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보다 출산이 임산부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에 유익”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성산 콜로키움 진행

▲고려대학교 의대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제공

▲고려대학교 의대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제공

성산생명윤리연구소(소장 홍순철)는 지난 9일 용산역 회의실에서 성산 콜로키움을 진행했다. 이날 고대 의대 산부인과 홍순철 교수는 ‘태아생명윤리-어떤 태아가 인공임신중절의 대상인가?’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홍 교수는 산전 검사에서 태아 기형이 발견되면 많은 이들이 낙태를 선택하는 현실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먼저 팔다리가 없이 태어난 닉 부이치치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심한 장애를 가진 자가 오히려 멀쩡해 보이는 이들의 삶을 위로하는 것을 보며 “무엇이 진짜 장애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또 미국에서 태중에 무뇌아임이 밝혀진 셰인 마이클 헤일리의 사례를 들었다. 그의 부모는 무뇌아로 태어나 수 일 내 사망할 태아를 낙태시키는 대신, 세 가족이 함께할 버킷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 리스트를 시행하는 39주간의 여정과 온 가족의 축복 속에 출산한 셰인의 이야기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고, 황금시간대에 뉴스로 방영됐다. 홍 교수는 “기형아를 낙태시키는 대신 출산을 택한 셰인 가족의 스토리는 세계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었다”고 전했다.

홍 교수는 “태아와 별도로 임산부의 입장만 이기적으로 고려한다고 해도, 낙태보다는 출산하는 것이 산모의 육체적 건강에 유익하고 정신적으로도 훨씬 건강하다”며 “낙태보다 성숙하게 출산 후 이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실제 낙태를 원하고 찾아오는 산모를 진찰할 때, 홍 교수는 태아 초음파를 부모에게 보여 준다고 했다. 초음파 속 실제 아기의 모습을 본 부모들은, “낙태를 하지 말라”고 직접 권하지 않아도 움직이는 태아를 보며 낙태의 마음을 접는다고 했다. 또 영화 ‘언플랜드(unplanned)’의 한 장면을 언급하며, 뱃속의 아기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며 낙태를 권하는 행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낙태가 많이 이뤄지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임산부가 ‘금기 약물’로 정해진 약을 복용한 것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산모의 약물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이로 인한 불안을 언급하며, “태아 발생학과 약물의 대사 기전을 알면 불필요한 두려움 때문에 아기를 잃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논문을 통해 약물을 복용한 경우(2.5%)와 노출이 안 된 경우(2.9%)의 기형률을 비교하며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했다.

흔한 예로 임산부 금기약물 등급 X에 대해 설명하며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스타틴 약물은 태아에게 콜레스테롤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기인 것이고, 경구피임약이 X인 이유도 임산부에게 피임약이 불필요하기에 X로 정해진 것”이라고 했다. 임산부에게 처방한 약물 때문에 걱정하는 의사들에게는 “부정적 말보다는 건강한 태아가 태어날 확률이 97~98%라는 긍정적 상담 후 산과 전문의에게 의뢰할 것”을 부탁했다.

또한 “임산부 금기인 백신의 예를 MMR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은 생백신이라는 이론적 이유로 임산부 금기라고 하지만, 이 역시 약독화시킨 백신이어서 태아가 감염이 되었다는 보고가 없다”며 “과도한 불안으로 낙태를 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대의 의학 수준은 태아 기형 유발에 대한 방사선과 항암제의 효과도 밝혀져 있다”며 복부를 차폐하고 뇌종양을 방사선으로 치료하고, 항암제를 조절하여 림프종을 치료한 후 정상아를 분만한 경험을 소개하며 “어떤 아이도 낙태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매달 둘째주 토요일 3시 콜로키움을 통해 생명윤리에 대한 강좌와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누구에게나 열린 강좌로 진행 중이다.

오는 4월 총선 후보들 대상으로 낙태에 대한 생명존중인식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설문 결과를 총선 전 발표해 유권자들에게 누가 생명을 존중하는 후보자인지를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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