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독 지도자 140여 명, 가자지구 내 ‘영구적 휴전’ 촉구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조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서한 보내

▲가자지구 내 어린이.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가자지구 내 어린이.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미국에서 약 140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가자지구 내 영구적 휴전과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1984년에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중동 평화를 위한 교회들’(Churches for Middle East Peace, 이하 CMEP)은 조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고난주간 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 생애의 마지막 고통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하며, 우리는 고통받는 성지의 모든 사람들과 연대한다”라고 밝혔다.

‘중동 평화를 위한 교회들’은 30개 이상 국가의 정교회, 가톨릭교회, 개신교회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회원들은 루터교·메노나이트·퀘이커·복음주의 등의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

해당 서한에는 과테말라의 로마가톨릭 알바로 라마지니(Alvaro Ramazzini) 추기경 , 미국 복음주의루터회 엘리자베스 이튼(Elizabeth A. Eaton) 주교 , 성공회 마이클 커리(Michael B. Curry) 주교 , 연합그리스도교회 카렌 조지아 톰슨(Karen Georgia Thompson) 회장, 진보적인 복음주의 운동가 셰인 크레이본(Shane Claiborne)과 짐 월리스(Jim Wallis), 잡지 소저너스의 애덤 테일러(Adam Taylor) 회장 등이 서명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고난주간에 가톨릭교인, 개신교인, 정교회교인 모두 기도와 성찰, 회개에 동참한다. 우리는 팔레스타인 형제·자매들의 슬픔과 고뇌, 고통 속에서 신실한 증인이 되지 못한 점을 회개한다”고 했다.

이 서한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이스라엘을 상대로 제소한 사실을 언급하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은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테러단체 하마스를 제거하고 인질 석방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보건부는 가자지구에서만 32,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숫자는 민간인과 군인을 구별하지 않은 것으로, 유엔이 독립적으로 검증한 것은 아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최근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에게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사망자 수가 너무 많고, 가자지구에 들어오는 지원 금액이 너무 적다”고 했다.

이에 대해 BBC는 “이스라엘은 유엔 전문가의 ‘대량 학살’ 비난에 반발하며, 협약의 터무니없는 왜곡이자 현실의 음란한 반전이라고 묘사했다”고 전했다.

CMEP 서한의 서명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2세 미만 어린이 중 15% 이상이 영양실조와 돌이킬 수 없는 허약함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사회에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 군사 및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가자지구의 민간인에게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재 진행 중인 군사 작전에 연루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바이든에게 직접 보낸 별도의 서한에서 “현재 진행 중인 폭력에 대한 미국의 공모를 종식시킬 도덕적 용기를 가지고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잠재적인 대량 학살을 방지하기 위해 힘이 닿는 모든 일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우리는 고난주간을 준비하며 지난 몇 달 동안 가자지구, 동예루살렘, 서안지구, 이스라엘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이들을 위해 애도하며 기도한다”며 “우리는 예수께서 고난당하는 이들 가운데 계셨으며, 마음이 상한 사람들을 위로하셨다는 것을 기억한다. 또 가장 암울한 시기 속에서도 평안할 수 있다는 소망을 붙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서한을 발송하기 하루 전 미국은 남은 라마단 기간에 가자지구 내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졌다.

한편 50명이 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기독교인, 유대인 지도자들은 지난 10월 조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이스라엘에게 즉각적인 휴전을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하며 이스라엘의 군사적 노력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서한에서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파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자국민을 억압하는 이 잔혹한 테러 정권을 무너뜨리거나 심지어 패배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스라엘은 모든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완전히 파괴해 이 악을 인류 역사에서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이스라엘에게 휴전을 강요한다면, 이스라엘의 적들은 담대해지고 먼 장래에 이스라엘은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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