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사랑 나눈 장기기증인 유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위한 네이버 ‘해피빈’ 모금
숭고한 사랑 기리는 5월 14일 ‘Rose D-day’ 4회째

▲지난해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을 찾은 도너패밀리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지난해 뇌사 장기기증인 기념공간을 찾은 도너패밀리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박진탁 이사장, 이하 본부)가 6일 “지난 2월 28일부터 오는 5월 6일까지 네이버 기부 플랫폼 ‘해피빈’을 통해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도너패밀리’를 위한 ‘가정의 달’ 모금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세상에 홀로 남은 아버지에게는 더 쓸쓸한 가정의 달

매년 5월 8일 어버이날이면 김일만 씨(남, 77세)는 매일 출근 도장을 찍던 경로당에도 갈 수 없다.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자식 자랑에 세상을 떠난 아들이 생각나 더욱 사무치기 때문이다. 김 씨의 하나뿐인 가족인 아들 김광호 씨(기증 당시 29세)는 17년 전 뇌사로 세상을 떠나며 4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오래 전 아내와 사별하고 아들과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던 김 씨는 이후 혼자가 되었다. 그런 김 씨에게 어버이날이 있는 가정의 달 5월은 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더는 만날 수 없다는 슬픔이 더 깊어지는 아픔의 시간이다.

이런 안타까운 사연은 비단 김 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린이날이면 장난감을 품에 안겨주던 부모, 어버이날 아침이면 곱게 핀 카네이션을 달아주던 자녀들, 봄이 찾아오면 함께 나들이를 떠나자던 배우자 등 도너패밀리들은 저마다 사랑하는 가족의 빈 자리로 여전히 괴로워한다.

도너패밀리의 순수한 사랑 기리는 ‘로즈디데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 뇌사 장기기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생명을 살린 기증인은 지난 2023년 말 기준 7,394명으로, 이들을 통해 2만 2천여 명의 장기이식 대기환자들이 새로운 생명을 선물 받아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반면 기증인의 유가족들의 아픔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에 본부는 2021년부터 매년 5월 14일을 도너패밀리를 위한 날인 ‘로즈디데이’로 지정하고, 생명나눔을 실천한 가족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는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로즈디데이는 ‘순수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빨간 장미와 계획한 일을 실행하기로 정한 날이라는 의미를 가진 디데이의 합성어로, 장기기증이라는 숭고한 결정을 통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순수한 사랑을 실천한 뇌사 장기기증인 및 그 가족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특별히 올해는 도너패밀리에게 위로의 마음이 담긴 감사 선물을 건네고자 본부는 네이버 기부 플랫폼 ‘해피빈’을 통해 모금함을 오픈했다. 5월 6일까지 모인 기부금은 도너패밀리를 위한 카네이션과 편지, 건강식품 구입 및 발송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본부 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장기부전 환자들이 오랜 투병 생활을 끝내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숭고한 결정을 내려 준 도너패밀리에게 존경의 마음을 건넨다”며 “이번 후원을 통해 생명나눔의 소중한 뜻을 기억하는 이들이 늘어나기를 기대하며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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