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이자 기독교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 중인 알리스테어 벡(Alistair Begg·71) 목사가 기독교인의 동성결혼식 참석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가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파크사이드교회(Parkside Church in Cleveland)를 이끌고 있는 벡 목사는 전국의 약 1,800개 라디오 방송국에서 송출되는 ‘생명을 위한 진실’(Truth For Life)을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 9월 방송에서 자신의 새 책인 ‘기독교 헌장’(The Christian Manifesto)에 관해 언급한 뒤, 한 할머니의 질문을 소개했다. 그녀는 자신의 트랜스젠더 손자가 결혼식을 앞두고 있으며 거기에 자신이 참석해야 하는지를 물었고, 벡 목사는 참석해도 괜찮다고 답했다.
팟캐스트가 나온 지는 3개월이 지났으나 벡 목사의 조언은 소셜미디어에 재등장해 논란으로 이어졌고, 결국 미국가족협회(AFA) 라디오 부처인 미국가족라디오(AFR)는 “생명을 위한 진실”을 방송한 지 10년 만에 송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존 맥아더(John MacArthur) 목사가 이끄는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Grace Community Church)의 사역인 ‘셰퍼드 콘퍼런스’(Shepherd's Conference)는 웹사이트에서 벡 목사의 약력을 삭제했다. 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지는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11월 웹사이트에는 벡 목사가 맥아더 목사와 ‘디자이어링갓’(Desiring God) 창립자 존 파이퍼(John Piper)와 함께 연사로 등록돼 있었다.
올해 셰퍼드 콘퍼런스는 오는 3월 6~8일 ‘진리의 승리’라는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벡 목사는 맥아더 목사가 총장으로 있는 ‘마스터스 세미너리’(The Master's Seminary)의 목회학 박사 프로그램 초청 강사이기도 하다. 해당 사건이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와 협력해 운영 중인 신학교에서 벡 목사의 역할에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벡 목사는 지난주 주일 설교에서 해당 이슈를 언급했다. 그는 누가복음 15장을 바탕으로 한 ‘긍휼과 정죄’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우리 마음 속에 살아 있고 건재한’ 바리새인적 성향을 지적하고, “무엇보다 그들의 관계의 안녕을 걱정한 것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오해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만약 다른 때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또 다른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면 전혀 다르게 대답할 수도 있겠으나, 그 경우는 그렇게 대답했고, 인터넷에서 누가 뭐라고 하든지 다른 방식으로는 대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해당 논쟁이 자신의 사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내가 한쪽으로 내려가야 한다면 나는 이쪽으로 가겠다. 성경과 예수님에 대해 무엇을 믿는지 정확히 아는 이들과 미래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을 닫는 정죄의 편으로 가기보다, 날 약하다고 비난하는 이들과 긍휼의 편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