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권 박탈’ 헌법소원 조속한 판결 촉구… 사학법 재개정 의지 피력
법과 제도 위협 속에 건학이념 훼손돼
임용권 제한으로 반·비종교인들 들어와
사학법 헌법소원 가처분, 2년 넘게 표류
학교 인사권과 학부모 선택권 보장해야
교사 임용권 제한 등 사립학교의 자주성에 대한 제약이 심화되는 가운데, 예장 통합총회(총회장 김의식 목사)가 사학의 건학이념 구현을 위한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다시 촉구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2025 고교학점제’ 역시 종교계 사립학교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통합 총회 제108회기 사학법재개정대책위원회(위원장 김운성 목사)는 1일(목) 오후 서울시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독교교육 회복을 위한 연합기도회 및 세미나’를 열고 기독교학교의 위기와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총회는 이날 기독사학의 자주성과 선택권 보장을 촉구했다. 김의식 총회장이 발표한 성명에서 이들은 기독교학교들의 항일 구국운동, 민족교육의 요람, 인재양성 등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자율성이 훼손되고 교육 선택권은 제한됐다며 “법과 제도의 위협 속에서 건학이념을 구현하는 것조차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했다.
이들은 “‘사학공영화 정책’과 ‘국가인권위의 권고’, 최근의 ‘2022 개정교육과정 등으로 더 이상 기독교 학교에서 신앙과 복음의 진리를 가르칠 수 없게 됐고, 이제는 채플조차 드리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지난 21대 국회에서 개정된 사학법으로 교원 임용권마저 제한당해, 이제 기독교학교에 반종교인과 비종교인들이 교사로 들어오고 있다. 학교 운영은 물론 정체성을 지키는 일조차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먼저 교원 임용을 교육감에게 위탁시킨 개정 사립학교법에 대한 헌법소원과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2년이 넘어서도 판결되지 않고 있다며 “학교의 피해는 물론 학생들의 학습권에도 불가역적 피해가 발생한다. 신속하고 공정한 판결을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회를 향해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선 인사권이 자주적으로 행사돼야 하고,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은 보장돼야 한다”며 사학법 재개정을 위한 한국교회 100만 성도 서명운동과, 범교단 차원에서 오는 4월 22대 총선에 적극적인 ‘기독학부모 유권자 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2022 개정교육과정’ 및 ‘2025 고교학점제’의 수정을 촉구하며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 시도교육청에서 종교계 사립학교의 건학이념과 관련된 수업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해 달라. 종교계 사학의 특수성에 기반한 새로운 종교 교과서를 발간해 달라”고 요청했다.
1차 위탁 후 72.5%가 적합한 교원 찾지 못해
2부 세미나에서 한국교회의 대응 방안을 모색한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사무총장 함승수 교수(숭실대)는, 1차 필기시험을 시도교육청에 강제로 위탁해 임용권을 박탈한 ‘2021 사립학교법 재개정’ 이후 실제 사학들이 교원 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함 교수는 “2023년 3월 82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사학법 개정 전후 교원 임용 현황 설문 결과, 1차 필기시험 통과한 교원 대상자는 평균 4.1명이고, 이 중 건학이념에 부합하지 않는 교원만 있는 경우는 72.5%였다. 건학이념에 반하는 비신앙인, 타종교인, 심지어 이단들이 침투를 막을 수 없다던 한국교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학이념과 반대되는 교원을 임용할 수 없어 기간제로 채용해 근근이 이어가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실제 신규 교원의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 비율은 17:83으로 나타났다. 그는 “교육의 공백 위험 측면에서 학교와 학생들의 학습권에도 불가역적 손해가 발생할 수 있고, 건학이념과 맞지 않은 가치관의 교원이 선발될 경우 사학이 분규의 장이 될 수도 있어 건학이념이 형해화(形骸化)되어 존폐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세대의 위기는 학교의 반기독교적 교육과 무관치 않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함 교수는 “교회교육과 학교교육이 충돌하는 시대, 자녀들이 학교에서도 온전한 가치관과 세계관에 따르는 교육을 받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사학법 재개정의 우선순위를 세우고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법제화해나갈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