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예술은 하나님의 본성 모방한 것… 진정한 창조란

|  

[송영옥 박사 기독문학세계] 사랑의 데이터

인공지능·빅데이터에 대한
불편과 불안이 위로가 되다
예술을 창조한다? 잘못된 말
비너스, 자궁의 그림자일 뿐

▲한 서점 속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 책들이 놓인 모습. ⓒ송영옥 교수 제공
▲한 서점 속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 책들이 놓인 모습. ⓒ송영옥 교수 제공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같은 말들은 오래 전부터 떠돌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 용어들이 미래의 모습으로 일반인들에게 체감된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고, 이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나는 이 새로운 기술들은 전문가들이나 전공자의 영역이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편하고 불안하였다. 불편함은 신기술의 발전에 뒤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며, 불안은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나 신의 영역이 기술의 발전으로 침범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러던 얼마 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분야를 매우 쉬운 언어로 설명한 신간 한 권을 받았다. 책은 ‘좋은습관연구소’에서 펴낸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지은이 김송규(Amang Kim) 교수, 마카오 폴리텍대학교 컴퓨팅 전공)>였다. 책의 제목 위에는 ‘데이터에 관해 꼭 알아야 할 오해와 진실’이라는 부제와 함께. 뽑아 쓴 글은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이었다.

‘데이터’라는 용어는 나와 관련이 없는 듯 여겨졌으나, 빅테이터나 인공지능을 이해하려면 인문학적 소양이 중요하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 검색해 보았다.

출간 두 주 만에 교보문고 주간 베스트셀러, 여러 곳에서 책을 다루고 있었다. 2쇄가 E–Book으로 출간 중이었다. 추천사는 전문 분야의 교수들과 금융계의 디지털혁신단장이었다. 그러나 서평과 독후감은 주로 일반 독자인 듯하였다.

이런 연유로 나는 부담감 없이 책을 펼쳤는데, 놀랍게도 이 책을 읽는 데는 불과 몇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빅데이터나 인공지능에 관한 책이 비전공자인 나의 손에서 단숨에 읽혔다는 사실을 독자는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참으로 재미있게 잘 쓴 책이었다.

이 글에서 나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에 대한 나의 불편함과 불안이 어떻게 위로가 되었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면 관계로 책의 내용을 세세하게 언급할 수는 없으나,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저자 자신의 정리 부분을 소개한다.

“…데이터 사이언스도 인공지능도 흘러가는 세월이 바뀌면 함께 발전하는 최신 기술 중의 하나이다. 그러니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데이터 사이언스 도구를 최신인 양 모두 습득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따라가지 못한다고 불안해야 할 이유도 없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의사 결정을 돕는 여러 최신 기술 중 하나일 뿐이고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 인공지능 또한 스쳐 지나가는 최신 기술일 뿐이다.

그리고 최신 기술은 지금 내가 혹은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일 뿐이다. 도구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그 도구를 사용하는 나에게 달려 있다. 나의 통찰과 인문학적 소양이 어떤 목적으로 무엇에 그 도구를 쓸 것이냐를 결정한다(<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 220쪽)”.

책은 이 ‘정리’에 독자가 공감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생성형 인공지능의 기술도 언제 어떻게 진화되어 지금의 챗GPT가 구닥다리 기술이 될지 모른다는 것을 복잡한 수식과 난해한 이론이 전혀 없이 아주 쉽게살명해 준다. 저자의 경험을 통한 설명이기에 설득력이 크고 재미가 있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유익(물론 주관적인 것일 수도 있다)은 내 신념 하나가 더욱 명쾌해진 점이다. 데이터란 세상에 있는 존재, 일어난 사건, 어떤 순간의 상태 등을 사람의 주관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해석을 고정하려고 애쓴 정보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모으려면 그 값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상의 실체가 불분명해서 측정이 불가능한 것이 있다. 사랑이나 생명, 성, 영원 같은 것들이다. 이들은 하나님의 본질에 속한 것들이다. 측정이 불가능한 것을 억지로 측정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 대체지표인데, <데이터는 예측하지 않는다>의 저자는 대체지표로 측정된 것을 가짜라고 했다.

▲밀로의 비너스(Venus de Milo) 상. 루브르 박물관 3대 작품으로 꼽힐 만큼 예술성이 위대하고 유명하다. 1820년 4월 8일, 당시 오스만 제국 영토였던 밀로스섬 농부 요르고스 켄트로타스가 발견했다. ⓒ위키

▲밀로의 비너스(Venus de Milo) 상. 루브르 박물관 3대 작품으로 꼽힐 만큼 예술성이 위대하고 유명하다. 1820년 4월 8일, 당시 오스만 제국 영토였던 밀로스섬 농부 요르고스 켄트로타스가 발견했다. ⓒ위키

책은 그 이유를 학문적으로 설명해 준다. 나는 공감한다. 동시에 평소의 내 신념 하나가 과학적 근거를 얻은 듯하였다. 바로 성경 전도서 10장 3절 말씀이다.

그렇다. 생명이나 창조성은 물론 ‘사랑’도 데이터나 알고리즘으로 그 분량을 측정할 수 없다. 문학이나 예술에서 다루는 사랑이라는 주제의 작품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 수준의 작품을 만들 수는 있다. 독자가 좋아하는 사랑 노래를 만들 수 있고, 대중이 선호하는 사랑의 오브제를 그릴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예술은 하나님의 본성의 모방일 뿐이다. 예술을 창조한다는 말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창조란 오직 하나님의 영역이며, 예술은 그 모방일 뿐이다.

젊은 시절 루브르 미술관 ‘밀로의 비너스’ 상 앞에서, 나는 이렇게 쓴 적이 있다.

“밀로스인들은 생명의 개선문을 여기에 세우고 우아의 영역에 찾아와 무릎 꿇게 하였지만 비너스는 자궁의 그림자일 뿐이다. 붓과 정열과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 사람들은 언제나 그림자 앞에 무릎을 꾼다(영한 시집 <자궁의 그림자> 22쪽)”.

▲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송영옥 교수
영문학 박사, 기독문학 작가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The Plague in the Reign of David 다윗 역병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

다윗이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범하고 우리아를 죽인 뒤에 스스로 회개하지 못하자, 하나님께서 선지자 나단을 보내서 그를 경책하셨다. 이전의 다윗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데 선수였다…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북한인권정보센터

강제북송 98.9%가 중국서… 10~30대 여성 피해 다수

불법 구금, 강제 북송, 생명권 침해 가장 심각 통신 및 정보 이용 제한, 20년간 44배나 증가 대량학살, 고문, 종교 박해, 강제 낙태 등도 (사)북한인권정보센터(NKDB) 북한인권기록보존소는 10일 『2024 북한인권백서』(이하 백서)를 발간했다. 이는 2020년 이래 4년 만이…

한국기독교영화제 KCFF

제8회 한국기독교영화제, 10월 24-26일 코엑스에서

개막작 폐막작 대상작 할리우드 멘토링 제공 기독교 영화제 정체성 분명히 제8회 한국기독교영화제(Korea Christian Film Festival, KCFF)가 오는 10월 24-26일 3일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과 메가박스에서 개최된다. KCFF는 영화라는 매개체로 기독교인들과 비…

시니어 선교대회

2024 시니어 선교대회 개최… “액티브 시니어들이여, 일어나라!”

교회 부흥과 산업화의 중심에 있던 시니어세대 주님 향한 일사각오의 신앙이 가장 중요한 유산 건강·돈보다 주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것이 중요 우리의 싸움은 영적 싸움… 성령의 능력 구해야 2024 시니어 선교대회가 10일 오전 사랑의교회 본당에서 “늙어도 …

‘미국대선과 한반도 평화통일 전망’을 주제로 미래목회포럼

美 대선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한국교회의 역할은?

누가 당선되느냐보다 올바른 가치관 갖는 게 중요 건강한 대한민국뿐 아니라 건강한 미국도 필요해 한·미 공통의 주적, 자유문명 위협하는 ‘반기독교’ 이승만 대통령 소개 후 전략 제시 “미국과 한국 공통의 주적은 자유문명을 위협하는 반(反)기독교 운동…

예장 통합 총회 109회기 시무예식

통합 김영걸 총회장 “교단 위기, 사랑으로 헤쳐나갈 것”

“전 총회장, ‘불찰과 부덕, 죄송’ 사과… 같은 마음 총대들의 기도와 협력, 격려 속에 희망의 소리도 올바른 발전 위해 윤리·제도·법적 장치 강구할 것” 예장 통합 김영걸 총회장이 지난 회기 교단을 둘러싼 잡음에 대해 사과하며 “교단이 올바르게 발전하…

한기총

한기총, ‘한국교회의 밤’ 12월 20일 롯데호텔에서 열기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기총)는 지난 8일(화)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한기총 회의실에서 제35-7차 임원회를 개최했다. 참석 22명, 위임 33명으로 성원이 돼 열린 회의에서는 개회선언, 전회의록 채택, 경과 및 사업보고…

이 기사는 논쟁중

동성결혼

동성 커플 22명, ‘동성혼 허용’ 소송 나서

대법원이 지난 7월 ‘동성 파트너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이후, 친동성애 세력의 전방위적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모두의결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