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문의들 “뇌졸중 골든타임 지켜야”
매년 국내에서 13∼15만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뇌졸중이 사망률 4위, 성인 장애 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뇌졸중 환자의 80% 가량이 60세 이상의 고령 환자여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인구 비율이 4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2050년에는 약 40만 명의 뇌졸중 환자가 매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대한뇌졸중학회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뇌졸중은 높은 사망률 못지않게 심각한 후유장애를 남긴다. 2023년 한국뇌졸중등록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질병 전과 같은 상태로 퇴원하는 뇌졸중 환자는 15%에 불과하고, 85%는 후유장애가 남은 채 퇴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온종합병원 뇌신경센터 배효진 과장(신경과전문의)은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에 손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라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음주 등으로 인해 혈전이나 혈관 파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뇌 일부가 손상되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파열되어 뇌 속에 혈액이 고여 뇌가 손상되면 뇌출혈로 나뉜다.
뇌졸중의 주요증상으로는 얼굴의 한쪽이나 팔, 다리의 일부분이 약해지거나 마비될 수 있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이상한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또 갑작스러운 어지러움, 심한 두통, 시야 손실, 어려운 시선 이동 등의 시각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온종합병원 뇌신경센터 하상욱 과장(신경과전문의)은 “뇌졸중은 심한 경우 의식 저하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데다, 치료 이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유했다. 하 과장은 평소 뇌졸중의 예방을 위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흡연과 음주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뇌졸중의 치료는 증상이 나타난 후 3시간 이내에 시작해야 하며, 혈전 용해제 투여나 혈관 확장술 등을 시행하게 된다. 온종합병원은 신경과와 신경외과의 협진 시스템을 통해 혈전용해제 투여 즉시 영상검사와 함께 뇌혈관 확장술을 시행하고 있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에는 대한뇌혈관외과학회로부터 ‘뇌졸중 시술 인증의’로 인정받은 신경외과 전문의를 2명 배치하고 있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김수희 과장(신경외과전문의·뇌졸중시술인증의)은 “뇌혈관 확장술은 좁아지거나 막힌 뇌혈관을 확장하여 혈류를 개선하는 시술”이라며 풍선확장술과 스텐트삽입술, 코일색전술 등이 대표적인 뇌혈관을 넓히는 수술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풍선확장술은 말 그대로 협착된 혈관에 풍선을 삽입하여 팽창시킴으로써 혈관을 확장하는 시술이고, 스텐트 삽입술의 경우 협착된 혈관에 그물망 모양의 스텐트를 삽입하여 혈관을 확장하는 시술이다. 스텐트 삽입술은 혈관 재협착 가능성이 있는 풍선확장술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보편화된 혈관확장술로 인정받고 있다.
코일색전술은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의 치료에 사용되는 시술 중 하나로, 뇌혈관에 미세한 코일을 삽입하여 혈류를 재개통시키는 것이다. 코일색전술은 뇌혈관의 일부가 약해져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의 치료에도 흔히 사용된다.
온종합병원 뇌혈관센터 최재영 센터장(전 고신대복음병원 신경외과교수·뇌졸중 시술인증의)은 “코일 색전술 시술 과정에서 출혈, 뇌경색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술 전에 충분한 검사와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재영 센터장은 “혈관확장술은 머리를 열지 않고 뇌동맥류를 내과적으로 처치하는 시술방법으로, 바이플레인 안지오(ANGIO) 첨단장비를 이용해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뇌동맥류까지 삽입한 후, 풍성이나, 스텐트, 코일 등을 뇌혈관에 끼워 넣어 혈류를 개선한다”고 설명하고, 전신마취가 필요하지만, 시술 시간은 보통 1∼2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한뇌졸중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국내 뇌졸중 환자의 50%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진료권에서 정맥내혈전용해술, 동맥내혈전제거술, 혈관확장술 등 뇌졸중 최종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 상급종합병원과 수련병원에 재직 중인 뇌졸중 전문의가 209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부 권역 심뇌혈관질환센터에서는 전문의 1명이 뇌졸중 환자 500여 명을 진료하는 실정이라고 전문의 부족을 우려했다.
온종합병원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부산 온종합병원은 신경외과 전문의 3명으로 구성된 뇌혈관센터와 신경과전문의 3명의 뇌신경센터에서 유기적인 협진시스템을 구축해 ‘뇌졸중 골든타임’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