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수정, 인공수정, IVF
▲인공수정. ⓒPixabay/Elena
미국 앨라배마주 대법원이 체외 인공수정(IVF·시험관 아기)을 위해 생성되고 냉동 보관된 배아를 태아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냉동 배아도 태아이고, 이를 폐기할 경우 법적 책임이 따른다고 판결했다. 이는 냉동 배아를 태아로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실수로 다른 부부의 냉동 배아를 떨어뜨려 파괴한 한 환자에 대해 불법 행위에 따른 사명 혐의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였다. 이에 대해 앨라배마주 대법원은 “태어나지 않은 아이도 아이”라며 “이는 냉동 배아에 대해서도 그러하다”고 밝혔다. 

제이 밋첼(Jay Mitchell) 판사는 판결문에서 “냉동 배아도 ‘불법 행위에 따른 미성년자 사망법’에 따라 아기와 같은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이는 태어났든 태어나지 않았든, 모든 아이에게 제한 없이 적용된다”고 했다.

이어 “이 법원의 모든 구성원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의 모든 당사자들은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수정해서 시작해 사망으로 끝나는 유전적으로 독특한 인간’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또 “당사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문제는 살해 당시 물리적으로 자궁 내, 즉 생물학적 자궁 내부에 위치하지 않은 태아와 관련해, 해당 규칙의 암묵적 예외가 존재하는지 여부”라고 했다.

그는 1872년 처음 제정된 ‘불법 행위에 따른 미성년자 사망법’은 “태어나거나 태어나지 않은 모든 아이들에게 제한없이 적용된다. 우리의 관점에 따라 새로운 제한을 정하는 것은 이 법원의 역할이 아니며, 우리의 역할은 무엇이 현명한 공공 정책인지 아닌지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톰 파커(Tom Parker) 앨라배마주 대법원장은 보충 의견에서 성경을 인용해 “모든 인간의 생명은, 심지어 출생 이전에도 하나님의 형상을 품고 있으며, 그들의 생명은 하나님의 영광을 지우지 않고서는 파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의 생명을 부당하게 파괴한다면, 이는 자신이 지어낸 형상이 파괴되는 것을 자신에 대한 모욕으로 여기는 신성한 하나님의 분노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친생명단체 ‘라이브 액션’(Live Action) 창립자이자 회장인 릴라 로즈(Lila Rose)와 같은 생명 수호 운동가들은 앨라배마주 대법원의 판결을 기뻐했다.

그녀는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IVF를 통해 임신된 아기가 자연적으로 임신된 아기와 동일한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과학을 인정하고 기본 이성과 공정성을 사용한 앨라배마 대법원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또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이자 낙태 찬성론자인 루스 마커스(Ruth Marcus)는 “이번 결정은 다음의 2가지 수준에서 위험하다. 첫째, 클리닉과 앨라배마의학협회의 주장처럼 배아가 불법 행위에 따른 미성년자 사망법에 의해 보호된다면, 배아를 만들고 저장하는 것이 지나치게 위험해진다. 둘째, 실제로 명백한 장기적인 목표는 태아의 정의를 확장해 ‘불임 클리닉에서 사용하지 않은 냉동 태아를 폐기하는 것이 허용되는가?’, ‘주에서 체외 수정을 완전히 금지할 수 있는가?’, ‘사후 피임약을 금지할 수 있는가?’ 등 수정란과 관련된 피임 방법과 생식 기술을 추구하는 데까지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캔자스주의 경우, 배아 폐기 금지법 제정을 검토했으나 관련 위원회에서 폐기했다. 

앨라배마주에서는 지난 2018년 주민투표에서 태아에게 완전한 인격권을 부여하는 법안이 통과됐으나, 냉동 배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그러나 2022년 연방 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 이후, 거의 전면적인 낙태 금지 조치가 시행되는 중이다. 그 결과 낙태권 지지 단체 집계에 따르면, 앨라배마주는 이제 미 전역에서 발생하는 임신 관련 형사 사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한편 1,000개 이상의 다양한 학술 기관의 5,500여 명 생물학자들을 대상으로 2021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는 “인간의 생명은 ‘수정’에서 시작된다”고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