 제쳐둘 필요가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무엇을 바꿀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식스틴은 “우리는 다양한 사람, 다양한 종교, 다양한 문화로 가득 찬 세상에 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자마자 다른 사람들과 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아우터는 “때때로 우리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믿는 이유를 실제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이 학생들은 상황에 관계없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영국의 다니엘은 “자유가 무엇인가를 의미한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을 말할 권리를 의미한다”는 조지 오웰의 말을 인용했다. 그는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 중 하나는, 자신이 대학에서 원하는 것에 대해 좀 더 용기를 갖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완전히 그리스도인으로 생활하거나 개종하는 것은 거부당하지 않더라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잠재적으로 당신이 갑자기 편견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을 잃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다른 학생들은 양극화된 사회적 분위기가 일부 견해와 신념을 공격적인 것으로 분류해 표현의 자유를 감소시킨다는 점을 지적하는 데 동의했다. 이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일어날 가능성을 낮추고 자기 검열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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