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동포 돕던 선교사 납치·고문·살해… 정부·국회는 왜 외면하나”

김신의 기자  sukim@chtoday.co.kr   |  

김동식 목사 순교 23주기 맞아 납북자 송환 촉구

정부는 무성의와 무책임, 국회는 일체 함구
북, 납치 사죄하고 생사확인과 유해송환해야
납북피해보상법 등으로 가족 원통함 풀어야

▲납북자송환 국민촉구식 현장. ⓒ김신의 기자
▲납북자송환 국민촉구식 현장. ⓒ김신의 기자

김동식 목사 피랍 24주기 및 순교 23주기 추모 납북자 송환 국민 촉구식이 15일(월)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렸다. 이날 국민촉구식은 조정훈 의원실, 북한인권희생자기념사업회, 김동식목사순교기념사업회가 공동주최하고, 김동식목사유해송환운동본부, 6.25납북피해자대책위원회북한인권단체연합회, 생명과인권디아코니아, 북한억류자석방촉구시민단체협의회가 후원했다.

김동식 목사는 2000년 1월 16일 중국 연길에서 납치당해 이듬해인 2001년 1월 고문 후유증과 영양실조로 감옥에서 사망했다. 김동식 목사를 구출하기 위해 설립된 피랍탈북인권연대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2005년 그의 사망 소식을 최초로 전달했고, 2007년 봄 중국내 S선교사를 통해 가족들에게 이 소식이 전달됐다.

장애인이었던 김 목사는 중국에서 장애인들을 돕는 일을 하던 중 탈북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고통과 아픔이 너무나도 안타까워 그들을 돌보며 한국으로 데려오는 일을 했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00년 1월 16일 연길교회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북한 공작원들에 의해 차로 납치당했다. 김 목사를 납치한 북한 당국은 김 목사에게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전향할 것과 탈북자를 도운 과거를 회개할 것을 온갖 방법으로 강요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사상 전향을 거부한 김 목사는, 음식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80kg이던 몸무게가 35kg으로 줄고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다 영양실조로 이듬해인 2001년 감옥에서 순교했으며, 북한 평양 근교 상원리 소재 조선인민군 91훈련소 위수구역 내에 안장됐다고 한다.

김동식목사순교기념사업회는 지난해 5월 1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했으며, 올해 처음 공동주최로 추모식을 갖고, 김동식 목사의 유해 송환 및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송환을 강력 촉구했다.

▲김규호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김규호 목사가 인사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인사를 전한 김규호 목사(상임대표, 선민네트워크 대표)는 “여전히 김동식 목사님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주양선 선교사님이 한국에 방문하셔서 한국교회가 김동식 목사님의 순교정신을 기억하고 잊지 않도록 해 달라는 당부의 말씀을 주셔서, 김동식목사순교기념사업회를 출범하고 올해 처음 순교사업회 주최로 추모식을 갖게 됐다”며 “코로나 이후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국회에서 추모식을 갖지 못하다, 크리스천이신 조정훈 의원님이 이번에 의원회관을 대여해 주셨다. 앞으로 김동식 목사님의 순교 정신을 잊지 않고 한국교회가 기억해야 될 분으로 저희가 모시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김동식 목사님은 한국교회 역사상 일제시대 때 주기철 목사님, 6.25 때 손양원 목사님에 이어, 북한선교 시기의 첫 순교자로서 같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 선교와 복음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가 새벽마다 뜨겁게 기도하는데, 김동식 목사님을 잘 기억하고 순교의 정신을 잘 이어가도록 힘썼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도 북한에 납치된 분들, 억류된 분들의 생사확인과 무사귀환을 위해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안희환 목사(공동대표, 예수비전교회 담임)와 도희윤 대표(피랍탈북인권연대)는 추모사를 전했다.

▲참석자 일동이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소망하며 제창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참석자 일동이 납북자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소망하며 제창하고 있다. ⓒ김신의 기자

참가단체 대표의 연대발언도 있었다. 이 자리에는 전시납북 피해자 송경자 목사 등도 함께했다. 경과보고한 대한민국미래연합 상임대표 강사현 장로는 “우리 동포 600여 명이 강제북송됐고 중국의 수많은 국민들이 체포·구금돼 있는데, 정부의 무성의와 무책임, 국회의원의 일체 함구에 분노하는 마음이 있다. 왜 국회의원, 대통령이 언급조차 없는지 모르겠다. 국민을 구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명서라도 발표해야 하는데, 너무 무책임하고 안일하다는 생각이다.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기용 회장(공동대표, 6.25납북크리스천가족회)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참가자들은 “북한 당국은 김동식 목사의 납치범죄를 사죄하고 납북자, 국군포로, 억류자의 생사확인과 유해를 송환하고, 정부는 김독식 목사를 비롯한 납북자, 국군포로, 억류자의 생사확인과 유해송환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국회는 6.25납북피해자보상법을 비롯한 관련법을 정해 납북피해자 가족의 원통함을 풀어주라”고 제창했다.

김기용 회장은 “납치 범죄는 어떠한 이유로도 명분을 찾을 수 없으며, 공소시효와 상관없이 처벌돼져야 한다. 특히 순수한 마음으로 북한 동포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던 선교사를 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북한 당국의 야만적인 행위는 도저히 용납돼선 안될 것”이라며 “그동안 북한은 6.25전쟁 시기 약 8만 명의 대한민국 국민을 납치했고, 전후에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외국인을 납치해 스파이 양성 교육에 투입하며, 1969년 KAL기 공중납치를 비롯해, 수백 명에 이르는 어부들과 선교사들을 납치하고 살인하는 만행을 저질러 왔다. 또한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장만석 씨 등 6명의 유인납치와 강제억류의 야만스러운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그럼에도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책무를 다하지 못한 채 20년이 되도록 김동식 목사의 생사 확인조차 이루지 못하고 있고, 6.25 납북자를 비롯한 모든 납북자, 국군포로, 억류자들의 송환과 유해송환에 대해서도 제대로 위로하지 못하는 잘못을 저질러 왔다. 도대체 언제까지 납북자 문제를 이대로 방치할 것이며 국군포로들과 억류자들의 문제를 외면할 것인가? 이에 우리는 김동식 목사를 비롯한 모든 납북자들의 생사 확인과 유해 송환을 간절히 소망한다”고 했다.

한편 김동식목사유해송환운동본부는 2008년 결성됐고, 같은 해 이명박 대통령과 고인의 사모인 주양선 선교사가 만나 기독교 지도자 호소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2009년 피랍 9주기를 맞아 유해 송환촉구 기자회견을 열었고, 납북자 송환 촉구식이 2010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특별히 2015년 4월에는 미국 법원에서 북한이 김동식 목사 유족에게 3억 3000만 달러(약 4,360억 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났으나, 2018년 12월 22일 북한 당국은 그 판결문을 반송했다. 2019년 10월 21일에는 미국 법원이 북한 와이즈 어니스트호 소송에서 최종 몰수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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