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티아고 순례길 이름 변경, 기독교 모욕하는 것”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교회언론회 ‘종교, 관광 즐길거리 만들어선 안 돼’

열두 제자 이름 따서 붙였다가
불교 항의하자 슬그머니 바꿔
종교 빙자해 돈벌이 이용 말길

▲신안 증도면 병풍도 예배당. ⓒ신안군청

▲신안 증도면 병풍도 예배당. ⓒ신안군청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는 최근 기독교 이름을 붙여 관광지로 홍보하던 신안군 ‘섬티아고 순례길’이 불교계 항의로 명칭을 변경한 것과 관련, ‘종교를 돈과 관광의 즐길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논평을 1월 23일 발표했다.

교회언론회는 “섬티아고 코스는 기독교가 요청하여 만든 것은 아니지만, 신안군이 기독교인들이 찾아가고 싶은 작은 섬들에 예수님의 제자들 이름을 붙였다”며 “그런데 불과 3-4년 후 불교계 항의를 이유로 원래 기독교적 흔적과 아무 상관도 없는 ‘건강의 집, 생각하는 집, 그리움의 집’ 등으로 명명했는데, 기독교를 모욕한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런 가운데 울산광역시(시장 김두겸)는 대왕암 인근 해상에 떠오르는 불상을 만들어, 평소 바닷물에 잠기게 했다가 정각이 되면 바다 위로 떠오르며 법문을 알려 준다고 한다”며 “울산시는 천주교에도 언양에 살티공소를 조성하고 세계 최대 성경책을 제작하여 전시할 계획이며, 관내 태화사를 복원해 관광지로 만든다고 한다. 이런 대규모 종교시설 건립은 불교에서 말하는 종교차별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각 지자체가 종교시설과 이와 관련된 건축물이나 형상을 관광지로 만들어 수입을 기대한다는 것도 마뜩찮은 일이지만, 자기들 마음대로 종교와 그 이름을 차용해 구경거리로 만들었다가 반대 의견이 나오자 다시 슬그머니 이름을 바꾸는 행태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개탄했다.

또 “이웃 종교에 관한 것은 무조건 ‘종교편향’으로 몰아가고, 자기들을 위한 종교시설에는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도 괜찮은 듯 함구한다면, 종교를 한낱 구경거리나 관광지로 삼아 재정 수입이나 올리려는 지자체와 그 단체장들에게 너무나도 우습고 가볍게 보이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쓴소리를 전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종교를 돈과 관광의 즐길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각 지자체가 종교시설을 만들 때는 종교와 상의하라

최근 교계 언론에 보면, 지난 2019년에 전남 신안군에 있는 ‘섬티아고 순례길’의 상징으로 예수님의 12제자 이름을 따서 작은 건축물에 이름을 붙였었는데, 이것이 지난 해 4월에 다른 이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전남도는 지난 2017년 ‘섬티아고’ 프로젝트로 신안군에 속해 있는 대기점도, 서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 등 5개 섬을 연결하는 12km 둘레길에 신안군을 ‘가고 싶은 섬’으로 홍보하기 위하여 12개의 작은 건축물을 짓고, 그곳에 각각 이름을 붙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그런데 불교 조계종이 문화체육관광부 ‘공직자종교차별신고센터’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바뀌게 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지금은 건강의집(베드로) 생각하는집(안드레) 그리움의집(야고보) 생명평화의집(요한) 행복의집(빌립) 감사의집(바돌로매) 인연의집(도마) 기쁨의집(마태) 소원의집(야보고) 칭찬의집(다대오) 사랑의집(시몬) 지혜의집(가룟 유다)으로 바뀌었다.

이런 둘레 코스는 기독교가 요청하여 만든 것은 아니지만, 신안군이 기독교인 전체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주로 기독교인들이 찾아가고 싶은 작은 섬들에 예수님의 제자들 이름을 붙인 것이 특이 하다 했다. 그런데 그것이 불과 3-4년 후 처음 기독교적 흔적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건강의 집, 생각하는 집, 그리움의 집 등으로 명명했다는 것은 오히려 기독교를 모욕한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가운데 울산광역시(시장 김두겸)에서는 울산시 동구에 있는 대왕암 인근 해상(海上)에 떠오르는 불상(佛像)을 만든다고 한다. 언론에 보도된 것을 보면, 대왕암 불상은 평소에는 바닷물에 잠겨있다가 정각이 되면 바다 위로 떠오르며, 떠오를 때마다 불상이 바라보는 방향이 달라지고, 불상이 좌우로 움직이며 법문을 알려 준다고 한다.

울산시는 천주교에도 울주군 언양에 살티공소를 조성하고 세계 최대 성경책을 제작하여 전시할 계획이며, 관내에 태화사를 복원하여 관광지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대규모 종교 시설 건립은 불교에서 말하는 종교차별이 아닌가?

각 지자체가 종교 시설과 이와 관련된 건축물이나 형상을 관광지로 만들어 그 수입을 기대한다는 것도 마뜩찮은 일이지만, 자기들 마음대로 종교와 그 이름을 차용(借用)하여 구경거리로 만들었다가 반대 의견이 나오자 다시 슬그머니 그 이름을 바꾸는 행태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데다 이웃 종교에 관한 것은 무조건 ‘종교편향’으로 몰아가고, 자기들을 위한 종교시설에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도 괜찮은 듯 함구한다면, 종교를 한낱 구경거리나 관광지로 삼아 재정 수입이나 올리려는 지자체와 그 단체장들에게 너무나도 우습고, 가볍게 보이는 것이 아니겠는가?

종교가 그 자체적으로 만든 역사적이고 문화적인 종교시설에 대해서는 각 지자체가 홍보할 수 있으나, 인위적으로 자기들이 종교를 빙자하여 지역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종교를 이용하려는 것은 옳지 못하며, 이런 행정을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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