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성 선수들, “성전환자와 경쟁은 불공정” 소송 제기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출전 막고 과거 기록과 타이틀 무효화할 것 요구

▲리아 토마스가 성전환 전 남성 경기에 출전했던 당시의 모습(왼쪽)과 성전환 후 여성 경기에 출전했던 모습. ⓒ페이스북

▲리아 토마스가 성전환 전 남성 경기에 출전했던 당시의 모습(왼쪽)과 성전환 후 여성 경기에 출전했던 모습. ⓒ페이스북

생물학적 남성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경기 참여를 두고 미국 내 소송전이 벌어졌다. 전현직 여성 운동선수들이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허용한 전미대학체육협회(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16명의 여성 운동선수는 NCAA가 2022년 미국대학선수권 수영대회에 트랜스젠더 선수 리아 토머스(Ria Thomas)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허용한 데 대해 19일 소송을 걸었다.

이들은 “NCAA의 결정이 여성 선수들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교육 과정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법안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 중 한 명인 케이틀린 휠러 전 켄터키대학교 수영 선수는 “NCAA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공정성과 선수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인데, 이 간단한 임무에 실패했다”며 “여성 선수들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낸 소장은 2022년 NCAA 전국수영선수권대회에 펜실베이니아대학 소속으로 출전했던 트랜스젠더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에 관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원래 토머스는 2019년부터 호르몬 요법을 통해 남성에서 여성으로 비수술 성전환을 했다. 생식기를 제거하지 않은 채 남성 호르몬 억제 치료만을 받은 것이다. NCAA는 토머스가 1년 이상 치료를 받았다며, 그가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는 그해 대회에서 여자 자유형 500야드(457.2m) 부문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남자 선수로 출전했을 때 미국 랭킹은 400~500위였다.

이와 관련, 토머스의 동료 폴라 스캔런은 지난해 미국 하원 법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남자 생식기가 그대로 있는 토머스 앞에서 일주일에 18번씩 강제로 옷을 벗어야 했다”며 “이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가족 화장실을 사용하는 여학생들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여자 선수들이 불만을 제기했지만, 학교 측은 타협할 수 없다는 답변만 했고, 우리가 남자 앞에서 옷 벗는 것이 익숙해지도록 상담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또 “토마스는 남자였을 때 전국 500위권 선수였으나, 여자부에선 챔피언이 됐다. 여성들이 시상대에 설 자리를 잃었다”고 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전현직 선수들은 올해 열리는 대회에 트랜스젠더 선수 출전 규정 적용을 막아 달라고 요구했다. 또 앞서 트랜스젠더 선수가 출전했던 대회 결과를 바탕으로 한 모든 기록과 타이틀도 무효로 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의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한 선수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건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라며 “모든 사람은 출발선에서 평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NCAA는 피소 건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여성 스포츠에 전례 없는 투자를 지속하고, 모든 경기에서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이에 성소수자 옹호단체 ‘애슬릿 앨리’(Athlete Ally)는 “이 소송은 트랜스젠더 운동선수가 같은 공간에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없앤다”고 반발했다. 이어 “우리는 운동 목표에 다다르지 못하는 모든 운동선수의 고통에 공감하지만, 트랜스젠더 운동선수를 그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하거나 희생양으로 삼는 건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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