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들로 고통받던 중, 하정완 목사 제의로 출연 결심
배우 심은우가 영화사 ‘아이즈 필름’의 ‘데칼로그 시리즈’의 두 번째 단편 영화 <노래>에 출연한다.
‘데칼로그’는 ‘십계명’을 뜻하는 말로, ‘데칼로그 시리즈’는 십계명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기독교 신자뿐만 아니라 비기독교인들에게도 쉽게 설명하는, 선교사와 선교지를 위해 기획된 영화다. 이 시리즈의 첫 작품인 <버스>는 부산국제영화제 단편영화부문 경선작, 환태평양 영화제 최우수 단편상, 광저우영화제 은곰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영화 <노래>는 십계명 중 제1계명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두지 말라”(You shall have no other gods before me)를 해석한 작품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과정 중에 있는 이승헌 감독이 연출을, 꿈이있는교회의 하정완 목사가 기획, 시나리오를 맡았다. 영화는 이후 여러 단편영화제에 출품되고, 여러 교회 및 선교지에 배부될 예정이다.
주연을 맡은 배우 심은우는 ‘원티드’,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수상한 파트너’, ‘라디오 로맨스’, ‘나쁜 형사’, ‘아스달 연대기’ 등 다양한 작품에 차근차근 출연하며 이름을 알려 왔다. 특히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민현서 역을 맡아 묵직한 발성부터 섬세한 감정 연기로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누군가 익명으로 올린 게시글로 인해 진실공방이 있었고, 사실상 활동 중단에 들어갔다. 이후 스릴러 영화 ‘세이레’, 연극 ‘노란 달’ 이외에 활동을 거의 하지 않던 중 이번에 주연으로 출연하게 됐다.
“작품 활동을 쉬고 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도 생기면서 이런저런 핑계로, 부끄럽지만 사실상 예배 출석을 3년간 거의 못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목사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심은우는 그간 심한 마음고생을 한 듯했다. 지난해에도 “이후에 저의 앞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아마도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열심히 살아 온 모든 시간들이 익명으로 쓰여진 글 하나로 부정되고,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는다”며 사이버 폭력 유형 중 언어폭력인 악플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소셜미디어를 탈퇴하기도 했다. 이번 단편 영화 작품의 결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이에 대해 하정완 목사는 “얼굴이 알려진 배우가 영화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큰 용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심은우는 “교회에서 온 연락이었고, 단편이었기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고3 때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제가 지방에서 서울에 왔을 때 적응할 수 있게 힘이 됐던 곳이 이 교회였어요. 교회에 배우 집단도 있는데, 배우 언니 오빠들과 교회 생활을 오래했었어요. 목사님이 영화 출연 제의를 하셨을 때, 교회 일이고 하나님의 일이니 시나리오가 별로여도 하려 했어요. 그런데 대본을 받았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어요. 단편이기도 했고, 부담스럽지 않은 사이즈여서 하게 됐어요.”
오랜만에 현장에 선 심은우 배우는 자신이 아닌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에 집중하려고 했다. 심은우가 맡은 배역은 길거리에서 노래를 하다 가수가 되는 여동생이었다. 이름은 주어지지 않았다.
“연기를 잘해보이고 싶기보다,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감독님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어떻게 하면 연기로 잘 표현할까’ 그 부분을 항상 신경 쓴 거 같아요. 이름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불편함은 크게 못 느꼈어요. 어려웠던 점은, 노래를 아주 잘하는 편이 아닌데 영화를 잘 소화하기 위해서 실제 가수처럼 불러야 하니 그 부분이 어려웠어요. 노래를 잘해 내려 연습을 많이 했어요. 버스킹할 때와 가수가 된 후의 노래, 둘의 색깔이 완전히 달랐기에 다르게 표현해야 했어요.”
심은우는 중학교 시절 뮤지컬을 접한 후 진지하게 음악을 배워 왔다. 전공도 뮤지컬연극학이다. 그러나 뮤지컬이 아닌 연기자로서 활동해 왔다. 비록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창’이라는 별명으로 출연하기도 했지만, 이번 역할에서 그녀는 사활을 걸었으리라. 영화 <노래>를 통해 심은우 배우는 다시 힘을 얻고, 성장하고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듯했다.
“오래 쉬다가 작품을 하게 돼서 현장 자체가 주는 감동이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마음이 어려운 시간을 보냈는데, 작품 하면서 현장에서 받는 에너지가 있더라고요. 연기를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많이 회복이 된 것 같아요. 단편영화 작업을 하면서 공부도 많이 되고 재밌어요. 개인적으로 단편 작업을 더 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어요.”
영화 <노래>는 꿈이있는교회가 설립한 영화사 ‘아이즈필름’이 제작했지만, 종교적 색채는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는 선교와 선교지를 위해 기획됐고, 만들어졌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목적을 위해 출연한 것에 심은우는 감사를 표했다.
“우리 교회에서 10여년 만에 영화를 만들었는데, 하나의 목적을 가진 것이 좋았어요. 그 목적대로 영화가 잘 쓰임받을 수 있게 되면 가장 좋겠어요. 목사님 말씀대로 이 영화가 세계 각국 선교지에 저작권료 없이 보내지고 쓰임을 받을 텐데, 하나님 일에 쓰이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모든 과정이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