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진의 묵상일상 11] 묵상은 익숙한 말씀을 낯설게 보는 일이다
하나님 말씀은, 반복해서 봐야
곱씹기 위해 낯설게 보기 해야
익숙함 속 새로움 향해 나가야
반복, 지겨움 아닌 새로움으로
묵상 모임 중 한 분이 볼멘소리한다.
“성경은 그 말이 그 말인데 반복해야 하나?”
혼잣말을 크게 하셨다.
그렇다. 성경은 반복해야 하는 말씀이다.
말씀대로 살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은 그 반복을 계속하느냐에 달렸다.
묵상이 힘든 이유는 성경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성경이 내 손에 놓여 있고,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열고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오히려 익숙함에 빠져 성경이 내 손에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하나님 말씀은 반복해야 한다.
보고 또 보아야 하는 말씀이다.
하나님 말씀은 읽는 말씀이 아닌 살아야 하는 말씀이기에 그러하다.
힘든 과정이다.
하나님 말씀 곱씹는 반복 행위를 하기 위해서는 ‘낯설게 보기’를 해야 한다.
익숙한 말씀을 낯설게 보는 일이란 무엇인가?
김전한· 최민식은 『굶어 죽기 십상이다』 책에서 낯설게 보는 연습을 말한다.
“익숙함에서 이야기가 시작될 수 없습니다. 익숙함의 균열에서부터 이야기는 출발합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새로운 빛깔, 다른 음성을 찾아내는 것, 또 다른 몸짓, 그것이 바로 낯설게 보기의 연습입니다(224쪽).”
새로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언제나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하며 같은 사람들과 익숙한 관계 속에서 새로움을 찾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늘 그렇지 뭐’
‘매일 그날그날이야.’
‘뉴스도 맨날 그래.’
우리는 매일 여행을 떠날 수 없다. 한 달마다 다른 나라로 떠날 수 없다.
매일 그 자리에서, 그 사람들과 살아야 한다.
말씀은 그런 것이다.
매일 반복해야 하는 행위
매일 생각해야 하는 행위
매 순간 읊조려야 하는 말씀이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일이다.
매일 같은 말씀을 새롭게 읽기 위해서는 ‘낯설게 보기’ 훈련이 필요하다.
같은 말씀 안에서 ‘정말 그러한가?’ 하는 태도를 익혀야 한다.
‘다시 볼까?’ 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반복 행위에서 ‘새로운 빛깔’, ‘다른 음성’, ‘다른 몸짓’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 말씀으로 살아내는 그리스도인이란,
하나님 말씀을 반복하지만, 그 반복이 지겨움이 아닌 새로움이어야 하지 않을까.
매일 반복해야 하는 그 힘겨운 과정을 지나가야 한다.
누구도 예외가 없다.
많이 배웠다고 반복하는 일이 쉽지 않다.
많이 알고 있다고 반복하는 일이 수월하지 않다.
우리는 모두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 새로운 일에 흥미를 느낀다.
익숙한 곳, 익숙한 사람, 익숙한 일에 흥미를 잃은 지 오래다.
그렇지만 우리는 반복해야 한다.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 곧 광맥을 발견하며 매일 기쁨이 넘치는 찬송을 불러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하나님 말씀을 곱씹는 묵상 행위에는 작은 행복, 작은 만족이 있다.
그 작은 행복이 큰 하나님 나라를 꿈꾸게 한다.
그 작은 만족이 모여 하나님이 얼마나 우리와 함께 하고 싶어하시는지 마음을 헤아리게 한다.
익숙한 말씀을 우리 오늘 낯설게 보자.
다 안다고 생각했던 그 앎을 내려놓고, ‘내가 정말 알까?’라는 태도를 익히자.
‘그 말씀이 그 말씀이야.’ 볼멘소리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실까?’ 질문을 던지자.
묵직함이 결국 하나님 나라를 지금 여기에서 누리게 한다.
우리가 오늘도 반복해야 하는 하나님 말씀 묵상은
오늘이라는 익숙함에서 가슴 뛰는 그 나라를 발견하고 찬송하는 일이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마 13:44).”
송은진 목사
의정부 세우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