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셔널 풋볼 리그(NFL)가 슈퍼볼 LVIII를 앞뒀던 지난 7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성소수자 프라이드 나이트’(LGBT Pride Night)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이 4만 명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NFL은 11일 미국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더스의 결승전을 앞뒀던 당시, 성소수자 단체 ‘글래드’(GLAAD)와 협력하여 이 행사를 주최했다.
NFL은 지난달 22일 성명을 통해 네바다 펠러다이스의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이 행사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NFL 수석 부사장 겸 다양성 및 포용성 책임자인 조다난 비인은 “우리가 세 번째로 개최하는 ‘글래드와 함께하는 프라이드 나이트’는, 수용을 가속화하고 NFL의 성소수자 공동체에 대한 확고한 지원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강력한 조치”라며 “풋볼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임을 보장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글래드 최고경영자 사라 케이트 엘리스는 자신의 조직과 NFL의 협력에 대해 “모든 팬이 축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슈퍼볼과 시즌 내내 LGBTQ 팬들의 중요한 주목성을 증가시키는 데 헌신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NFL은 또한 이날 오전 “LGBTQ 청소년을 섬기는 지역 센터”와 협력해 ‘프라이드 플래그 축구 체험’을 개최했다.
한편 기독교계에서는 이 행사 취소 청원이 이어졌다. 이 청원은 가톨릭 평신도 시민단체 ‘리턴투오더’(Return to Order)가 주도했다. 이 단체는 기독교 문명의 근간을 흔드는 도덕적 위기를 우려하고, 미국 사회의 전통, 가족 및 재산의 수호에 주력하고 있다. 청원은 행사 다음 날인 8일까지 4만 4천 명의 서명을 얻어냈다.
이들은 NFL에 보낸 서한에서 “프라이드 나이트는 심각한 죄악으로, 동성애를 정상화하고, 부도덕한 행위를 정상적이고 수용 가능한 것으로 칭송한다”며 “이러한 죄악의 사회적 용인은 미국의 도덕적 기초를 위협하며, 하나님과 그분의 법에 대한 심각한 반역”이라고 경고했다.
청원자들은 “NFL은 오랫동안 정치와 도덕적 문제가 배제된 중립적인 장소라는 평판을 받아왔다”면서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렇지 않은 것이 명백하다”고 했다.
또한 “해마다 죄악된 행동을 홍보하는 일이 점점 더 만연하고 있다. 더 나쁜 것은 생방송 TV로 자주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기독교인으로서 중립성과 미온성에 안주할 수 없다. 이러한 소위 중립적인 행사가 명백한 부도덕성을 밀어붙일 때, 일어서서 아니라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LA 다저스가 ‘영원한 방종의 수녀들’(Sisters of Perpetual Indulgence)을 초청하려다가 비판 여론에 직면해 계획을 철회했다. 이 단체는 남녀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드래그퀸(보통 여장한 게이를 일컫는 말) 종교 의복을 입고 보수적 성관념을 풍자하는 활동을 벌이며 종교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그러나 다저스는 이후 입장을 뒤집고 ‘영원한 방종의 수녀들’과 함께 성소수자 프라이드 나이트를 개최했다. 그 결과 비영리 보수 정치단체인 ‘가톨릭보트’(CatholicVote)는 다저스를 겨냥해 100만 달러 규모의 불매 광고 캠페인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