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의회 인권국장, 국제종교자유정상회의서 고발
자의적 구금·강간·고문·살해… 음식·화장실 제한
도시 점령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교회 파괴’
교인들을 적 스파이로 인식… ‘무장 선동’ 누명도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에서 최소 76건의 종교적 박해 행위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의하면, 우크라이나의회 인권국장 드미트로 루비네츠는 1월 30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제 종교 자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침공 이후 침례교, 오순절교, 재림교를 포함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면서 관련 내용을 전했다.
루비네츠 인권국장은 패널 토의에서 “러시아군은 모든 복음주의 성도들을 ‘미국의 스파이’, ‘종파주의자’, ‘러시아정교회의 적’이라 부르며 물리적으로 완전히 제거하겠다고 거듭 위협했다”면서 “러시아인들은 사람을 죽이고 교회를 파괴하기 위해, 우리 국가를 파괴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 했다”고 했다.
루비네츠는 “러시아 침공 이후 76건의 박해 사례가 알려졌다”며 “러시아 군인과 관리들이 2022년 2월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최소 29명의 성직자나 종교 지도자를 살해하거나 체포했다. 이 수치는 확인된 사례일 뿐이며, 실제로는 훨씬 더 많다”고 했다.
그는 “점령자들은 자의적 구금, 강간, 고문, 살해와 더불어, 총격을 가하는 흉내를 내고 가족을 처형하겠다고 위협한다. 피해자들은 물이나 음식, 심지어 화장실도 이용하지 못하는 비인도적인 환경에 구금돼 있다”고 했다.
또 “러시아 군인들이 도시를 점령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교회 건물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군인들이 예배 중 난입해 교회를 폐쇄하기 전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역했던 미하일로 브리친 목사는 “러시아가 점령한 도시의 모든 교회가 폐쇄됐다”고 말했다.
미국 유라시아 선교단체 ‘종교자유이니셔티브’(Religious Freedom Initiative of Mission Eurasia)의 책임자인 브리친 목사는 “나와 같은 대부분의 신부와 목사들은 협박, 협박, 굴욕, 구금, 구타, 추방을 당했다”며 “일부 신부와 신자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러시아 감옥에 갇혀 있다. 그들 중 몇 명은 살해당했다”고 했다.
이 단체의 11월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침공으로 206개의 복음주의 기도원을 포함해 최소 630개의 종교 구조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종교적 목표물을 공격하는 이념적 기반 중에는 현재 종교의 자유와 민주적 가치를 자랑하는 우크라이나 문화를 파괴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2014년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분리주의 운동이 발발한 후, 러시아의 통제를 받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의 우크라이나 종교 지도자들과 대부분의 종교 공동체가 잔인한 박해를 받았다”며 “유일한 예외는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에 소속된 우크라이나 정교회였는데, 이 교회는 러시아가 통제하는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하면서 면책특권을 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점령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정교회, 우크라이나 그리스-가톨릭 교회, 복음주의 교회 교인들을 적의 요원이자 우크라이나 또는 미국 정보국의 스파이로 인식했다”고 했다. 2022년 2월부터 3월까지 러시아 군인들은 종교 신자들을 박해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또 “러시아 선전가들은 우크라이나 종교 인사들이 무장 저항을 조직하고 있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사제들과 목사들은 우크라이나 보안국에 협력하고, 무기를 보관하고, 폭발물을 운반하고, 점령 당국에 맞서 무장 봉기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근거 없이 비난을 받았다”고 했다.
브리친 목사는 “정상회담 참석자들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점령이 계속되는 한 새로운 종교적 박해 사례가 나타날 것”이라며 “러시아가 있는 곳에는 자유가 전혀 없다. 나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통제 하에 점령 지역이 해방되고 반환돼야만 점령 지역에 종교의 자유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