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학부모의 네 가지 유형과 바람직한 네 가지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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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 다시 보기 24] 부모교육, 정체성은 ‘기독학부모’에

1. ‘기독’ 중시, 교회봉사형 부모
2. ‘학부모’ 중시, 세속형 부모
3. 둘 다 별도 중시, 분리형 부모
4. ‘기독학부모!’, 통합형 부모

▲한 수능기도회에서 기도하는 학부모들 모습(위 사진은 본 기고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크투 DB
▲한 수능기도회에서 기도하는 학부모들 모습(위 사진은 본 기고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크투 DB

#핵심은 강세다

유창한 영어 발음을 꿈꾼다면 핵심은 액센트(accent), 흔히 말하는 강세(强勢)가 중요하다. 강세를 무시하면 뭔가 딱딱해 보이고 어색하다.

필자가 그랬다. 영어 공부를 하면서 강세를 무시한 적이 많았다. 말하는데 급급해서, 냅다 발음부터 해 버렸다. 물론 원어민들은 강세를 무시해도 충분히 알아듣는다. 다만 스피킹 시험을 칠 때는 여지없이 감점되고 말았다.

영어는 강세가 바뀌면 품사가 바뀔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영어 시간은 아니지만 ‘address’에서 1음절에 강세가 오면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주소’라는 뜻이다. 명사다. 그러나 2음절에 강세가 오면 ‘말을 걸다’, ‘~라고 부르다’, ‘연설하다’는 동사가 된다.

무턱대고 아무 데나 강조점을 찍으면 단어의 성격이 달라진다. 이것은 영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교사교육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교사라는 직분을 수행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어디에 강세를 찍는가’다.

교사가 어디에 강세를 찍느냐에 따라, 교사 직분을 수행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필자가 강조하는 부분은 정체성, 즉 ‘사명과 소명’이다. 이 부분에 명확하게 강세가 찍혀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조금 흔들리더라도 이내 제자리를 찾아온다. 부모교육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부모교육은 어디에 강세를 찍는 것이 좋을까? 역시 첫 강세는 ‘정체성’이다. 부모는 자신이 일반 부모와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본인들은 ‘크리스천+부모’이다. 쉽게 말해 ‘기독학부모’다. 그런데 여기서 진짜 중요하다. 어디에 강세를 찍느냐에 따라, 같은 기독학부모 안에서도 서로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기독학부모는 크게 네 가지 유형이 있다. ‘기독’학부모, 기독‘학부모’, ‘기독’‘학부모’, ‘기독학부모’. 네 가지 유형이 어떻게 다른지 잠깐 살펴보며, 자신이 어디에 강세를 찍고 있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독학부모’에 강세를 찍어야 한다

부모교육 핵심은 아이를 건강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게 하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 부모가 먼저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해야 한다. 장신대 기독교교육연구소가 발행한 <기독학부모교실>에 보면, 크게 네 가지 부모 유형이 있다고 한다. 필자가 실제로 만난 유형과 조금 결합해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독’에 강세를 둔, 교회봉사형 부모다.

교회 생활과 봉사에만 강조점을 두는 부모다. 하지만 기독에 강세가 찍힌 나머지, 부모로서의 역할에는 상당히 소극적이다. 생각보다 교회에 이런 유형이 많았다.

필자가 만난 이런 부모들은 말했다. “목사님! 저는 다른 것 다 필요 없습니다. 우리 아이가 그저 믿음 하나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열심히 봉사하면, 하나님께서 우리 아이를 책임져 주실 것을 믿습니다.”

신앙의 깊이와 믿음은 좋으나, 엄밀하게 말해 무책임한 것이다. 하나님은 부모에게 교육의 1차적 책임을 주셨다. 부모라면 반드시 아이 교육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책임이 있다. 이것을 잊으면 안 된다.

둘째, ‘학부모’에 강세를 두는, 세속형 부모다.

누구보다 자녀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다. 그러나 학부모에 강세가 있기에, 사실 기독교적 이해는 별로 없다. 교회에는 출석하지만, 교육관은 완전히 세상적이다.

이런 부모들은 말했다. “목사님! 우리 아이가 고3이 되었으니, 당분간 고등부 예배에 못 보냅니다. 일단 좋은 대학부터 보내고, 다시 열심히 신앙생활을 시키겠습니다. 입시에 실패하면 남들과 속도가 달라집니다.”

세속형 부모들은 시험 기간이 결정되면 학원 보강을 잡기 바쁘다. 교회는 평일, 그러니까 시험 기간이 아닌 날에만 가는 곳이다.

셋째, ‘기독’과 ‘학부모’에 각각 강세를 두는, 분리형 부모다.

신앙도 강조하지만, 동시에 세상 교육에도 강조를 둔다. 얼핏 보면 성실하고 건강한 것 같다. 그러나 필자는 분리형 부모들이 사실 가장 위험한 부모라고 생각한다.

분리형 부모와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목사님! 우리 아이가 신앙 못지않게 공부도 잘했으면 좋겠어요. 서울에 있는 SKY 정도는 들어가야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 저는 열심히 기도하면서 모든 좋은 정보를 우리 아이에게 다 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목사님도 최선을 다해서 신앙교육에 힘써주세요.”

분리형 부모가 위험한 이유는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부모들이 특히 많기 때문이다. 분리형 부모들은 참된 기독교인은 믿음도 좋은 동시에, 세상적으로도 성공해야 한다고 믿는다. 자신은 비록 그렇게 못 살았지만, 그러기에 자녀에게는 신앙도 성공도 모두 물려주고 싶어 한다. 대개 이런 유형은 어느 것 하나를 놓치면 인생을 실패한 것이라 생각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기독학부모라고 할 수 없다.

넷째, ‘기독학부모’에 강세를 찍는 통합형 부모다.

통합형 부모들은 둘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기독과 학부모를 하나의 강세로 생각한다. 마치 둘이 하나의 단어였던 것처럼.

그러기에 이런 부모들은 신앙이 깊어질수록 자녀교육에 대한 이해도 뛰어나며, 결국 자녀는 나의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씨앗’임을 깨닫는다. 사역의 현장에서 보면 통합형 부모들이 있다.

필자는 이런 부모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가진 공통적 특징을 몇 가지 발견했다.

①최선을 다해 양육하려는 마음이 있으나, 부족함 때문에 늘 기도한다.
②자녀가 주님 안에서 소명을 깨닫고 은사를 발견하도록 돕고 싶어 한다.
③하나님이 기뻐하시고 동시에 세상을 이롭게 하는 직업을 선택하도록 독려한다.
④친구들과 선생님을 위해서도 항상 기도한다. 결국 주위가 행복해야 우리 아이도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부모 밑에 있는 자녀가 가장 웃음이 많을 것 같나?
어떤 부모 밑에 있는 자녀가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자신의 하나님을 고백할 것 같나?
교회봉사형? 세속형? 분리형? 통합형?

현장에서 보면, 통합형 부모를 둔 아이들이 가장 잘 웃는다. 작은 것에도 행복해한다. 확실히 다르다. 전에는 왜 다른지 잘 몰랐는데, 그 학생의 부모님들을 만나고 나니 확실히 알게 되었다.

세계적인 가족 심리학자인 버지니아 사티어는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에서 말한다. “완전한 백지 상태로 세상에 나오는 아기의 가치관과 자아관은 성인들이 그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형성된다.”

부모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아이를 양육하는가, 그것이 결국 그 아이의 정체성이 된다. 아이의 자아가 되고, 아이의 자존감이 된다.

할 수만 있다면 부모들은 통합형 부모가 돼야 한다. ‘기독학부모’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 아이를 교육해야 한다. 그럴 때 아이도 부모도 모두 건강하게 자란다.

이런 유명한 말이 생각난다.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란다.’ 그러니 부모 교육은 백 번 강조해도 부족하다.

▲김정준 목사.
▲김정준 목사.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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