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NCCK 임시 실행위가 진행되고 있다. ⓒ김신의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22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제72회기 1차 임시 실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부활절연합예배 논란에 대해 NCCK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정리했다.

이날 회의는 실행위원 80명 중 아슬아슬한 과반인 41명이 참석해 개회했다. 주된 안건은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로, 이에 대해 먼저 지난 1월 25일 제72회기 제1차 정기실행위원회 회의에서 강석훈 국장이 보고한 내용을 다시 언급했다.

강 국장은 “2005년, 상설 조직의 폐해를 수습하기 위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NCCK는 2011년 이전까지 격년으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주관했다. 이후 연합예배 준비에 혼선이 생겼고, 공동 진행이 어려워져 2015년부터 본회 단독의 부활절 맞이를 진행해 왔다”며 “이후 해를 거듭하며 문제 제기가 생겼다. 부활절 새벽예배에 대해 참여가 저조하고 개신교 분열의 모습으로 평가되는 등의 배경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임을 확인하고 부활절TF 팀을 구성했다”고 했다.

또 “지난 2023년 부활절 TF회의에서는 ①교단장협의회가 진행하고 있는 부활절연합예배에 본회 회원교단도 적극 참여해서 본회의 가치를 적극 담아내기로 했고 ②사순절에서 고난주간과 부활절로 이어지는 부활절 맞이(고난 현장 방문 등)는 계속 유지하고 ③본회가 주관하는 부활절연합예배는 다른 방식의 대안을 찾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부활절연합예배 적극 참여’는 NCCK가 조직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닌, 회원교단의 참여로 정리됐다.

의장을 맡은 NCCK 회장 윤창섭 목사는 “교단장회의를 참석했을 때, 보수 교단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염려스러웠다. 보수 교단과 진보 교단이 균형 있게 진행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마음이 일치돼 교단장회의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균형을 맞춰가는 의미로 NCCK의 가치를 넣고자 했다. NCCK가 같이 하는 게 아니라, NCCK 회원교단이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부활절연합예배 장소가 명성교회로 결정된 배경에 대한 실행위원들의 질문에 예장 통합 김보현 사무총장은 “한국교회부활절 준비위원회 발대식이 있던 날 장종현 목사가 대회장 자격으로 먼저 제안했다. 공적 결정이 아니었고, 대회장으로 추천된 그분의 의지였다. 장소 결정은 대회장과 준비위원회에서 한다. 58개 교단이 참여하는 한국교회 총무 회의에서 임원을 결정하고 회장이 준비위원장을 맡는다. 대회장은 인가된 신학교를 가진 교단장회의에서 결정한다. 2월 5일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에서 명성교회에 공문을 보냈고, 28일 이후 명성교회가 장소를 허락하는 회신을 했다”며 NCCK는 그 결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을 밝혔다.

또 “NCCK가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여한다”는 기사가 난 배경에 대해 “3월 7일 모인 교단장회의는 인가된 신학교를 갖춘 교단장들의 모임으로, NCCK에서도 인가된 신학교가 있는 곳들이 참여해 왔다. 그 교단장회의를 한교총 모임으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태반인데, 그것은 실무 보고 자리였다. 앞서 NCCK가 가진 관심사 현황을 공유하고 보고하며 균형 있는 발언이 되면 좋겠다는 제안이 있었는데, 3월 7일 당시 NCCK 김종생 총무님이 여건이 되지 않았고, 직원들도 대다수 수련회를 갔다. 그래서 NCCK 신학위원회 강석훈 국장님이 와서 대신 보고했다. 그 과정에 여러 좋은 말이 덧붙여졌고, 기자 입장에서 (NCCK가 함께)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게 됐다고 오해한 것 같다. 발언의 진위가 왜곡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NCCK 총무 김종생 목사는 “우리는 부활절연합예배를 제안할 입장에 있지 않다. 우리는 NCCK 100주년을 앞두고 연합과 일치를 추구해 온 차원에서 NCCK의 가치가 반영되는 부활절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며 “오보에 대한 입장이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제가 해외에 있었다. 해외에서 총무단·임원회를 소집했었고, 오늘 실행위를 준비했다. 더 빨리 했으면 좋았겠지만 양해의 말씀을 드린다. 제가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

특히 김 총무는 “NCCK는 부활절연합예배에 조직적으로 참여하기로 결의한 바도, 통보를 공식적으로 한 바도 없다. 다만 그것이 이뤄지길 바라는 분위기와 오보가 확대돼 오늘의 상황에 이르게 됐다”며 “다만 회장님은 축사를 맡아 행사에 종전 방식대로 참여한다. 조직으로 가는 것은 결코 아니”고 밝혔다.

이날 실행위원들 가운데서는 NCCK 회장이 부활절연합예배에 불참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과, NCCK가 별도의 부활절연합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의견, 부활절연합예배 참석에 대한 NCCK의 입장문을 발표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이에 김보현 사무총장은 “연합정신에 따라 연합을 권면하되, 참여기관 등은 결의한 바가 없다”며 “NCCK의 또 하나의 가치는 협의라 생각한다. 협의는 서로 다를지라도 회원의 입장을 존중하는 것이라 본다. NCCK의 가치는 교단의 결정보다 위에 있다 생각하지 않는다. 정서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더라도, 교단이 수습안을 마련하고 합의해 실행했다면 교단의 입장을 들어야 한다. 장로교·감리교가 함께 손잡고 들어온 모습을 회복해 보겠다고 연합하려는 교단이 속한 협의회에서 불참 선언이나 입장 표명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이 걱정한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연합해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 밖에 “부활절연합예배에 NCCK의 가치를 담도록 NCCK 회원교단이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질의에 김보현 사무총장은 “가능하면 중립적 표현을 쓸 수 있도록 표현을 순화하는 일을 했다. 헌금 사용처도 진보와 보수를 떠나 주는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데, 그것을 한국의 미등록자녀를 위한 사업으로 하게끔 결의하도록 했다”고 했고, 윤창섭 목사는 “최선을 다해 NCCK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내용, 메시지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들었다.

이후 한 실행위원은 “양보하고 절충할 필요가 있다. NCCK는 10년 동안 역사성 있게 부활절에 해온 것이 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중차대한 사건을 임원회에 어떻게 맡기냐고 하면서 따로 부활절 연합예배를 준비하자고 하느냐. 임원회에 맡기자”고 제청해 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