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생각하는 수목장, 새로운 장례 문화로 각광”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  

[인터뷰] ㈜휴림 신상호 대표

사회에 긍정적 영향 미치고 선호도 높아져
가족수목장, 가족들에게 특별한 의미 제공
공급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

㈜휴림은 2015년에 시작된 10년 업력의 회사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장사시설(특히 수목장) 설립에 대한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찾아보기 어려운데, 신상호 대표는 미래를 내다보며 수목장 컨설팅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 대표는 “수목장 분야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업으로서, 환경적인 측면에서 매년 국토의 1%에 해당하는 면적이 묘지로 훼손되고 있는 가운데 묘지 확장을 막고 산림을 아름다운 숲으로 가꾸는 사업 분야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묘지나 납골당에서 수목장으로 국민의 선호도가 급속히 바뀌고 있는데, 이에 비해서 수목장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현실에서 수목장 공급을 늘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주)휴림의 신상호 대표.

▲(주)휴림의 신상호 대표.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 공채로 금융그룹에 입사한 신 대표는 2005년 삼성을 명예퇴직하고 부동산경매회사를 설립했다. 모든 경매사이트가 유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때, 그는 무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는 “유료 서비스인 경매정보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였는데, 이런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항상 마음에 들었다. 삼성에서 회사 조직을 만들고 관리하던 여러 가지 제도를 도입해서 회사는 급속하게 성장했다. 4명에서 시작한 회사가 2년만에 80명까지 늘었다”고 했다.

이어 “경매업계에서 그런 형태를 모방하는 회사들이 많아졌고, 결과적으로 경매가 일반인에게 널리 확산되는 데 일조를 한 것 같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새로운 분야인 수목장을 알게 되었고, 처음에는 수목장 인허가 업무를 맡아서 진행하다가 나중에 수목장을 조성하는 공사도 직접해 봄으로써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러던 중 수목장 분야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 회사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했다.

신 대표는 행정사 자격을 직접 취득한 후 ‘행정사사무소 휴림’을 설립해 인허가를 직접 진행함으로써 업무 효율성을 높였고, 수목장 전문기업으로서 (주)휴림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업무, 즉 사업검토, 사업계획, 민원조사 및 해결, 조성공사, 분양, 운영, 관리업무를 수행하며 수목장닷컴 사이트에서는 무료로 정확한 수목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측량설계회사, 조경설계회사, 산림기술회사, 기획회사 등과 업무제휴를 통해 수목장 사업에 대해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 휴림은 주로 법인 수목장 사업에 대해 처음 사업검토부터 마지막 관리운영까지 전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목장사업은 부동산개발 사업 중에서 난이도가 높은 사업분야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접근을 해야만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많은 프로젝트가 체계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다. 특히 2015년부터 기독교 교회 수목장사업 프로젝트를 많이 수행해 왔다.

아산시 교회수목장, 사업계획 수립, 수원 소재 교회의 홍성군 임야에 대한 수목장사업 타당성 검토와 화성시 소재 교회의 수목장 인허가 및 조성공사 등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최근 2023년에는 남양주시 소재 임야에 대해 수목장림 사업 PM업무를 수행 중이고 대형교회의 추모공원 부지에 대해 자연장지 조성 마스터플랜 용역 등을 수행했다.

신대표는 “기독교에서의 죽음은 죄와 결별되며 단순히 육체적 사망이 아니라 천국으로서의 삶, 즉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또 죽음은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를 믿음으로 받아들이고 영혼은 하나님 나라로 가게 되고, 남은 육을 아름답게 모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서의 마지막을 아름다운 수목장에서 사랑하는 성도분들과 함께 서로 교통하는 공간으로 이해하시면 좋다”고 설명했다.

기독교 수목장의 형태는 정원 형태를 갖춘 수목형, 화초형, 잔디형 수목장이 있고, 산림을 활용하여 수목원이나 휴양림처럼 조성하는 수목장림 형태가 있다. 그는 “기독교 수목장을 조성할 때는 첫째, 위치 및 접근성이 좋아아 한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의 허가가 가능한지 여러 가지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 셋째, 예산을 정하고 이에 맞는 충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넷째,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한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답사를 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법인수목장 이외에 가족수목장을 보급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신 대표는 “장사법상 가족수목장을 직접 조성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 시도가 아직은 많이 없는 상황”이라며 “가족수목장을 통해 아이들에게 부모가 자기 부모를 정성껏 모시고 기리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 가족 간의 결속력도 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직접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수목장을 만들면 획일적으로 조성되어 있는 수목장보다 훨씬 특별하고 의미가 있는 공간이 되고, 가족과 친족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선산처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장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에 따르면 가족수목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만큼의 토지를 구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작은 면적만 구입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토지주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국토 면적의 63.9%를 차지하고 있는 산림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지주 입장에서도 매매도 어렵고 활용할 방법도 없는 무수익 자산인 토지를 가족수목장으로 제공하고 수익화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화성에 위치한 한 교회의 수목장 시설.
▲화성에 위치한 한 교회의 수목장 시설.

신 대표는 향후 수목장 공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신규 수목장을 더 많이 조성하는 것과 그와 더불어 바람직한 수목장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그는 “수목장 사업은 토지나 임야를 활용한 개발 사업인데 난이도가 높다. 경험이 없는 사업자들은 어려움에 봉착하기 쉽다. 우선 허가를 받기 어렵다.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주민들의 민원을 우려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허가를 해주지 않으려 하고 허가를 해준다 하더라도 가능하면 늦추려 한다. 허가를 받는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이 증가하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수목장이용자들에게 비용으로 전가된다”고 했다.

또 “일부 수목장에서는 경제적인 이유로 과도하게 좁은 면적에 많은 나무를 심는 밀식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방식은 친자연적이지 않고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관리비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수목장이용자들에게 불편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수목장사업자들에게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행착오와 비용을 줄이도록 도와드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인구구조의 변화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자주, 그리고 많이 지인의 죽음을 접하게 될 것이다. 죽음에 대해서 터부시하는 우리 문화 때문에 가능하면 산소는 집에서 멀리 만드는 경향이 있을 만큼, 수목장이 우리 주변에 들어서는 것을 꺼린다”며 “닫혀 있는 마음을 열어 더 이상 수목장을 혐오시설로 인식하지 않았으면 하고, 수목장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수목장을 아름다운 수목원처럼 조성해서 수목장 이용자뿐 아니라 수목장 주변 주민들에게도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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