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내 지상군 병력 일부 철수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가자지구 알마와시 난민촌에서 무지개를 바라보는 소년.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가자지구 알마와시 난민촌에서 무지개를 바라보는 소년.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재개된 시점에 이스라엘 측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병력 상당수를 철수했다.

영국 가디언은 7일(이하 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남부 병력 철수 발표가 휴전 협상이 재개되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수개월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협상이 이번에는 결실을 볼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지난 밤 1개 여단을 제외한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가자지구 남부에서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가 중재하는 휴전 협상이 재개됐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도 협상단을 보냈다.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에 참여하는 이스라엘 대표단은 팔레스타인 피난민이 가자지구 북부로 돌아가는 것을 비롯해 협상 관련 모든 문제에서 좀 더 유연한 태도를 보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도 “이번 철수는 전투에서 중요한 순간이며, 이스라엘이 전쟁을 계획하는 방식에 있어 중요한 전환”이라며 “이번 병력 철수는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된 휴전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휴전 압박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 국내에서는 인질을 하루빨리 데려오기 위해 협상에서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국영 알 카헤라 뉴스는 협상 재개 이튿날인 8일 이집트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휴전 협상에 진전이 있으며, 모든 당사자 사이에 기본 사항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그동안 휴전과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이스라엘군 철수와 영구 휴전 논의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 가자지구발 안보 위협 해소 등을 전쟁 목표로 내건 이스라엘은 이런 하마스 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침투해 1,200명 가량을 살해하고 240여 명을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고 갔다. 인질 가운데 100여 명은 지난해 11월 일시 휴전 때 풀려났다. 남은 인질 중 30명 정도는 숨지고 100여 명이 여전히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자지구에서는 개전 이후 약 33,000명이 숨졌으며,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봉쇄 상태에서 현지 주민의 인도주의 위기는 점점 심화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스라엘군의 남부 병력 철수 자체와 관련, “전략상의 중요한 전환이라기보다 주로 4개월간 격렬한 전투에 참여했던 예비군을 돌려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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